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무엇을 쓸 거냐면
지난 글에 어떻게 쓸 것인가만 얘기하고 무엇을 쓸 것인지는 언급을 안 했다는 걸 깨달았다. 결론은 "(내 마음에 드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쓰겠다."지만 그래도 조악한 청사진이라도 그려 보련다.
앞선 글에서 나를 떼어내 글을 쓰겠다고 선언했듯이 아래의 글감들은 기억이나 생각, 혹은 경험을 형태로 나를 이루는 것들이다. 연결되는 지점 없이 그저 부유하는 소재들처럼 보일지라도 이들은 하나같이 내가 온마음으로 애정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한솥밥 먹는 알맹이들이다. (엄선한 글감들이니 일단 읽어보셔~!라는 뜻)
메타버스, 영화, K-POP을 막론하고 대중문화 콘텐츠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는 세계관과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에 관한 내 생각을 정리할 거다. 세계관 자체에 천착하게 된 지극히 개인적인 계기를 회고하는 매거진 너드 기고글을 필두로 팬덤과 콘텐츠가 호혜적으로 성장을 견인하는 메커니즘에 대해서 마음껏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감히 (주)메타버스제작사에서 일했던 시절과 시네필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요즘 깨닫고 품었던 생생한 인사이트를 세상밖에 던져보리라. 하하.
재작년부터 매거진 너드 기고글과 콘텐츠를 통해 꾸준히 밀고 있는 기믹론을 좀 더 발전시켜보고 싶다. 기믹이 무엇인지, 왜 SNS에는 기믹질이 난무하는지, 왜 잘 만든 기믹 혹은 캐릭터 IP 하나가 10가닥의 서사 안 부러운지 등등에 대한 명쾌한 답을 마련해 보겠다. 포스트-재현 시대 세계관과 기믹으로 대표되는 시뮬라크르가 양산되는 대중문화 일면에 대한 고찰!
MZ세대의 정체성을 매체 발달사와 결부하여 분석해 보겠다. 시각 언어로 소통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MZ들이 만들어내는 시대정신이란 무엇인지 고이 저장해 두었던 방대한 밈들을 선보이며 알차게 설명하고자 한다.
매체가 가지는 물성에 대한 소고를 시작으로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K-POP 비주얼 프로모션들을 소개하겠다. 시간의 지평 안에서 매체에 깃든 성정이 어떻게 낭만을 자극하는지, 뉴진스를 비롯한 민희진 대표의 아트 디렉팅 결과물들을 사례로 매체와 감성적 지각의 역학작용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문화적 취향은 문화적 계급을 형성하는가? 이 문제의식을 토대로 하위문화 집단이 대중문화 전반에서 발휘하는 영향력에 대해 톺아보고 싶다. 유럽의 테크노 레이브 문화, 아시아의 오타쿠 문화 등 교환학생과 대학 생활 변두리에서 접했던, 서브컬처의 특수성이 매력으로 발현되는 순간들에 대해 논하겠다.
K-POP과 대중음악이 처한 현주소를 알아보려 한다. 이 시대의 음악은 들려질까, 보일까? 작금의 대중음악은 음악과 비주얼 중 어디에 방점을 찍어 왔는가? 이미지에 경도된 음악엔터테인먼트 산업 내에서 음악이 점유한 위치는 과연 어디인지 헤아려보고자 한다.
현시점에서 떠오르는 글감들은 이 정도다. 메모해 둔 걸 참고해서 적어봤는데 내 눈엔 생각보다 그럴싸하다. 정작 글들은 아니라고 비추어지지 않게 내 통찰력이 사멸하지 않는 선에서 열과 성을 다해 써보겠다! 짧지만 굵게 선언한 만큼 내가 내 글에 열심이기를 바라며 이만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