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일상 3.
딸아이가 아직 겨울방학이었던 2월 27일에 있었던 일이다.
집순이 딸은 웬만해서는 외출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런데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고 해서 극장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그 유명한 ‘파묘’를 보기로...
영화표는 남편이 온라인으로 예매를 해준다기에 날짜와 시간과 좌석위치를 알려 주었다.
‘화요일 오후 1시 40분’ 자리 위치는 H, I 위치로 중간쯤으로 해 달라고 했다.
내가 근무가 없는 평일이었기에 이 시간 때가 좋은 것 같았다.
영화 보는 당일 날
나와 딸은 기분 좋은 마음으로 버스 타고 영화관으로 갔다.
남편이 카톡으로 보내준 예매표에 있는 일련번호로 키오스크에서 영화표도 출력하고, 팝콘이랑 콜라랑 오징어도 사서 야금야금 먹으면서 기다렸다.
입장 시간이 되어서 줄 서서 들어갔는데 이상했다.
분명 우리가 예매한 자리인데 다른 분들이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죄송한데 여기 저희 자리인 것 같은데요”라고...
그분들도 당황하면서 표를 보더니 분명 자기네들 자리가 맞다고 대답했다.
나도 다시 우리 표를 봐보니 아뿔싸! 날짜가... 날짜가... 화요일이 아니고 수요일이었던 것이 아닌가!
그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하고 부랴부랴 딸아이와 극장밖으로 나왔다.
당황스럽고 황당하고 살짝 화도 났다. 남편이 날짜를 제대로 안 보고 예매를 해 준 것이었다.
그리고 나도 카톡으로 보낸 준 예매표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다.
당연히 화요일이라 생각했기에...
딸아이와 나는 잠시 고민을 했다.
바로 다시 예약해서 앞자리에 앉아서 볼 것인가? 아니면 다른 날에 다시 올 것인가? 딸아이도 나도 앞자리에서는 보기 싫어서 집으로 가기로 했다. 솔직히 영화 볼 맛이 사라지기도 했다.
딸아이와 나는 허탈한 마음을 달랠 겸 아트박스에 들려서 쇼핑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보니 이런 비슷한 일들이 한두 번이 아니었음이 떠올랐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듯이 남편이 무언가를 할 때는 꼭 자세히 들여봐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더욱 꼼꼼하게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