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먼저일까, 사회가 먼저일까?
이 책은 평균이 만들어진 배경부터, 평균이 사회와 교육에 적용되는 과정까지 설명해둔 책이다. 단순히 분석에서 그치지 않고, 그 분석을 바탕으로 다른 사례들과 저자만의 솔루션도 도출해내기에 끝까지 집중을 놓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맨 처음 책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요즘 회사는 평균으로 측정되지 않는 독창성을 측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세이를 쓸 때 다시 한번 생각해보니 오래된 회사들은 평균으로 측정이 되면서 독창적인 사람을 추구하는 것 같았다. 물론 내가 실제 회사 면접을 보고 경험을 해본 것은 아니지만, 요즘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보면 기본적인 것들은 다 챙기면서 면접은 또 독창적인 대답을 해야만 하는 느낌이다. 효율보다도 독창성과 인간성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아직 현대 사회에는 '이거는 기본으로 해야 역량이 된다'는 평균주의적 사상이 사라지지는 않은 것 같다.
자동화가 된다는 것은 개개인성이 존중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나의 장점이나 특기, 관심사와 상관없이 정해진 일을 기계처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사회에서는 어쩌면 빠르게 일처리가 가능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인간성과 함께 AI가 대두되는 사회에서 이런 시스템은 스스로를 잡아먹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tvn 드라마 스테이지를 리뷰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콜센터가 나왔는데 콜센터에서 AI를 개발해서 콜센터 직원들이 더 이상 필요 없어지는 상황까지 가게 되는 것이다. 콜센터가 AI로 구현이 가능했던 이유는 모든 대답에 매뉴얼이 있었기 때문이다. 콜센터 직원들은 해고되지 않는 방법을 물어봤고, 돌아온 대답은 AI가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주인공을 포함한 일행은 그렇게 매뉴얼에서 벗어난 새로운 응답을 하게 된다. 결론적으로는 그런 독창성까지 AI가 카피를 하게 되고, AI를 만든 사람조차도 해고가 되는 희망적이지는 않은 결말이다.
이처럼 AI 시대를 대비하는 인간의 모습에는 분명 독창성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이 때문이라도 사회가 하루빨리 평균의 시대와 시스템화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시대에 평균주의가 나오고 회사와 교육에까지 적용된 이유는 단순히 명성이나 연구 욕심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당시에는 경제 발전이 필요했고 효율성을 목표로 했을 것이다. 이에 따라 기계적인 시스템이 되었지만 말 그대로 효율적인 회사가 되기는 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삶과 회사와 교육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그렇기에 인간성과 독창성이 대두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지금까지도 평균주의를 고수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겠지만 그 시대에는 평균주의가 필요했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평균주의가 효율성에서 나온 만큼이나 그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실제로 책에서도 임금을 인상시키고, 경제를 발전시키고, 연고주의를 줄였으며, 안정적이고 부유한 민주주의의 수립에 기여했다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내가 주목한 것은 고등학교 졸업생이 6퍼센트에서 81퍼센트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지금 팀프러너십, 혹은 MTA의 커리큘럼을 직접 만들어보고 이미 짜인 커리큘럼을 보면서 느낀 것이 한 가지 있다. 한국의 팀프러너십은 너무 시스템화가 되어 있다. 마치 이 지식을 배우고, 이 세션을 하고 나면 우리가 팀프러너가 된다는 느낌처럼 말이다. 이는 아주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 MTA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팀코칭을 진행했던 사람들도 새로운 커리큘럼을 짤 때면 온갖 툴과 지식으로 채워 넣는다. 대부분의 레인 학생들은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였고 이에 서로 배워가고 조율해나가며 프로젝트는 진행 중이다. 아마 MTA도 시험 성적으로 졸업 여부를 보여줬다면 지금보다 졸업률이 훨씬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4기부터는 모르지만 3기까지를 봤을 때에는 레인 인터내셔널은 매 기수마다 절반 이상이 중간에 포기를 한다.)
그래서 결론은 기본적인 지식을 더 많은 사람들이 가지게 된 것은 좋지만, 여기에서 역시 수치에 갇히면 안 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 단순히 졸업생을 높이는 것이 교육의 방향성은 아니기 때문이다.
MTA는 평균주의를 깨는 과정일까?라고 묻는다면 아닌 것 같다. 효율성을 따진다는 관점으로 봤을 때 우리는 매 순간순간 사람이 우선인지 효율이 우선인지를 판단하고 그에 따른 시스템과 솔루션을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MTA가 단순히 양자택일이 아닌 여러 사람들의 관점에서 새로운 솔루션을 생각해내는 과정이기는 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프로젝트가 정말 필요하고, 또 어느 순간에는 다른 중요한 요소가 자리 잡게 되며, 이런 순간만큼은 개개인성보다는 결과와 효율을 중요시하게 된다.
나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그 시기의 목적에 따라서 우리가 선택을 하면 된다고 본다. 상호 연관성을 계산할 수는 없겠지만 얼추 판단하여 평균이 괜찮은지, 혹은 시스템적인 사고가 괜찮은지 판단을 하고 사용을 하면 된다. 이 때문에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면 나는 MTA가 평균주의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하는, 그 주기가 더 짧고 반복적인 작은 사회라고 정리하고 싶다.
이 책의 읽기 전의 나는, HOJI 프로젝트에서 설명했듯이 교육을 더 중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교육은 더 어린 층을 대상으로 할수록 효과가 크고, 그 효과는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면서 실현된다는 주의였다. 실제로 책에서도 평균을 없애기 위한 교육의 솔루션 세 가지를 제시한다 - 학위가 아닌 자격증 수여, 성적을 실력으로 대체하기, 학생들에게 교육 진로의 결정권 허용하기.
그런데 앞에 나와있는 회사에 대한 예시를 봐도, 책의 전체적인 흐름을 봐도, 언제나 사회가 먼저였다. 평균주의가 먼저 적용된 것은 사회와 회사였고, 이에 맞는 사람을 뽑기 위해 교육까지 적용이 되었다. 반대로 조호 코퍼레이션 역시 직원을 뽑는 방식에서 사람을 우선시한 것이 먼저이고, 그 이후에 교육 기관을 설립했다. 그래서 나는 교육이 함께 병행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사회의 변화가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본다. 교육은 세상에 필요한 인재를 기르기 위한다고 느껴지기에, 인재 육성 방법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필요한 인재의 기준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인재 육성 방법은 따라오지 않을까.
교육을 주제로 한 북클럽에서 책을 읽는 만큼, 이 책 역시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자칫 교육에 관련된 사람들만이 읽어야 되는 책이 아닐까 하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사회 전반에 대한 얘기를 하며, 그렇지 않더라도 교육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분야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는 순간 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했던 일상과 나의 행동, 위치를 되돌아보게 된다. 이미 평균은 우리 생활 모든 곳에 자리 잡아 있으니. 이번 책은 길이도 길지 않으니 이 글을 읽는 모두가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