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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w Jan 13. 2023

2인 가구 한 달 생활비


*2021.10.29


꼬박꼬박

가계부를 기록했었다

늘 그게 그거였지만

내가 가진 작은 경제에서

약속과 이행 같은

그런 의미가 있었다

미니멀을 만나고

나는 오히려 가계부 적는 걸

때려치웠다

눈 감고도 행동하는

몸에 익은 습관 같은 거라

이제 그만 편하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부분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 퇴사 후 4개월간

아주 오랜만에 혹시나

다시 가계부를 적어 봤는데

역시나 다시 때려치우기로 했다​


아마도 앞으로 내가

가계부를 다시 적게 될 일은

없을 것 같다

의식하고 쓰지 않아도

생활비는 늘 거의 정확했기 때문이다

사실 생활비라는 게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틀이 잡혀 유지되는 거라

포스팅에 적합할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


주어진 유한한 삶에서

내게 가장 소중한 것들을 찾아

자율적인 시간을 더 많이 누리길 희망하기에

솔직하게 적어 본다​


퇴사 후 4개월이 지났다

무계획에 별 다른 대책 없는

퇴사였지만

어쩌면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용의주도적이고 계획적이었는지도 모른다

내년 봄 나는 50살이 된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객기 부릴 나이는 아니라는 거다 ​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지만

미니멀라이프와 꼭 관련 있는 이야기는

아니란 전제로 읽어 주길 바란다

미니멀라이프로 돈이 모이고

생활비가 적게 들게 됐다는 이야기를

종종 읽지만


물건에 소비하는 시간을 비우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믿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현재 전혀 힘들게 절약하고 있지 않다

생활비는 미니멀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나의 미니멀은

물건을 많이 샀다거나

생활비가 많이 들어 시작한 미니멀이 아니라

버리지 못해 시작한 미니멀이었고

바꾸고 달라지고 싶던 마음 가짐도

미니멀라이프를 꿈꾼 이유 중 하나였다

거주지... 서울

집... 18평 빌라 자가

자동차... 없음

가족... 18년 동안 딸과 나 2인

공과금

2020년도 기준으로 월평균을 냈다​


가스 22,000

전기 13,000

수도 10,000

빌라 관리비 0 (관리비담당활동으로 면제)

총 45,000

특별히 의식하며 아끼는 건 없다

여름엔 벽걸이 에어컨을 쓰고

겨울엔 작은 전기난로를 사용한다

엘리베이터 없는 우리 빌라 관리비는 월 2만 원인데

저층 어르신들과 세입자를 빼고 현재 지원자가 없어

(애기엄마가 하면 좋겠다고 자꾸 그러심 ^^)  

약간의 수고를 하며 관리비 담당을 맡고 있다

통신비​


나 알뜰요금제 6,600

딸 헬로 모바일 기본 5기가 + 느린 속도 무제한 14,900

집 인터넷요금 카드연계 1만 원 할인으로 8,600

티브이 관련 요금 0 (18년 동안 티비 없었음)

총 30,100

데이터 500 통화 240분 메시지 100건

이 보다 더 좋은 조건에

더 저렴한 요금제가 있으나

귀찮아서 놔두고 있다

집과 직장 아닌 곳에서

데이터 부족으로 불편했던 적 없다

우체국 알뜰요금제를 초창기부터 사용했다

과거 적립형 선불요금제 프리티 폰(이걸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3만 원짜리 중고 애니콜(그땐 참 튼튼했다)

모두 다 스마트폰일 때 그제야

공짜가 된 터치폰을 썼던 사람으로서

나의 첫 스마트폰은 6만 원짜리 모토로라였다

다른 물건도 마찬가지지만

스마트폰을 할부로 산 적이 없다 (36개월 동안 이자가 붙는다)

현재 사용 중인 3번째 스마트폰 역시

삼성 저가 보급형을 현금으로 구입했다

실비 보험

딸 9,170 (만 25세까지 유지되는 어린이 보험)

나 38,940 (25년 납 62세에 만기 100세 보장)

총 48,110

딸아이가 졸업을 하고 취업하면

본인의 새로운 보험을 들게 될 것이다

나는 보험 무신론자에 가깝지만 외벌이라 만약의 경우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게 될 것이 걱정되어

37세에 시작한 실비 보험을 갖고 있다

저축성 보험엔 반대 입장이며

보험은 본인 수입의 5프로를 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순수 식비 일주일 50,000 × 4 = 20만 원

모든 공산품 기호식품(차)

양념구입 간식 외식비 미용비로 10만 원

월평균 30만 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 안에서도 돈이 남을 때가 있는데

소소하게 필요한 걸 구입하기도 한다

육식을 하지만

적정량을 반찬 삼아 먹는 정도다

우유를 아이들처럼 마시는 사람이 없다

간식을 좋아하지 않는다(집밥에 충실하기 때문인지도)

공장에서 나오는 과자등을 거의 사는 일이 없는데

딸아이는 거의 입에 대질 않고

오히려 내가 어릴 적 추억으로

가끔 사는 경우가 있지만

그마저도 한 봉지가 두 달이 가기도 한다

필요치 않은 외식이나 배달 음식은 없다(나는 외식 후유증이 있는 편이다)

버려지는 식재료가 거의 없다

음식을 만들어 먹는 걸

어려워하지 않는 편이다

지역보험료 10만 원

백수가 되고

임의 계속 가입으로(3년간 유예 가능)

직장에서 내던 금액 그대로 지역 보험료를 내고 있지만

지금은 발생하지 않는

출근 교통비나 직장 내 활동 사교 비용 등과

비슷한 금액이라 생활비에 추가 변동은 없다


딸 교통비 보통 2~3만 원 내외(현재)

작년 한 해

사이버 수업과 사회적 상황상

알바 등의 활동이 쉽지 않아

월 20만 원씩 용돈을 보조해 준 적이 있지만

딸아이는 용돈을 스스로 벌어 쓰고 있다

맥북이나 아이폰 등도 본인이 벌어 구입했다

넷플릭스 이용 등도 본인이 부담(내가 잘 이용하고 있다)

졸업 때까지

교통비와 실비보험 학업 관련 모든 비용은

전부 내가 부담한다

종종 내가 사주고 싶거나 본인이 원하는 걸

선물하기도 하지만 보통 5 ~10만 원 내외다

여기까지 적고 보니

2인 기본 생활비 55만 원 + 알파가 된다

알파에는 의류 여행 취미 의료 주변 대소사 관련 등의

기타 소비가 포함된다

알파는 내가 원하면

언제든 편하게 어떨 땐 통 크게

그리고 알차게 지출할 수 있는

자유로운 돈이다

알파를 든든하게 갖기 위해

남들이 볼 땐 불편하거나 최소주의처럼 보일 수 있는

하지만 나에겐 익숙한 새어나갈 틈 없는 생활을 해 왔다

미니멀라이프 후 6년간

주기적인 옷 소비가 거의 없었으므로

의류비를 알파에 넣었다

세탁소 비용도 년간 3만 원 내외라

(딸과 나의 코트 3벌이 전부)

이것도 기본 생활비에서 뺐다

서울에서도

물가가 높은 편인 지역에서

기본 생활비 55만 원이 가능한 건

여러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오늘 글에 다 적기는 어렵고

다음 글로 미뤄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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