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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FRAU Jul 30. 2021

좋은 하루 보내세요

스위스 일기

표지 사진 :  Luzern / Photo by. @JOFRAU


글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크다는 것에 동의하고, 말이 주는 힘 또한 생각보다 크다는 것에 공감한다. 


가끔 오늘 뭐하며 보내지, 오늘 뭐하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가끔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는 없지 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뒤돌면 아직 더 쉬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 나를 주기적으로 마주한다. 그럴 때마다 먼 미래의 내 모습은 어떨까 생각하기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조금은 현실적이지 못한 일들에 기대서 단꿈에 빠지고 싶지는 않았다. 기대와 희망이 넘쳐나는 미래를 꿈꾼다고 해도 사람일은 아무도 모르는 건데 거기에 의지하며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나는 어제 보다 오늘을, 미래를 위해 오늘을 행복하게 살고 싶다. 그저 좋은 하루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Schönen Tag. [쇼넨 탁] : 좋은 하루 보내세요.

Schönen Abend. [쇼넨 아벤트] : 좋은 저녁 보내세요.


스위스에서는 마트에서 계산을 하고 나서도,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나오면서도, 친구와 헤어질 때도 꼭 이렇게 끝인사를 붙인다. 좋은 하루 보내라고, 만약 저녁이면 좋은 저녁 보내라는 인사를 주고받는다. 처음에 그 말뜻을 배우고 나도 입 밖으로 내뱉을 때 꽤 스윗하다고 생각했던 거 같다. 그 인사가 어떤 사람들에겐 그냥 형식적인 인사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달랐다. 오늘 처음 본 사람에게 좋은 하루 보내라는 인사를 받을 때면 나도 진심으로 그 사람도 좋은 하루를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 커지곤 했다. 그리고 그 마음은 나의 현실과 더욱 가깝게 혹은 차갑게 마주하게 될 때 보다 커졌고 특별하게 느껴지곤 했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한 마디의 말이, 그 주고받는 짧은 말 인사가 큰 의미로 다가올 때가 있다.


인간의 보물은 '말'이다.
한순간에 사람을 다시 일으켜주는 게 '말'이다.

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글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크다는 것에 동의하고, 말이 주는 힘 또한 생각보다 크다는 것에 공감한다. 



2021.07. 스위스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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