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온유한 식물누나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제가 아끼지만 의외로 평범한 식물, 키우기 쉽다고 알려졌지만 직접 키워보면 예민하기 짝이 없는 식물, 페페로미아를 들고 왔습니다. 최근에서야 이 페페들을 잘 키우는 방법을 터득해서 함께 공유해 보려고요.
세상에는 1천 여종의 페페로미아가 존재한다는데, 세상은 넓고 식집사가 키워볼 식물 역시 많은 것 같습니다. 페페로미아의 원산지는 남미, 인도, 중국 등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페페로미아는 그리스어로 ‘후추를 닮았다’는 뜻이라고 하는데요, 재미있게도 후추과의 식물이라고 하네요.
페페의 동글동글 귀여운 생김새는 식집사뿐만 아니라 식초보의 마음까지 사로잡습니다. 워낙 다양한 종류가 있어서 쉽게 질리지도 않고요, 혹시나 섭취해도 독성이 없어 Pet-friendly Plants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페페의 여러 가지 종류 중에서도 제가 직접 키우고 있는 세 가지 종류만 소개해볼까 합니다.
페페로미아 종류
1. 청페페 / Baby Rubber Plant
아기 고무나무라고 불리는 이 귀여운 식물은 화훼시장에서 꽤 흔한 친구입니다. 잎이 아주 도톰하고 동글동글한데요, 인도고무나무를 축소시켜 놓은 것처럼 생겼어요. 청페페 말고 홍페페도 있는데요, 약간의 색상차이만 있답니다.
페페 패밀리 중에서 가장 튼튼하고 문제를 거의 일으키지 않는 녀석으로 페페중에서도 가장 키우기 쉽습니다. 도톰한 잎에 수분을 저장해 오랫동안 집을 비울 때에도 걱정이 없는 이지케어 식물입니다.
청페페는 수경으로도 아주 잘 자라는데요, 줄기를 잘라 물에 꽂아두면 곧 뿌리가 내리고요, 기존에 흙에서도 키우던 아이를 뿌리를 씻어주고 물로 옮겨 키워도 잘 적응한답니다.
2. 필레아페페 / Chinese Money Plant / Pilea Peperomioides
필레아페페는 서양에서 friendship plants(우정의 식물)라고 불립니다. 쉽게 번식하는 특성 때문에 친구와 나누기 좋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고, 처음부터 상업적으로 유통되지 않고, 한 선교사가 중국에서 들고 와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며 퍼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필레아페페는 중국 남부 원산으로 히말라야 산맥 아래 자생한다고 해요. 화분에 동전을 묻어두면 부자가 된다는 말이 있죠. 가운데에서 새로운 잎이 퐁퐁 올라오는데 하엽을 톡톡 따주며 키우면 목대를 키울 수 있어 키우는 재미가 가득해요. 화분의 방향을 조금씩 돌려가며 키우면 예쁜 수형을 만들 수 있죠.
작은 유리병(원래는 스파게티 소스병) 안에 이끼를 넣어 테라리움을 만들어 키워도 잘 자라주더라고요. 높은 습도를 선호하는 친구라 실내에선 테라리움으로 키워보는 것도 괜찮아요.
작은 수박 같은 너무 귀여운 친구입니다. 수박 패턴의 자연스럽게 광택이 나는 잎이 너무 매력적이에요. 당연히 원예종인줄 알았는데 남미 원산으로 우림 지역에 자생한다고 하네요.
요 녀석 조금 까다로운데요, 잎이 말리는 등의 대부분의 문제는 낮은 습도에서 옵니다. 키우기 힘들다면 수경으로 키우면 많은 문제가 해결이 되는데요, 물속에서 새 잎을 끊임없이 퐁퐁 낼 정도로 물에서 잘 자란답니다. 수중식물이야 뭐야 했네요. 잎이 붙은 줄기를 잘라 물에 퐁당퐁당 해주면 금세 뿌리를 내려요.
페페 키우기 2가지만 기억해요
1. 습도조절
페페로미아는 대체로 주변 습도가 높은 것을 선호합니다. 도톰한 잎에 물을 저장하기 때문에 흙에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지만, 공기 중의 습도는 높아야 하죠. 저는 직접 잎에 분무하는 것보다 주변에 가습기를 두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쟁반에 잔 자갈을 깔아 물을 채운 다음 그 위에 화분을 올려주는 것도 좋아요.
2. 밝은 그늘에서 키우기
페페로미아는 원산지에서 대부분 나무 밑 그늘진 곳에 살거나 나무에 붙어서 살고 있어요. 강한 빛보다는 은은한 빛이 좋다는 이야기이나, 너무 어두운 곳은 곤란합니다. 밝은 곳이 좋지만 직사광선은 피해 주세요. 물론, 그늘에서도 적응하는 편이나 잎이 작아질 수 있고 성장이 지연될 수 있어요.
Q&A로 알아보는 페페
Q. 잎이 자꾸 말려요.
페페에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입니다. 주변이 너무 건조하거나 온도가 지나치게 높을 때, 빛이 너무 강하거나 부족할 때, 물이 부족하거나 너무 많이 줬을 때...... 한 마디로 잎말림엔 100가지의 이유가 있는데요...
제가 직접 키워보니 빛과 습도의 콜라보 문제 같더라고요. 이 예민한 녀석 베란다에 두면 만사해결입니다. 겨울을 제외하고는 베란다 반그늘에서 다른 식물들과 함께 키우면 가장 건강하게 잘 자랍니다.
필레아페페를 방에서 키우다 베란다 다른 식물들 주변으로 옮기니 잎이 2배는 커지고 새잎이 계속 올라오더라고요. 또, 이 아이는 환경변화에 아주 민감하므로 잘 자라고 있다면 한 장소를 고수하는 것이 좋답니다.
Q. 잎이 떨어져요.
물이 필요하거나 반대로 물이 더 필요하다는 징조입니다. 물 주기 습관을 확인해 보고 겉흙이 충분히 말랐을 때 물을 주세요. 그렇다고 다육식물처럼 물을 너무 말려도 곤란합니다.
Q. 잎끝이 갈변되네요.
주변이 너무 건조할 때 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주변에 가습기를 사용해 주세요.
Q. 잎이 변색되었어요.
잎이 갈색으로 변하면 빛이 너무 강하다는 뜻이고, 노랗게 변하면 과습의 징조입니다. 환경을 바꿔보세요.
Q. 이상한 막대기가 생겼어요.
페페로미아의 꽃입니다. 꽃이 식집사의 눈에 그리 예쁘진 않지만 잘 자라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하지만, 관상가치는 그다지 크지 않아 많은 식집사들이 꽃을 잘라 잎에 에너지를 집중하도록 돕는 것을 선택합니다.
오늘은 페페로미아에 대해 제가 경험으로 알게 된 거의 모든 걸 쏟아낸 것 같아요. 아직도 공부할 것도 많고 부족한 점이 많지만 직접 오랫동안 키워보고 얘기한 것이라 적어도 현실과 가까운 식물 TIP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혹시 더 좋은 팁이 있거나 질문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