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범생 Feb 15. 2022

돈을 공부하고 1년이 지났습니다

부자가 되는건 자기가 선택하기 나름이다

돈 공부를 시작한 지 만 1년이 지났습니다

막연하게 돈만 좇다가, 작년 이맘때 친구의 투자 성공 소식을 듣고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책도 읽고, 유튜브와 팟캐스트도 보고, 강의도 듣고, 직접 투자도 경험해보며 한 해를 보냈습니다.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이 틀렸다는 것도 배울 수 있었고, 나는 어떤 투자를 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부자가 되는건 자기가 선택하기 나름입니다."

몇 년 전, 첫 월급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어떤 유튜브 채널에서 들은 한마디입니다. 당시엔 엄청 인상 깊은 말이어서 아직까지 기억 속에 맴도는 말입니다.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참고 노력하고 공부한다면 큰 부자는 아니더라도 분명 어느 정도의 부자는 충분히 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데, 부자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또 생각했습니다. "나는 부자가 될 거야."

그렇게 생각만 하면서 2년이 지나갔습니다.


'부자가 되고 말고는 선택하기 나름'이라는 말의 의미를 요즘은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아요.

돈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고 나서는 삶이 이전과는 달라지고 있는 걸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들 처음엔 저축부터 하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저축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돈이 잘 모이지 않았습니다. 정확히는 큰돈을 모으기가 어려웠습니다. 한 번씩 돈이 많이 들어갈 일이 생길 때면 예금을 중도해지하기도 했고, 적금으로 쌓인 자그마한 종잣돈은 어느샌가 흩어져버렸습니다. 그렇게 매달 저축은 하면서 결과물은 없는 상황을 마주하던 중에, 돈 공부를 시작하면서 그 이유를 고민했습니다.

“나는 지금 왜 저축을 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고 난 후, 지금은 종잣돈이 전보다 단단하게 뭉쳐지고 있습니다.


요즘엔 주식을 모아가면서 저축을 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투자에 관심이 없었던 예전의 저에겐 ‘저축은 좋은 거고, 투자는 위험한 것, 지출은 나쁜 거야’라는 생각이 꽤 오랫동안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아요. 부동산은 먼 미래의 일인 것 같았고, 주식은 무섭고, 공부하려니 어렵고 복잡하고 귀찮으니 일단 저축을 먼저 해야겠다 생각하며 적금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모인 돈들은 목적이 없었어요. 목적이 없으니 조그마한 일에도 쉽게 조각나고 사라져 버렸습니다.


돈을 공부하고, 투자를 배우게 되면서 저축의 명확한 이유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돈을 벌고 저축하는 건, 언젠가 소득이 사라졌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저축과 투자는 미래를 위한 대비의 방법이에요. 저축은 원금을 잃을 위험을 줄이는 대신, 수익도 적어서 우리가 나중에 필요한 돈을 모으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그래서 저축의 일부는 투자를 해야 하는 걸 명확하게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에 대한 것들을 책과 강의와 경험들을 통해 하나둘씩 내 것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종잣돈의 크기에 따라 내가 투자할 수 있는 선택지가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투자금이 얼마 없을 때는 주식이나 코인에 소액 투자를 할 수 있고, 그마저도 원금이 적기에 수익률이 높아도 큰 수익금을 얻기가 어렵다는 걸 배웠습니다. 어느 정도 규모의 종잣돈을 모으면 부동산 투자도 가능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하지만, 소액으로 좋은 투자 물건을 고르는 것보다 어느 정도 규모의 투자금으로 좋은 물건을 고르는 게 조금 더 쉽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5만 원을 들고 시장에서 좋은 물건을 고르는 것보다 50만 원을 가지고 백화점에서 좋은 물건을 고르는 게 더 쉬운 것처럼 말입니다.


