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은퇴한 선배가 공정무역 강사로 활동하면서 늘 활기차게 수업하러 다니는 것을 보고 나도 언젠가 기회가 되면 공정무역에 관해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마침 성북구에서 공정무역 연수를 받을 수 있게 되어서 5차시에 걸쳐 수업을 받게 되었다. 은퇴 후에는 봉사활동으로도 좋을 것 같고...
보통 카페에서 마시는 한 잔의 커피가 5천 원 내외라면 커피 원산지에서 노동하는 사람들이 하루 8시간을 넘게 일해도 버는 돈은 5달러 내외라는 걸(고작 커피 한 잔 값)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 년 동안 마시는 커피가 평균 367잔이라는데 그 많은 이익은 다 어디로 간 걸까? 그게 내가 공정무역에 관심을 갖게 된 최초의 계기였다.
성북구 공정무역 센터는 2016년 처음 민간 기관(주식회사 트립티) 후원을 받고 만들어져서 이주민, 장애인, 청소년 등 취약계층에게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일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공정무역 수업을 하면 대개 기후 위기로 시작한다. 그럼 보통은 봉준호의 설국열차를 떠올린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기생충이 바로 기후 위기를 더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비가 엄청나게 내려서 이선균 가족은 여행이 취소되는데, 송강호네 가족의 집은 다 잠기지 않았는가?
공정무역은 대화와 투명성, 존중에 기초하여 국제 무역에서 보다 공평하고 정의로운 관계를 추구하는 거래기반의 동반자 관계이다.
성북구공정무역센터
공정무역은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정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공정무역의 5대 원칙
- 최저가격[생활임금] 보장
- 공정무역 공동체 발전기금[개인이 아닌 협동조합과 거래]
- 선지급
- 강제노동/아동노동 착취 금지
- 친환경적/지속가능한 생산
수업을 마치고 나니 배가 고파졌다. 수업은 센터장님이 하셨는데 왜 내 배가 알람을 울리는 건지... SJ 수업 끝나는 시간과 얼추 맞아서 학교 근처에 있는 오관스시에 먼저 도착한 사람이 줄을 서기로 했다. 회기역 근처 맛집인데 항상 줄이 길어서 30~40분은 기본이다.
오늘이 두 번째 가는 거라서 셰프님은 기억을 잘 못하시지만 우리 모자는 반갑게 인사를 했다. 지난번에는 어머님과 두 분이서 장사를 하시던데, 오늘은 아버님까지 세 분이 사이좋게 영업하신다. 사장님 말로는 인건비 때문에 온 가족이 24시간 붙어살면서 장사하니 안 좋은 점도 많다고... 충분히 공감이 된다. 가족 간에도 적당한 거리 유지가 필수이니까.
점심은 18,000원 12피스 메뉴인데 미소 국도 훌륭하다. 밥이 너무 많지 않고 스시의 신선도가 훌륭해서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제주 서귀포의 아리 스시집과 함께 내가 애정하는 초밥집이다. 우리 셰프님 지난번 빌라 전세 사기당해서 엄청 힘들어하셨는데 꿋꿋하게 일하는 모습 보니 다행이다! 오관스시 대박 나서 예쁜 집 사서 온 가족이 함께 사시길... 아닌가? 두 채 사서 따로 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