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정말 놀랐던 일 두 가지
계엄이 실패하니 그냥 '경고성'이었다고 둘러대는 꼴은 정말 탄식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그건 일단 높으신 분들이 처리할 일. 내가 놀랐다고 말하고 싶은 건 일부 주변인의 현실 인식이다.
#1 A 씨의 경우
계엄령 발표 후 의사도 너무 놀라 커뮤니티에서 웅성웅성 말이 많았는데, 그중 A 의사가 말했다. 정확한 내용은 지워져서 그대로 옮길 수 없지만 (아쉬움), 대충 "중국공산당과 종북주사파 세력이 계속 탄핵으로 정부를 마비시키는데, 계엄 자체는 어쩔 수 없는 거 아닙니까?" 같은 논지였다. 이후 쏟아지는 비판("당신을 '처단'하겠다는데 괜찮나요?" 등)에 A 의사는 글을 지우고 도망갔다. 뭐 사실 의사 커뮤니티 보안이라는 게 거의 없는 수준이라 의사가 아닐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 분위기에 그리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당시 계엄령 해제는커녕 국회 통과도 못 한 시점이었다.
#2 B 씨의 경우
계엄 해제 이후 동호회 단톡방에서 지인 B 씨(의사 아님)가 말했다.
"결국 경고용 계엄이었단 거네. 개인적으로 포고령 5번(전공의를 콕 집어 말 안 들으면 처단하겠다는 내용)은 마음에 들었는데, 아쉬움."
B씨는 내가 의사임을 안다. 그러나 전문의이고 계속 일하고 있으니 다른 (?) 의사라고 생각해서 이런 말을 했을까. 아무리 속으론 의사를 아니꼽게 생각해도 처단(총살? 효수? 거세?)하겠다고 말하는 건 다른 문제이지 않는가. 문화대혁명 때 홍위병처럼 의사를 인민재판이라도 하고 싶다는 건지. 뭐랄까... 참 공산주의적인 느낌이 들었다.
의사도 국민이다. '처단'이라는 단어를 도대체 누구한테 쓰고 있는 거야 지금...
#3
지금 분위기가 들떠 있어 국민 대통합인 것 같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각자 생각이 다르며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