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 6월, 나는 한 달간의 무급휴가를 받아, 상하이로 넘어왔다. 중국 상하이로 넘어오게 된 것은 나의 의도가 아니었다. 당시 만나던 그녀를 따라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오게 되었다. 엄연히 말하면 그녀가 해외로 취업을 하게 된다면 나도 따라가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한 이행이었다.
한 달 동안 나는 매일 영어로 된 포트폴리오와 워크 샘플을 만들고 상하이에 갈만한 거의 모든 회사에 입사지원 메일을 보냈었다. 지금이야 알지만 중국은 이 시기에 사람을 잘 뽑지 않는다는 것도 몰랐고, 추천 없이는 면접 보기도 쉽지 않다는 것을 그 당시에는 몰랐었다.
한 달의 시간 동안 나는 아무런 기회를 얻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그리고 무슨 용기였는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다. 이미 무급휴가에 상하이로 취직을 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에서 나는 다른 팀원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30살이었고 아직은 잃을 것이 별로 없는 나이였기 때문에 이전까지 살아오던 관성을 깨고 도전하기로 했다. 한 달 정도를 더 다니면서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마저 못 끝낸 포트폴리오를 정리했다.
다시 8월에 상하이로 넘어온 나는 매일 같이 이메일을 보내고 포플을 업데이트하고 기약 없는 실직자로 지내고 있었다. 내 스스로 정해준 기간도 있었고, 한국에 있는 자취방도 정리하기로 했기에 10월 전에는 한국으로 들어갔어야 했다. 대학시절에도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하던 내가 상하이에 덩그러니 놓여 취업을 걱정하고 있으니 후회가 밀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