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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색 한 스푼 Jun 02. 2021

나는 지금 누구의 모습을 하고 있나

Bandura 사회적 인지 이론 관점에서의 나

마음에 든다는 것

어떤 것을 마주할 때면 그것이 마음에 들거나 들지 않을 수가 있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고, 마음에 들어야지만 사용하는 것이다. 어떤 생명체라도 그렇다. 고양이도 마음에 들지 않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 않고, 강아지도 마음에 드는 사료만 먹는다. 해당의 것을 찾거나 사용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마음에 들었는가'인 것이다.


마음에 든다는 것은 말 그대로의 의미를 갖는다. 자신의 마음에 들어올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마음의 그릇이 작아 무엇도 담을 수 없는 사람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 투성이다. 반대로 그 그릇이 넓고 큰 사람은 무엇이든 담을 수 있기에 많은 것들을 마음에 들어한다. 사람마다 가진 마음의 그릇이 각기 다른 모양임과 동시에 서로 다른 깊이, 넓이를 가지고 있기에 마음에 드는 것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마음에 들여놓은 것이 다르다는 것은 서로 다른 것을 사용한다는 의미도 된다. 그래서 각자가 다른 표정, 다른 행동, 다른 표현을 사용하게 된다. 결국, 어떤 생명체든 각자 마음에 들인 서로 다른 것들을 사용한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과정에도 마음에 드는지가 중요하다. 마음에 드는 사람과 어울리고 만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서적으로 힘들 때면 같이 술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선배, 심심할 때면 불러서 놀 수 있는 친구, 보고 싶은 영화를 함께 봐줄 연인, 등등 그 사람을 마음에 들였기 때문에 연락하고 만나고 소통하는 것이다.


사람 간의 관계가 지속되면 상대방이 보이는 표정, 행동, 표현에 더해 내면에 숨겨진 성격이나 가치관 등이 자신의 마음에 들어올 때가 있다. 역시나 마음에 들인 것은 사용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사람은 만나는 사람을 닮아간다. 연인들 간에 "사랑하면 닮는다"와 같은 의미이다. 이를 다르게 말하자면 상대방의 것을 모방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모방(模倣)

파블로프나 스키너와 같이 학습이론의 심리학자 반두라(Bandura)는 인간의 행동과 성격이 관찰을 통한 모방으로 얻어진 것이라고 보았다. 쉽게 말해 사람은 특정인을 모델링하여 전반적인 행동의 일부를 따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표정이나 표현, 가치관 등이 포함될 수 있다. 특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모방의 토대가 되는 모델이다. 반두라는 실생활에서 사람들이 자신과 유사하다고 믿는 사람에게서 영향을 받는 경향이 많다고 했다. 이는 마음에 드는 사람 중 자신과 어울리는 사람이다. 서로를 마음에 들였기 때문에 함께 어울리는 것인데, 그것이 서로가 유사함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반두라는 모방에 영향을 주는 특성으로 모델의 나이, 성, 지위, 명예, 행동의 유형 등을 들었다. 결론적으로 인간은 사회적 인지 이론적으로 어울리는 사람을 닮아간다는 것이다.


프로이트 또한 '유아가 남근기에 콤플렉스를 경험하면서 동성의 부모를 선망의 대상으로 보고 동일시한다'는 모방과 닮은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이론적으로 살펴봤을 때 인간은 주변인에게서 계속해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결국 지금 자신이 짓고 있는 표정이, 또 습관처럼 자리 잡은 특정 행동이나 표현이 자신만의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과 어울리는 사람을 모방하는 일은 앞으로의 삶 속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계속해서 영향을 받는다면 지금의 표정이나 행동, 표현, 성격, 가치관 등이 어쩌면 또 다른 타인으로 인해 새로워질 수도 있다. 자연스러운 모방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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