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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 Aug 30. 2020

엄마 아기는 어떻게 태어나?

언제간 우리 아기가 나에게 저 질문을 할 날이 오겠지. 그럼 난 뭐라고 대답해야할까.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 이렇게 대답할까?


얼마전에 성교육 관련 뉴스 기사를 보고 든 생각이다.


성교육과 관련된 나의 개인적 경험을 말해보려 한다.


내가 20대 후반에 호주에서 홈스테이를 할 때 주인 노인 부부와 살게 되었다. 그 분들은 미술, 예술 관련 일을 하시는 분이었다. 어학 연수 목적의 홈스테이였기에 낮에 어학원을 다녀와서 저녁에는 그분들과 식사도 하고 티비도 보고 주말에는 바닷가로 수영도 하러 갔다.

어느 날 주인 할아버지랑 티비를 보는데 아주 아주 민망한 장면이 나왔다. 그 프로그램은 남자 여자가 다 벗고 생활하는   모습을 찍은 다큐였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생활하는 모습에 그 사람들은 해방감, 자유를 느낀다고 주말에 그런 마을을 방문한다고 했다. 우리가 옷을 입는 건 단순히 추위와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역할도 함께 입는거라고. 옷을 벗음으로써 사람들이 어떤 느낌과 기분을 느끼는지 실험하는 다큐였다. 물론 중요 부위 빼곤 다 가리지 않고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처음 몇 분은 얼굴이 뜨거워졌다. 이 자리를 떠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할아버지와 대화를 주고 받고 10분 정도 지나니 아무렇지 않았다. 할아버지도 프로그램 채널을 바꾸면서 그 상황을 피하거나 가리는 게 아니라 저게 우리 몸인데 뭐 이상한게 있나하는 태도라 나도 곧 아무렇지 않았다. 그때 난 이때까지 우리 몸에 대해서 부끄럽게 여기고 성에 대해서 어른에게 질문 해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저 어렴풋이 어른들의 태도로 내가 해서는 안 될 질문이라는 걸 크면서 알았다. 그래서 성은 호기심이었고 미지의 세계였다. 궁금하긴 한데 정확하게 알수 없는 그런거.하지만 성이란 걸 자연스러운 걸로 인식하면 이렇게 달라질수 있구나 싶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영화 "캡틴 판타스틱" 을 보고나서다. 공교육, 자본주의를 거부하고 숲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부부. 체력 단련도 하고 책을 읽고 모닥불 피워놓고 토론도 하는 아이들

문명 사회에 동떨어진 생활을 하지만 그런 교육을 받은 아이들과 비교해서 떨어지지 않는 지식과 체력. 깊은 토론과 신체 단련을 통해서 지덕체를 갖춘 아이들이 된다. 영화의 장면 중에 아이가 성에 대해 묻는 장면이 나온다. 그 때 아빠는 아이에게 있는 그대로 단백하게 피하지 않고 질문에 답을 해준다. 부모와 얼굴 붉히지 않고 성에 대해서 묻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아이가 우리 나라에 있을까.


나는 이 두 경험을 통해서 성은 가리거나 피해야할 주제가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걸 알았다. 그걸 20대 후반에 깨달았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사실 제대로 된 성교육이라는 걸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성이라는 게 궁금한데 어렴풋한 것이었다.


난 아이가 태어난다면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말해주고 싶다. 아이가 성에 대해서 잘못된 환상을 갖지 않고 성은 소중하고 이상한게 아니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살아가면서 제대로 된 성교육은 정말 필요하다. 성은 부끄럽고 가릴수록 더 알고 싶은 것이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성에 대해서 궁금해할 수 있다. 이걸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는 분위기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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