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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경 Feb 15. 2024

어떻게 유럽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어렸을 때부터 막연한 해외생활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외국 코즈모폴리턴 도시에서 외국인들과 수평적으로 영어로 글로벌하게 일하고 프레젠테이션하는 그런 로망이 있었던 것 같다. 해외에서 성공과 거창한 목표가 있어서 해외생활을 시작했기보다는 한국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싶었던 것 같다. 현재 동생과 나는 외국에서 10년 가까이 살고 있는데 부모님께서는 자녀 모두가 외국에서 일할 거라고는 생각을 아예 하지 못하셨던 것 같다. 우스갯소리로 부모님께서는 어렸을 때 가족 여행을 너무 많이 다녀 나와 동생의 헛바람을 키운 자신들의 잘못이라고 말씀하셨다. 실제로 초등학교 3학년, 96년도에 가족 모두가 프랑스 이탈리아로 학교를 빠지고 3주 동안 여행을 갔던 적이 있다. 부모님께서는 말씀하시기로 일 년 치 저축을 3주 여행에 쏟아부으셨다고 하니 여행에 대한 부모님 열정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을 거다. 


어찌 되었던 2014년부터 2년 동안의 영국유학생활, 2017년부터 시작된 6년 반 동안의 독일 생활 그리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네덜란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대학교 때 짧게나마 홍콩에서 교환학생 싱가포르에서 잠깐 직장생활을 한 것을 같이 계산하면 10년 넘게 타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영국에서 막 석사를 마친 2016년은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되던 해였다. 그리고 서른 하나의 봄에 독일로 해외 취업을 하게 되었다. 여자 나이 서른하나는 보통 다들 결혼 생각을 하는데 나는 돌이켜 보면, 정말 "세상을 탐험하자"라는 욕구가 너무나 강했던 것 같다. 그때 당시에는 정말 세상을 내 오감으로 직접 느끼고 경험하고 싶어 했다.  

런던에서 거주했던 카나리워프. 일주일에 4-5번 정도는 늘 이곳 호수에서 산책을 했었다.

다양한 나라에서 살았더라도 내 몸과 마음에 새겨진 기억은 너무나 다르다. 런던 유학 생활은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런던 생활보다 오히려 짧았던 홍콩 생활이 더 진하게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런던 이후에 갔던 독일은 사실 나에게 있어 너무나 소중한 곳이고, 나를 한층 더 성장시킨 곳이다. 6년 반 동안 독일에서는 함부르크, 뮌헨, 뒤셀도르프에 거주했었는데 정말 너무나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 외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비자 스트레스. 비자 때문에 새벽 6시에 비자청에 나가 줄을 선 것은 다반사였다. 회사와의 갈등, 게이퍼레이드 참여, 그리고 플랫 쉐어링부터 시작해서 점차 집을 넓혀가는 재미, 새로운 취미생활인 하이킹, 수영, 페인팅, 테니스 시작 등 내 삶을 꽉꽉 채워나갔다.

    그리고 무엇보다 열린 가치관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면서 내가 가진 세계관을 넓혀갔다.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서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거기에서 오는 낯선 감정과 스트레스가 있었고 그 낯선 감정을 깨부수고 이해하면서 비로소 넓어진 사고방식과 세계관을 얻을 수 있었다.

2023년을 마무리하며 방문했던 뮌스터 크리스마스 마켓

지난 10년을 돌이켜 보면 여러 도시에서의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갔고, 어느덧 올해는 새로운 나라 네덜란드에서 일을 한지 벌써 두 달째이다. 

네덜란드 나이멩엔의 여름

나의 메거진, "유럽 생활의 풍경과 그림자"는 무작정 유럽 생활에 관한 나의 아름다운 기억을 기록하기보다는 유튜브, 브런치, 뉴스에서 보이는 것과 다른 유럽에서의 삶의 단면을 담담하게 내 경험과 함께 적어보려고 한다. 조금이나마 유럽에서의 취업과 이민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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