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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워리 Jan 07. 2022

애매한 나의 재능을 한데 모아

성공에 다가가는 법

 





  나는 라디오 형식으로 '들을 수 있는' 정보성 유튜브를 즐겨본다. 소득이 적은 직장인이라 재테크 관련 영상을 주야장천 들으며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지 고민하는 요즘이다. 출퇴근 시간이 약 한 시간이라 이 시간을 버리지 않고 공부하는 데 쓰자고 다짐한 결과, 1년이 넘도록 이어지는 습관이 되었다.  요즘 유튜브는 없는 정보가 없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돈 벌 방법은 많다. 주식이니 코인이니 하는 것들은 이미 재작년에 워낙 붐이 일었던지라,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름 여러 가지 투자를 해볼 수 있었고, 다행히 재미를 좀 보고 있다. 재테크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덕분에 욜로족으로 살던 내 가치관도 점차 변하게 된 한 해였다.


 

  다만 여전히 나는 소득이 적다. 코로나 이전엔 여행 다니면서 돈을 펑펑 쓰느라 모아둔 시드머니도 별로 없다. 시드가 없으니 투자수익률이 아무리 좋아도 자산이 눈에 띄게 증가하지 않았다.

1 x 100 = 100이지만, 0 x 100 = 0이다. 그러니 일단 수입을 늘려야 하는데 현재 다니는 직장은 연봉 인상률도 미미하고, 명절 보너스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수당도 없다. 벌써 햇수로는 5년을 채웠고, 첫 직장이기도 한 이곳에서 이제는 좀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렇지만 기약 없는 구직활동도 두렵고, 매 달 일정하게 들어오는 월급이 주는 안정감을 포기하기엔 나는 너무 나약하다.



  그렇게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오늘의 퇴근길. 핸드폰을 거치대에 끼우며 뭘 볼까 고민하고 있었다. 추천 영상에 유튜버 이연LEEYEON 님의 영상이 떴다. 썸네일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애매한 재능으로 충분히 성공하는 법

 어쩜 내 고민을 이렇게 딱 찾아서 보여줄까. 나는 재생 버튼을 지체 없이 눌렀고, 알고리즘에 감탄하며 시동을 켜고 집으로 향했다.  

  


  애매한 재능이라. 나는 사진에 취미가 있다. 원래는 아이폰으로 가볍게 찍었는데, 주변에서 잘 찍는다는 소리를 종종 들었다. 그렇게 우쭐해진 나는 꽤 비싼 카메라를 구입했고, 사진 보정 프로그램을 이것저것 만져보다가 이제는 제법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잘 찍어 보정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꾸준히 올려 팔로워는 1300명, 좋아요 수는 평균 100개 정도를 받는 계정으로 키웠다.



  애매한 숫자다. 인스타에 사진을 잘 찍는 계정은 차고 넘쳤다. 기껏해야 손바닥 만 한 화면으로 보는 사진일 뿐인데, 사람들은 영혼을 갈아 넣어 촬영을 하고, 열심히 보정해서 올린다. 인플루언서들의 좋아요는 1000개가 기본이다. 많으면 1만 개도 거뜬하다. 이래서는 인스타로 성공하기도 어렵겠다.


  직장인 허언증(나 회사 관두고 유튜버 할 거야!)의 원흉, 유튜브 채널도 개설했다. 코로나 터지기 전까지 다녔던 해외여행 영상들을 모아 스마트폰 어플로 편집만 간단히 해서 업로드했다. 의외로 컷 편집, 자막, 효과음 등 시간과 노력을 많이 잡아먹어서, 영상 몇 개 올리고 잠시 관뒀다(구독자는 너무 귀여운 수준이라 공개할 수 없다). 다행히 친구들과 가족들, 그리고 인친 분 몇몇이 좋아해 주셨다. 영상 촬영과 편집은 더 공부할 예정이다. 이렇게 유튜브도 실패.


  브런치 작가에도 어떻게 선정되어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내가 글을 맛깔나게 잘 쓰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어릴 때부터 다이어리에 일기 쓰는 것,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기는 했다. 2017년부터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해 카페 투어, 맛집 기록, 여행일기가 내 블로그에 빼곡하게 쌓여있다. 이렇게 이것저것 많이 하는데! 대체 이 애매한 재능들로 어떻게 성공할 수 있다는 걸까.



  답은 이 재능들을 한데 모으는 데 있었다. 그렇게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이다. 단 한 가지에 특출 난 스페셜리스트가 되려 하지 말고, 여러 재능을 동시에 잘하는 사람이 되자는 것. 그리고 그것들은 애매한 재능이 아닌, 그냥 나의 소중한 <재능>이라는 것.




 내 주된 관심사는 소득을 늘리는 거야. 나는 사진을 잘 찍고, 보정도 할 줄 알고, 인스타와 유튜브 계정도 있고, 네이버 블로그도 운영하고, 아직까지는 발행 글이 1개뿐이다만, 엄연한 브런치 작가이다. 이 모든 플랫폼을 총동원해야 한다. 사실, 이런 생각은 전에도 하고 있었다. 다만 실제로 실행에 옮기지 않았을 뿐. 지금은 이렇게 퇴근해서, 누워서 핸드폰 할 시간에 노트북을 켜고, 시간을 들여 정성스레 글을 쓰고 있지 않은가. 그것만으로도 나는 성공에 한 발 다가선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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