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유튜브 알고리즘은 여러 가지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데 그중 하나가 AI와 관련된 것이다. 이미지 작업이나 영상 작업에 관심이 있어 과거에 몇 번 검색해 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AI 중 뭐라도 업그레이드된 버전이 출시되면 알고리즘은 어김없이 나에게 알려준다. 또 다른 건 AI를 활용한 수익화에 대한 콘텐츠인데, 이 또한 나의 관심사 중 하나라는 걸 잘 알고 있는 알고리즘은 매일 이것저것 소식을 전하기 바쁘다.
AI의 등장 이후 돈을 버는 방식은 정말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미 콘텐츠 생산은 더 이상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누구나 아이디어와 지구력만 있으면 AI를 활용해서 전문가 급의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불과 2년 정도 전만 해도 AI를 활용한 창작은 진정한 창작이 맞는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AI를 사용하는 건 기본이 돼버린 듯하다. 나는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뭐든 두루두루 얕게 써보는 편인데 이미지 작업과 음악 작업만큼은 적극적으로 AI를 활용 중이다.
알고리즘이 불러다 주는 유튜브 수익화와 관련된 콘텐츠를 보면 다들 어찌나 AI를 쉽게 잘 활용하는지, 작업 시간만 보면 숏폼 콘텐츠는 아무리 길어도 1시간 남짓이고 미드폼 이상은 길어야 3시간 내외다. 가끔 영상 작업을 해보면 저 정도 시간 안에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게 영 쉽지 않음을 느낀다.
뭐, 아무래도 익숙해지는 데까지 시간이 필요한 건 사실이니 오래 하다 보면 시간이 단축될 수는 있겠지만 그만큼 영상에서 소개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 작업에 투자했는지 새삼 감탄하게 된다.
유튜브에 소개되는 대상들의 공통점은 누구나 입이 쩍 벌어질 정도의 매출 또는 수익을 올리고 있는 사람들인데, 보고 있으면 '정말 이게 가능하다고?'싶을 정도다. 그리고 동시에 욕망을 자극시킬 만하다.
나도 한두 번은 시도해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멈췄는데,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나의 관심사나 흥미를 떠나 오직 수익만을 목적으로 콘텐츠를 무한 생성하는 방식이 퇴사 후 지금껏 지향했던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방향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여겼다.
마음속에서는 줄곧, '정말 이렇게 쉽다면 누구나 벌써 그만한 수익을 올리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의심도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의 알고리즘이 관련된 콘텐츠를 퍼 나르고 있다는 건, 사실 지금도 혹하면서 열어본다는 뜻이다. 아무래도 욕망은 쉽게 거스를 수 없는 건가 보다.
아무리 생각해도 궁금하긴 하다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집에서 작업하면서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야말로 바라던 삶이라는 생각이 최근 다시 꾹꾹 눌러놨던 욕망을 일으켰다. 이 참에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몇 가지 질문을 던지며 나의 솔직한 마음을 살펴보았다.
질문 1. '왜 거부 반응이 생기는가?'
우선 이 질문에는 두 가지 답이 떠올랐다. 첫째, 어쩐지 사기이지 않을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과 둘째, 너무 작위적인 콘텐츠 작업에 대한 거부감 이 두 가지였다.
솔직히 이미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낸 사람들을 소개하는 콘텐츠는 결국 강의로 이어진다. 즉, 해당 영상을 보며 욕망을 충분히 자극시킨 뒤 강의를 결제하도록 유도한다는 뜻이다.
물론 사기는 아니겠지만, 과거에 이미 온라인 강의 팔이에 혹하여 호구가 되어본 경험이 있기에 더 경계심이 생겨났다. 또한 영상 속에서 소개하는 저 사람들의 수익이 정말 꾸준한 것인지, 아니면 영상에서는 다 소개하지 않는 실질적인 수익 채널은 다른 것에 있는지도 알 수 없기에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기이고 아니고 다 떠나서 보통 알고리즘이 소개해주는 영상들은 주로 시니어 대상 콘텐츠를 통한 수익화에 대한 것이었는데 일단 내 관심 분야가 아니었다. 시니어 콘텐츠가 아니면 마케팅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데 이 영역도 역시 원하는 분야가 아니어서 매번 마음이 금방 식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이 시간이 마치 버려지는 시간처럼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질문 2. '그런데도 왜 자꾸 관심이 생기는 걸까? AI를 활용하여 수익화를 만들어 내는 것에 진심으로 관심이 있는가?'
생각을 좀 해봤는데 의외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았다. 이 부분도 두 가지로 쪼개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AI를 잘 활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수익화 달성'이었다. 비율로 보면 6:4 정도로 AI를 보다 전문적으로 활용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는 걸 발견했다.
무엇이 되었든 잘하기 위해선 시간의 축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명확한 목표가 있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수익화 달성과 연결 지으면 한편으론 동기유발이 될 것 같았다.
사실 질문 1에서 답한 부분과 다소 상충되는 생각인 듯 하지만, 위의 답은 알고리즘이 소개해주는 영상들에 대한 반응이고 질문 2에서의 답은 내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지속 가능하기 위해선 내적 동기가 중요하기에 이 부분에서 다소 긍정적인 답을 얻어낸 것은 나름의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질문 3. '그렇다면 만약 내 관심분야와 흥미 분야를 적용해 본다면 충분히 시도해 볼만하지 않을까?
왜 진작 이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그동안 이 부분을 간과했던 게 사실이다. 이 당연한 생각을 하지 못했던 이유는 '수익화'라는 것에만 생각이 머물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빠르게 그리고 혹할 만큼의 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눈을 가렸음을 알았다.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다는 것에 한편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결론은, 다시 한번 도전해 보려 한다. 이번에는 AI를 활용하여 '기획 -> 스크립트 작업 -> 이미지 생성 -> 영상 생성 -> 음악 생성 -> 편집 -> 유튜브에 업로드' 순서로 시작해 볼 계획이다.
뭐든 쉬운 게 없다는 건 잘 알기에 한 두 달 안에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지속 가능하기 위한 목적을 분명히 정리하는 게 중요할 것이고 그다음은 오직 지구력 하나로 밀고 가볼 생각이다.
1차 목표 기간은 6개월, 2차는 1년이다. 1년 안에 지난 월급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멈출 것이고 그 성과를 달성한다면 꾸준히 성과를 높이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지금껏 잘 해내지 못한 것이 스스로 프로젝트를 만들고 그것의 결과물을 도출해 보는 것이었다. 퇴사한 지 4년이나 지났는데도 여전히 타인에 의해 목표가 주어지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크리에이터이든 사업이든 어차피 혼자 해야만 하는 것인데 이 부분을 지금껏 해결하지 못한 나 자신이 조금은 허탈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이번 기회에 진정한 1인 크리에이터로 삶의 전반을 완전히 갈아엎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과연 나는 AI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그리고 1년 뒤,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이젠 더 이상 주저하거나 망설이지 말고 '무조건 고'다! 인생 역전은 바라지도 않는다. 제발 2026년엔 한 사람 몫은 해낼 수 있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