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용 이야기
끼기기긱- 끼기기기긱-
전자레인지에 냉동 핫도그를 데우던 남편 용용이 다가와 말했다.
"전자레인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
"아 그거. 오래돼서 그런가... 아무래도 접시 돌리는 아랫부분에 뭔가 문제가 있나 본데?"
"으잉?"
"괜찮아. 소리 좀 나도 성능에는 이상 없으니 그냥 써~"
용용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띠-띠-띠-
그러는 사이 전자레인지 타이머는 시간이 다 됐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핫도그를 가지러 주방으로 갔던 용용이 빈손으로 돌아와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핫도그 넣는 걸 깜빡했지 뭐야."
"뭐?..."
"전자레인지 앞에 핫도그 접시가 그대로 있어서 다시 넣고 돌렸어."
"아이고...(할말하않)"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오는데 용용은 뭐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더니 자동차 대시보드에서 좌우로 까딱이는 인형처럼 머리와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며 춤을 췄다.
세리머니를 하며 기분이 더 좋아졌는지 즐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남편 이야기라고 시트콤으로 써."
"시트콤은 무슨. 드라마도 이런 식으로 쓰면 욕먹어. 너무 비현실적이잖아~"
"하하하하"
용용은 나의 반응이 만족스러운 듯 더 신나게 웃으며 엉덩이를 흔들었고,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아들 제제는 소파에서 배를 안고 구르며 웃었다.
"아빠가 비현실적이래~크크크크킄"
엉뚱한 용용씨. 오늘 또 한 건 하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