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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살림 May 14. 2021

만약 결혼을 앞둔 세 달 전으로 돌아간다면?

하지 않았을 일들.

만약 내가 다시.. 결혼을 앞둔 세 달 전으로 돌아간다면 하지 않았을 일들을 생각해봤다.



결혼반지

연애 9개월 만에 나는 결혼을 했다. 만난 지 6개월 만에 상견례를 했고 3개월 동안 결혼 준비를 했었다. 그땐 남들 하는 건 왠지 다해야 될 것 같았다.

남편은 요리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었기에 위생상 직장에서 반지를 빼야 했다.  나는 결혼반지는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서 우기고 우겨  결혼반지를 맞췄었다.

남편은 뺐다꼈다하기에 보관상의 문제로. 나는 결혼한 지 한 달 만에  임신을 하여 제대로 껴보지도 못했다.

임신을 하면 몸이 붓기 때문에 반지를 낄 수없다. 잘못하면 반지가 빠지지 않아 반지를 절단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임신 동안 반지를 낄 수 없었고 출산한 후에는 아기에게 상처를 낼 수도 있어 끼지 못했다. 아기귀걸이, 목걸이도 잡아당기기 때문에 다른 액세서리도 할 수 없었다. 두 번의 임신과 출산으로 10년이 훌쩍 지나갔다.

 지금은.. 맞지 않아 낀다는 웃픈 현실.

#투박한 내손#왜 들어가질 못하니#10년동안 무슨일이


한복

결혼을 준비하면서 한복을 맞췄다. 편 것과 내 것을 맞추는데 10년 전 130만 원 정도의 큰돈이 들었다.


웨딩 촬영 

결혼식날 폐백 

결혼식 피로연

◇ 올해 코로나로 설에  내려가지 못해 화상전화로 세배드렸을 때 ㅡ마지막으로 입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시댁에 인사드리러 갔을 땐 깜박하고 놓고 가는 바람에 어머님 한복을 빌려 입었고  한 번의 기회는 그렇게 날아갔다.


관리를 잘하지 못했던 터라 얼룩도 심하고 10년이란 세월이 지나  유행에 맞지 않는 촌스러움까지. 두 번의 출산을 거치며 불어난  때문에 맞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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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입고 비싼 쓰레기가 되어버렸다.




웨딩촬영 앨범과 액자

우리 땐  '스몰 웨딩'이라는 말이 나오기 전이였다.

나 때  '스드메'란 말을 한창 할 때였다.

스드메란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을 말한다.

나는 바쁜 스케줄을 쪼개 웨딩촬영을 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사진 찍는 걸 싫어했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내 사진은 귀하디 귀했다. 자연스럽게 미소 짓는 일이 나에겐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 내가 웨딩촬영은 무슨 용기로 했는지.. 나를 좀 더 알았더라면 하지 않았을 일이다. 그나마 액자는 서비스로 주는 것만 받아오고 더 추가하지 않은 게 그나마 불행 중 다행. 결혼 앨범을 딱히 꺼내 볼일도 없었고 10년이 지나다 보니 겉표지는 나처럼 삭았고.. 사진은 촌스럽게 느껴졌다. 아직 비우지 못한 추억 템으로 펜트리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언제쯤 비울 용기가 날지 모르겠다.


방송에서 개그맨 이홍렬 님께서 결혼기념일마다 찍은 가족사진을 공개한 적이 있었다.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동네 사진관에서 가족사진을 찍고  가족들과 외식을 했다고 한다. 가족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 꽤 인상 깊었다. 나도 결혼기념일마다 가족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를 찍어주느라 정작 가족사진은 찍기 어렵다. 얼마 전 초등학교 1학년인 둘째 학교 숙제로 가족사진이 필요했다.  단톡 방에선 가족사진이 없어서 오늘이라도 찍어야겠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코로나 때문에 유치원 졸업식도, 초등학교 입학식도 zoom으로 대체되어 아쉬움 마음에 마스크 낀 채 건물 앞에서 가족사진을 찍은 게 그나마 있어서 다행이었다.

가족사진을 종종 과제로 제출하는 일들이 있으니 결혼기념일마다 찍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같다. 사진 찍기 싫어하는 나지만 사진관 가기 수월할 만큼 아이들도 자랐으니 내년부터는 실천해보려고 한다.



 침대

15평 아파트 전세로 신혼생활을 시작했었는데 신혼가구로 침대, 화장대, 옷장을 세트로 구입했었다. 아이가 태어날 생각은 미처 못하고 예쁜 신혼집을 꾸미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1월에 결혼을 하고 그해 10월에 첫째를 낳았다.

신혼생활은 짧았고 집은 좁았다. 아이와 같이 생활하기엔 침대는 위험하고 불편했다. 좁은 집에서 아이를 키우려면 침대를 처분해야 했다. 실제로 가장 많이 사고가 나는 곳도 침대와 소파라고 한다. 아이가 4개월 정도면 뒤집기를 하기 때문에  아이가 태어난 지 100일도 되지 않았을 때 침대를 중고거래를 통해 1년밖에 사용하지 못한 침대를 헐값에 팔았다. 솔직히 팔린 것도 용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남편과는 따로 잠을 자야 했고 아이를 잠자리 독립시키기 전까지 쭉~그랬다. 아이를 낳을 거라면 높은 침대는 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으니 낮은 패밀리 침대를 구입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아이를 낳은 후의 생활도 예측해서 침대를 구입하시길.

아이가 태어나면 모든 가구엔 안전장치를 붙이게 된다. 손이 낄 수 있기 때문에 열고 닫는 문이나 서랍장. 날카로운 각종 모서리에 덕지덕지 붙이게 된다. 아이를 낳을 생각이라면 값비싼 가구보다 안전한 가구를 구입하는 게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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