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그림책 후기
수달이(안희정) An author of Picture books / Artist
“저도 같이 있어도 될까요”
평화로운 숲의 진입로에 어두운 그림자를 지닌 작은 소녀가 숲의 주민들에게 말을 건다.
숲의 주민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그들의 곁을 흔쾌히 내어준다.
하지만, 작은 소녀의 어두운 그림자는 주변을 삼키기 시작하고 소녀는 점점 거대해져 숲의 모든 것을 파괴하여 버린다. 대부분의 터전을 잃어버린 숲의 주민들은 남아 있는 숲 마저 잃어버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소녀의 어두운 그림자는 숲을 에워싸고 숲의 주민들은 두려움에 빠진다.
그림책 작가이자 문화예술기획자로 활동하는 안희정, 작가명은 수달이 이다.
회화를 매개체로 활동하는 작가단체인 '그림쟁이'의 일원으로 이번 생태계라는 주제로 그림책 작업에 참여하였다. 작업에 들어가기 전 생태계 파괴에 대해 조사하게 되었고, 생태계가 사라져 가는 원인의 대부분이 인간의 활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논을 경작하고 사냥을 하고 도시를 세우고......
인간은 마치 파괴의 신과 같았다.
만약 내가 숲의 주민이라면
"저도 같이 있어도 될까요"라고 어두운 그림자를 지닌 작은 소녀가 애원하더라도
"너는 절대 안 돼. 공생할 생각이 없다면 사라져 다오"라고 우리의 숲에 들여놓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