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로 마음먹었다.
600 페이스로, 아니, 무릎이 제 상태가 아니니 630으로 뛰자.
가장 좋아하는 장소로 차를 몰고 출발한다.
차에는 요즘 즐겨 듣는 유튜브를 틀어놓고 그네들의 실없는 웃음소리, 탄식,
누군가에 대한 조롱을 들으며 끄덕거리기도, 머리를 가로흔들기도.
러닝코스에 도착했다. 오늘도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달리고 있다.
빠른 사람도 있고, 느린 사람도 있다. 어린아이도, 청년들도,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도.
나만 집에 있고 다른 사람들은 나모르게 다 운동을 하고 있나 보다.
갑자기 마음이 급해진다.
발목, 다리, 허리, 어깨, 목 순으로 몸을 푼다.
제자리 뛰기와 제자리 달리기를 한다. 이제야 몸이 조금 달아오른다.
이제 달린다. 목표는 10km.
달리기 전까지 과정은 지루하지만,
달리기 시작하면, 금세 끝나버린다.
몸은 땀에 흠뻑 젖었고, 그 냄새는 고약하다.
발은 무겁지만 무릎은 견딜만하다.
머릿속을 맴돌던 생각들은 달리기 전보다는 가볍다. 휘발한 것처럼.
해결된 건 없지만 고개를 주억거린다.
머릿속은 집에 가서 씻자. 뭘 먹지? 이 생각뿐이다.
내일도 또 달려야지. 마음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