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권에서 꾸준히 흘러나오던 ‘카카오의 스테이블코인 개발설’이 실제 단계로 접어들었다. 카카오뱅크가 최근 블록체인 분야 핵심 인력을 직접 채용하면서 원화 기반 디지털 자산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정황이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
이번 채용에서는 스마트컨트랙트 개발, 키 관리 시스템 설계, 온체인 데이터 처리 등 금융망 구축에 필요한 상세 역할이 명시돼 있어 단순 연구 수준을 넘어 구현 단계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김범수 창업주 관련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금융사업 확장 전략이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카카오·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는 올해 초부터 스테이블코인 관련 논의에 공동으로 참여하며 하나의 온체인 금융망 구축을 준비해왔다. 세 계열사의 대표가 직접 모여 결제, 정산, 토큰화 구조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재설계하는 큰 그림을 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뱅크는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을 맡고, 카카오페이는 실사용 결제를 담당하며, 카카오는 대규모 사용자 기반을 제공하는 ‘3축 구조’가 구성되고 있다. 금융과 플랫폼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통합형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스테이블코인 분야뿐 아니라 토큰증권 사업 기반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루센트블록과 함께 STO 발행·유통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며 온체인 기반 금융상품 설계를 꾸준히 테스트해왔다.
현재 국회에서는 STO 제도화 법안과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가 동시에 정비되고 있어 카카오뱅크에게는 제도적 환경이 빠르게 유리하게 형성되는 중이다. 내년 상반기 일부 제도가 시행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본격적인 시장 진입 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논의 중인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2단계 개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보관 역할을 전통 금융기관이 맡도록 하는 방향성을 담고 있다. 결국 발행 주체가 은행일수록 규제 리스크가 줄어들고 신뢰 확보도 용이하다는 의미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은행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카카오 플랫폼이라는 강력한 사용자 기반 위에서 서비스를 펼칠 수 있어 경쟁사 대비 초반 우위가 더욱 뚜렷하다는 시각이 힘을 얻는다.
카카오뱅크 측은 “블록체인 기술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인력 보강”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미 방향성이 명확해졌다고 본다. 김범수 창업주가 미래전략 조직을 직접 지휘하고 있는 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향후 카카오 금융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 사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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