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장소 근처에 교보문고가 있다면 나는 미리 도착하거나 약속 이후에 한 번은 들러서 구경을 하고 간다. 서점 구경을 좋아하기도 해서 책방이 보인다면 다 들어가보는 편이지만, 부끄럼이 많아서 교보문고같이 대형 서점에 들어가서 책 구경을 하다 오는 것을 좋아한다. 오늘은 교보문고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창립자인 신용호 회장이 한 말이라고 알려져 있는 교보문고의 표어이다. 이 말 참 멋있게 들린다. 책이 한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저 한 마디로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 학교 과제 중에 광고 영상 과제가 있어서 저 슬로건의 시각화를 하는 광고 영상 기획을 해 보기도 하고 하여튼 좋아하는 말이다.
교보문고에 방문하면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이나 좌석들이 배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제법 많은 자리가 준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문할 때 마다 만석이라 앉아 본 기억은 손에 꼽는다. 모두가 그 자리에서 책을 읽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사람들이 그 공간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짧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맘에 드는 책이 있으면 집어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기업 입장에서는 매출이 감소하는 단점으로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나만 해도 읽다가 재미있으면 사가기도 해서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광화문점같은 대형 지점에는 책 이외에도 핫트랙스가 들어와 있어서 문구류, 음반, 전자기기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브랜드가 입점해 홍보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한 공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이 브랜드에 대한 노출도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앞서 츠타야의 사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교보문고도 이제 단순히 책을 파는 것이 아닌 책을 읽는 공간을 조성하는 데에 신경을 쓰고 있는 듯 하다. 츠타야처럼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넘어가려는 것일까. 앞으로도 계속 방문할 테니 그 변화를 기대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