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로도 잘 씹는 방법!
다 잃었다가, 그와 엇비슷한 것을 갖게 되면 기대를 품게 된다. 전과 같은 나를 꿈꾸게 되기도 하고, 남이 가진 더 성능 좋은 것과 흡사하길 바라게 된다. 마치 자동차처럼 말이다. 자가운전을 하다가, 어떤 연유로든 차를 팔게 되었다 가정하자. 그러다 작은 소형차를 사게 되면 전처럼 차를 가지고 편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되는 나를 꿈꾼다. 그러나 그 소형차는 세단과는 엄연히 다르다. 달릴 수 있되 편함과 강함을 바라길 힘든다.
틀니 또한 마찬가지다. 무치악 상태에서 틀니를 제작하게 되면 전처럼 맛있는 거 많이 먹어야지, 그동안 치아가 없어 먹지 못했던 음식들을 마음껏 먹어야지 한껏 기대에 부풀게 된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틀니를 착용하면 사실 음식을 씹는 데에 많은 힘듦이 따른다.
틀니는 치아처럼 잇몸에 붙어있는 것이 아니라, 입술이나 혀 그리고 잇몸 점막에 밀착되어 유지된다. 완벽한 고정이란 힘들다. 때문에 입을 크게 벌리면 틀니가 툭 하고 떨어지는 일이 생긴다. 질긴 음식이나 덩어리가 큰 음식을 씹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틀니로 음식을 씹을 때에는 음식물의 크기를 줄여야 한다.
딱딱하고 질긴 것은 어려워도 좀 무른 과일은 쉽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이것 또한 기대와 다르다. 과일을 먹을 땐 앞니로 베어 물게 된다. 그러나 틀니는 앞니 사용이 힘들다. 고정되어있지 않아 앞니를 사용하게 되면 어금니가 들뜨게 된다. 틀니는 앞니가 아닌 어금니를 사용해야 한다.
아무리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틀니라 한들 앞니로 음식물을 씹으면 틀니가 떨어질 수 있다. 또 원래 치아로도 먹기 힘든 산 낙지처럼 질긴 음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틀니에 힘을 주면 잇몸이 아프다. 강한 힘을 줄 수가 없다. 음식물이 질길수록 틀니는 아프다.
우리 치아는 법랑질이라고 하는 도자기 혹은 돌처럼 단단한 재질로 쌓여있다. 오랜 기간 사용하게 되면 돌처럼 날카롭게 마모가 된다. 이런 부분이 오히려 음식을 씹는데 편의성을 제공한다. 분쇄가 더 잘되고 더 쉽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틀니의 치아는 레진이라는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다. 내 치아보다 약하며, 내 치아처럼 음식물을 갈 수 없다.
질긴 식사를 하면 저작운동에 의해 틀니의 치아들이 빠지거나 마모되는 일이 생긴다. 이 경우 틀니를 재제작해야 한다. 따라서 너무 질긴 음식은 삼가는 것이 좋다. 생애 첫 틀니를 앞두고 있다면 무엇보다 기대감을 버려야 한다. 틀니로 씹을 수 있는 힘은 원래 내 치아 대비 20%에 지나지 않는다. 틀니만으로 모든 음식을 잘 씹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틀니는, 치아가 정말 몇 개 남지 않았거나 무치악 상태에서 임플란트가 불가능할 때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되는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해야 한다. 다행히, 조금 더 힘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최근엔 성행하고 있다. 잇몸에 틀니를 얹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잇몸에 심어진 임플란트 기둥에 틀니를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임플란트가 치아 뿌리 역할을 해줘 조금 더 단단한 음식 섭취가 수월해진다. 또 이리저리 흔들리고 빠질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일반 틀니보다 월등히 편하고 또 강하다. 더러, 임플란트틀니 후 너무 강한 식사를 해 문제가 될 정도니 말이다.
보통 틀니를 제작했을 때, 레진으로 제작된 틀니의 치아가 부러져 치과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정도로 세게 씹으면 잇몸이 아파 견딜 수 없기 때문에 저절로 힘 조절이 된다. 그러나 임플란트틀니를 한 분들은 다르다. 세게 씹어도 임플란트 기둥이 힘을 받아주기 때문에 과도한 힘을 주거나 지나치게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마음껏 드시게 된다.
따라서 플라스틱 부분이 깨져 수리를 위해 내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안 움직이고 안 아프다 보니 더 단단한 음식을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시기에 생기는 현상이다. 이처럼 틀니를 선택하되 음식에 제약 없이 전과 같은 식사를 하고 싶다면 소수의 임플란트 식립 후 틀니를 연결하는 임플란트틀니가 최적의 선택이 된다.
의지하면 편해진다. 그 아프고 불편한 틀니도, 임플란트에 의지하면 조금 더 편한 틀니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