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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은화 Apr 18. 2024

개 이야기_주간 개 차트_사월편

미니어처 슈나우저

나는 지금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에

동물보호과 소속으로 일을 하고 있다.

반려견과 그의 보호자들을 매일 만난다.


그러다 보니 개를 하루종일 지켜보게 된다.

개를 개많이 본다. (이 생활도 3개월 넘었다)

그래서 자연스레 이런 글을 연재하게 됐다.


(애초에는 주간 차트였으나 결혼준비로 인해

월간도 아닌 격월 차트가 된 점에 대해 개인적으로 유감을 표하는 바다. 게으른 나의 영혼을 나 스스로도 용서하기가 힘들도다~)




내 맘대로 뽑아보는 주간 개 챠트

TOP 5


(전제가 있다. 개는 사는 게 아닌 입양해야 하는 존재이고, 취향으로 고르는 것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선택하는 인연 혹은 운명의 영역이란 점!)

(하지만 아직 개를 키우지 않는 나 같은 사람이 미래의 개를, 미래의 개와 함께할 날들을 자유롭게 꿈꾸어 보는 일은 즐겁고 유쾌한 일임은 분명하다. 최근에 나는 이런 개들이 매력적으로 보였다. 이런 개를 키운다면 얼마나 짜릿할지 상상해본다)


1. 미니어처 슈나우저

2 .비글

3. 그레이 하운드

4. 보더콜리

5. 프렌치 불독과 리트리버


1. 미니어처 슈나우저

여전히 1위이다. 작고 귀엽지만 지적이다. 보호자를 배려하며 논다.

콧털이 간지다. 작고 귀엽지만 나름의 성숙미도 가지고 있는 견종.

푸들과 비숑, 말티즈가 방방 뛰며 이 사람에게도 안기도 저 사람에게도 안기고 다른 개들과 노느라 주인말은 듣지 않는 경우가 꽤 있다. 가자고 하면 세상 떠날 듯 죽을 듯이 반항하는 아이들.

하지만 슈나우저는 다르다. 움직임 자체가 생각을 하며 움직이는 듯하고 주인을 늘 배려한다. 충직한 보더 콜리나 셔틀랜드 쉽독처럼 주인 곁을 맴돌며 논다.


그리고 희귀하다. 요즘 이 친구 키우는 사람이 많지 않아 눈에 더 띈다.

대형견 키우는 일은 다른 영역의 일이다. 돈과 시간이 확실히 보장되는 삶이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슈나우저는 참으로 매력적이고 유니크하다.

2. 비글

개인적으로 비글이 참 좋다. 긍정와 에너지의 끝판왕이랄까!

비숑과 시바견이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꽤 있지만 개들 사이에서는 그리 인기가 없고 까칠한 경우가 많은데

비글은 사람에게도, 개에게도 사랑받는 존재이다.


장점이 확실한 만큼 단점도 명확하다.

지나친 에너지 그리고 (억울한) 목소리.

너무나 아름답지만 목소리가 깨는 여자와 비유하고도 싶다.

그래서 매력덩어리 그 자체지만 부동의 1위는 되지 못한다.


(비글은 할 말이 꽤 있다. 그 이야기들은 따로 빼서 정리를  해볼려고 한다)

3. 그레이 하운드

완전 새롭게 진입한 친구다.


이집트를 대표하는 신비의 수렵견, 살루키가 놀이터를 가끔씩 방문하면 넋을 잃고 보게 된다.

일반인이 연애인 보듯 다르게 보게 된다.

가끔 개가 아니라 늑대가 방문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개들이 등장하곤 하지만, 살루키는 개의 차원을 넘었다.  유니콘처럼 신비의 동물이 방문하는 듯하다.

살루키

그 뛰는 자태는 또 어떤가? 그 유연함과 스피드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그런데 왜 차트에 없냐고?!! 이 개와 산다는 현실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 삶은 이 견종과 살 수 있는 삶이 아니다.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그냥 가끔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다. 천사의 존재를 아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그런 맥락에서 그레이 하운드는 살루키가 소박하고 아담하게 우리 삶에 다가온 형태처럼도 느껴진다.

