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풍경

웃기고도 슬픈

by 지락

아침부터 몸 상태가 시원치 않았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현기증이 나고 속도 울렁거렸다. 얼굴에 드러나지 않게 애쓰며 식사를 마쳤다.

비가 와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며 가라앉는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데 남편이 부산스럽게 왔다 갔다 하며 안경을 찾고 있었다. '분명히 여기에 뒀는데'를 연신 중얼거리며 거실에서 안방으로 식탁에서 작은방으로 옮겨 다니며 안경을 찾고 있었다.

순간 머리에 뭔가 스치고 지나갔다. 혹시 이것은? 내 얼굴에 손을 올려 양손으로 안경을 벗었다. 그랬다. 남편 안경을 아침 내내 쓰고 있었다. 나의 어지럼증이 도수가 맞지 않는 안경 때문이었다.

"할망구네, 할망구."

남편의 핀잔에도 할 말이 없었다. 남의 안경을 쓰고 어지러워 빌빌거린 나도, 나를 보고서도 자신의 안경을 알아보지 못하는 남편도 딱하기 그지없다. 노인 둘의 아침 풍경은 왠지 웃기고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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