돈을 저축하는 것만으로 노후를 준비하려면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때로는 불가능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돈 공부를 하면서 저축은 투자를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돈을 모으면서 투자 공부를 같이 해야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경험으로 알게 됐습니다. 종잣돈이 없어 좋은 투자 기회들이 지나가는 걸 지켜보면서, 얼른 돈을 모아 투자를 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얼른 돈을 모으고 싶은 욕심도 생겨서 매달 지출 관리도 조금 더 철저해졌어요.


그렇게 돈 공부를 하는 작년 한 해 동안 목표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월급이 재작년과 작년이 크게 다르지 않았음에도 말이에요. 종잣돈이 더 단단하게 뭉쳐져서 이제는 목돈이 되었습니다. 투자를 할 수 있는 선택지도 넓어지고, 그만큼 더 신중하고 열심히 공부를 하고 투자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돈을 벌고 싶어서 책을 읽고 있습니다

방구석에 앉아서 책을 읽으면 돈이 나오나요, 쌀이 나오나요. 연애도 글로 못 배운다는데 돈 버는 방법도 당연히 글로 못 배운다고 생각했습니다. 시대가 바뀌어서 요새는 사람들이 영화도, 책도 다 요약정리해서 유튜브에 올려주는데 책을 읽는 게 비효율적이지는 않을까요. 이런 오해와 편견은 브런치에 글을 써보면서 사라졌습니다. 머릿속의 내 생각을 글로 옮겨 적는 게 얼마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인지, 한 문장을 쓰는데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지 이런 짧은 글 한바닥을 써 내려가면서도 느끼는데, 책을 낸 많은 작가들은 오죽할까요. 특히나 돈과 투자에 대한 책은 본인의 돈에 대한 신념과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투자 방법을 자세하게 담아냅니다.

책은 간접 경험을 하게 해 주고, 세상을 볼 수 있는 창이 된다고 합니다. 수필을 통해 주변 사람들의 삶의 희로애락을, 소설을 통해 주인공들의 가지각색 스토리와 상상 속의 세상을 경험할 수 있듯, 돈과 투자에 대한 책들을 통해 주변 사람들이 부자가 된 방법과 그 과정에서 느낀 점들을 읽고 배울 수 있습니다.


돈 공부를 하는 1년 동안 많지는 않지만 30권 정도의 책을 읽었습니다. 대부분은 자기 계발과 돈, 재테크 서적들이었고 일부는 책 읽는 방법에 대한 책이었어요. 중요한 내용들은 밑줄도 치고 워드에 따로 옮겨 적기도 하고, 일부는 독서 후기로 정리했습니다. 투자 방법과 돈에 대한 폭넓은 관점,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었고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루틴을 따라 하면서 삶이 조금 더 다채로워지는 걸 느꼈습니다. 꼭 돈이 아니더라도 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늘어나고 관심이 생긴다는 게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걸 배우게 됐습니다.


‘목표로 하는 한 분야를 정하고, 그 분야에 몰두해라. 자신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 외에는 다른 사람에게 레버리지 해라. 돈을 좇지 말고 부자가 될 수 있는 그릇을 키워라.’처럼 책 내용이 다소 원론적이어서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그래도 원론적인 내용들 속에서 통찰력을 얻고, 작가의 행동을 내 상황에 맞게 적용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작년에는 3년 동안 사용했던 핸드폰을 바꿨습니다. 지출을 관리하고 있는 와중에 아직까지 작동은 잘하고 있는 핸드폰을 바꾸는 일이라 필수품이면서 사치품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때 읽고 있던 책인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에 이런 문장이 있었습니다.

부자들은 자산을 취득한다. 그렇지만 가난한 이들과 중산층은 부채를 얻으면서 그것을 자산이라 여기지.”