빼빼 마른 날씬한 몸에 발랄한 움직임. 달리기 시작하면 꽤나 빠르다. 몸이 가볍고 다리가 길쭉해 살루키의 움직임이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또 다른 매력은 다른 소형견들이 본인의 힘과 전투력에 대한 자기 인식없이 정신 없이 짖고 대들고 까칠하게 구는 모습을 볼 때 더욱 두드러진다. 시끄럽고 통제 안되는 소형견들로 사방이 시끄러울 때 늘 수줍어하고 삐죽거리고 점잖은 하운드들이 더 없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보호자에게 의지하며 보호자 다리 밑에 숨어다니며 수줍게 노는 이 친구들이 사랑스럽다. 근본이 착하고 수줍은 친구들.


그리고 이 친구들은 다른 개들과 달리 강형욱의 말대로 옷을 안 입으면 벌거벗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보는 사람이 다 민망하다. 그래서 늘 옷을 입어야 하는데 날씬한 몸매로 인해 이 친구들은 옷태가 근사하기 그지 없다. 옷멋쟁이하면 가죽과 목걸이가 잘 어울리는 도베르만, 닥스훈트와 그레이 하운드가 빠질 수 없다.  

4. 보더콜리

인기가 많다.

잘 생겼지 털색도 이쁘지 더없이 충실하면서 젤로 똑똑하다.

이 친구들 다른 친구들하고 잘 놀기도 하지만 주인이 훈련하자고 하면 다른 개는 신경도 쓰지 않고 온전히 집중해서 기물도 넘고 주인의 지시에 하나하나 따른다. 날렵하고 스마트한 중,대형견이다.   

사랑과 정성으로 견고하게 개를 키우고 싶은 이들에게는 보더콜리가 짱인거 같다.

(셔틀랜드 쉽독과 세퍼드보다 이들이 좀 더 사랑을 받는 시대이다)

영재 키우기에 행복을 느끼는 이라면 그 보람과 성취감이 큰 멋진 개이다.

 

그렇기 때문에 훈련이란 목표에 몰입한 보호자들이 개를 엄하게 대하는 모습은 그리 보기가 좋지 않다.

개와 놀려고 오는게 아니라 훈련시키러 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놀이 공원까지 와서 공부해야 하나?!


요즈음은 이 친구들이 어딘가 격조있고 견고하고 스마트한 대형견 라이프의 한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거 같다.

5. 리트리버와 프렌치 불독

이 둘을 나는 하나로 묶는다. 모두가 좋아하는 이유는 분명히 알지만 아무래도 키우게 되지는 않을 거 같다. 결코 나의 1위가 되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5위권 밖으로는 절대 떨어뜨릴 수 없는 견종들이라 묶어 본다.  


프렌치 불독은 여자친구가 인스타 DM으로 매일 같이 이미지를 보내 그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어쩜~~~

세상 모든 아기개들이 더없이 이쁘고 사랑스럽지만 프렌치 불독 아기개는 이기지 못한다.


미국에서 몇 십년 동안 가장 인기있는 견종 부동의 1위가 리트리버였는데 최근 몇 년 사이 그 1위가 바뀌었다고 한다. 누가 그 자리를 차지했냐?! 아래 요놈들이다.

프렌치 불독들의 치명적 매력! 인스타에서 끝없이 알고리즘으로 보고 있다. 봐도 봐도 좋다. 예전엔 몰랐는데 결코 못생기지 않았다.   

리트리버, 듬직하고 귀엽고 따뜻하다. 개들 중 인간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견종이다. 안고 있으면 마음이 녹는다. 세상이 편안하고 부드럽다. 세상이 축축하다, 침 때문에~

사람들이 영원히 사랑할 개,

신의 선물

리트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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