그 당시 저는 아이폰 12를 사고 싶어서 알아보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책을 읽으면서 자본을 통해 사치품을 구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애플 주식을 두 번에 나눠서 총 500만 원 정도 매수했습니다. 조던(김장섭) 작가의 '내일의 부' 책에 나와있는 퀀트 투자법에 기초해서 리밸런싱하며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추가로 작년에 인기 있던 몇 번의 공모주 청약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자본이 사준 사치품


그리고 작년 11월, 아이폰이 아닌 갤럭시 Z 폴드 3을 구매했습니다. 자본으로 만든 돈으로 핸드폰을 바꿨어요. 다행히 운이 좋아서 해는 넘기지 않고 바꿀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욕심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긴 합니다. 보통은 수익의 일부를 재투자하니까요.


https://brunch.co.kr/@nerdyun/24



책을 읽고 실행에 옮기는 경험을 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결과가 금방 나왔습니다.

책을 읽고 '적용하고 행동하면' 돈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물론 자신의 상황과 판단이 필요하지만요. 돈 공부를 하면서 꾸준히 책을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생각이 바뀌고, 마음가짐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배우고 실천하는데 퇴근 이후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저축을 하고, 책을 읽고, 유튜브와 팟캐스트를 통해 투자 기초 지식을 공부하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투자자가 되고 싶어서 강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어떤 시험을 보기 위한 강의만 들었던 것 같아요. 중고등학교 내신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인터넷 강의와 학원 강의를 들었고, 토익과 스피킹 등 어학 성적을 따기 위한 강의들을 들었습니다. 대학생 때 고시를 준비하면서 고시반에 들어가서 수많은 인터넷 강의와 오프라인 강의를 들은 기억들도 있네요. 강의들을 들으면서 시험이 어떤 방식으로 나오는지, 어떻게 공부하면 되는지에 대한 방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선생님들이 열심히 알려주셔도 내 것으로 만들거나 적용하는 방법을 깨닫지 않으면 결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는 것을 수많은 시험들을 통해 이미 알고 있습니다.

투자자를 위한 강의도 비슷한 것 같아요. 수많은 사례와 이론 강의들이 있지만, 직접 고민해보지 않거나 발로 걸어보지 않으면 실전에 적용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방향은 확실히 명확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 분야에 성공한 사람들의 생생한 경험과 방식을 배우는 것이니까요. (다만, 정상적인 투자 강의인지 아닌지 꼭 확인이 필요합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투자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큰 경험이 되는 것 같습니다. 투자를 공부한다고 하는 친구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강의를 통해서는 주변에 부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들밖에 없습니다. 그중, 열심히 하는 분들을 보면서 의욕이 생기기도 하고 이미 부자의 길로 몇 걸음 나아간 분들을 보면서 서둘러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강의를 듣고, 투자자의 길로 나아가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퇴근 이후의 삶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전에는 혼자서 여유롭게 책도 천천히 읽고, 뉴스도 보고, 유튜브도 보면서 공부했다면 이제는 직접 투자 세계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방법을 배우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저는 부동산 투자자가 되고 싶어 공부하고 있습니다. 관심만 있던 부동산들의 가격과 가치를 어떻게 비교하고 판단할 수 있는지를 배우고 있어요. 2022년 1월 1일부터 지금까지 45일 중에 13일, 거의 매주 주말과 퇴근 후에 총 118.8km를 부동산 공부를 위해 걷고 2개 도시 내에 있는 모든 아파트 단지를 방문했습니다. 다른 부동산 투자자들에 비하면 아직 새내기지만, 이제는 실전 투자자로서의 방법을 익히고 매일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19.0km, 4시간 24분 소요



돈 공부를 시작하고 1년. 돈에 대한 생각과 삶의 방식들까지 예전과 많은 부분들이 바뀌었습니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만 하며 보냈던 지난 2년보다 행동하며 보냈던 1년이라는 시간의 무게의 차이가 많이 난다는 걸 스스로가 느낍니다.

지난 1년보다 더 바쁘지만 더 많은 경험을 하게 될 앞으로의 1년이 기대되고 설렙니다. 부자가 되는 건 선택이라는 말처럼, 저는 부자가 되기로 했습니다. 돈을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 아파트도 리모델링이 될 수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