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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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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밉나 Aug 31. 2021

그래서... 무슨프로그램인데?

해장님2콘텐츠 리뷰

 시즌1부터 유쾌하고 신선한 콘텐츠로 인기를 끌었던 해장님이 드디어 두 번째 시즌을 시작했다. 해장님 시즌1을 할 때만 해도 막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였던 코미디언 이은지는 이제 다양한 방송에서 게스트로, 고정 출연진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대세가 되었다. 출연자 이은지를 중심으로 활기차게 시작한 ‘해장님2’. 많은 웹예능이 등장하고, 다양한 주제로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뉴미디어 생태계에서 과연 해장님은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해장님2’의 일곱 번째 에피소드까지 보고 난 뒤 개인적으로 느꼈던 내 생각을 두 가지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으로 말해보고자 한다.     


어디서도 따라 할 수 없는 색다른 인트로


 가장 독특하면서도 좋았던 부분은 바로 ‘인트로’였다. ‘해장님2’의 인트로는 다른 웹예능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이한 콘셉트를 보여준다. 레트로 느낌이 물씬 나는 그림과 자막, 그리고 내레이션이 등장하며 ‘한 편의 콘텐츠, 사람의 미래를 바꾸어 놓을 수도 있습니다.’라는 멘트가 나타난다. 하지만, 멘트와는 다르게 ‘해장님2’이 술과 해장을 주제로 하고 있는 콘텐츠인 만큼 이 부분이 확실히 모순적이라고 느껴지면서 더 재미있게 다가오는 장면이었다.      

 다른 웹예능에서는 보통 초반 인트로 10초에 미리 재미있을 만한 ‘킬포’ 장면을 넣고는 하는데, ‘해장님2’의 인트로는 다른 웹예능과 차별화되어 있으면서도 재치 있는 문구, 콘셉트를 보여주어서 콘텐츠 내용에 대한 기대감을 자연스럽게 상승시킬 수 있었다.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콘셉트인 만큼 계속해서 해장님만의 콘셉트로 유지해나가길 바라본다.


확신의 케미를 보여주는 출연진과 제작진


 콘텐츠에서 또 하나 긍정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출연자인 이은지와 제작진들 사이 케미가 좋다는 것이었다. 특히 ‘해장님2’의 1화를 보면 이은지 집에 들어가 아무렇지 않게 촬영을 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같이 얘기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장면을 보고 있으면 작위적이지 않은 콘텐츠라는 것이 느껴진다. 또한, 야구장을 갔던 6화에서 야구장 시구에 선발된 이은지가 주말에 갑작스럽게 제작진을 호출하는 장면은 서로 정말 친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중요하고 긴장되는 순간에 호출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 프로그램에 진심이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출연자와 제작진들 사이가 비즈니스를 넘어 진정으로 서로를 생각해주는 관계라는 것에서 이들의 케미를 ‘해장님2’ 콘텐츠만의 장점으로 느낄 수 있었다.


본격 해장 없는 해장 방송


 그럼에도 가장 아쉬운 것은 ‘해장님2’라는 타이틀을 걸고 하는 방송임에도 해장을 하는 장면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었다. 지금까지 총 7화를 진행했는데 해장이라고 한다면 술을 마시기 전에 PPL인 ‘상쾌한’을 먹는 정도였다. 그렇지 않아도 MBC 옥상에서 직접 담금주를 만들었던 회차인 3화에서는 이은지가 ‘프로그램 이름이 해장님인데, 해장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거예요?’라는 질문을 했지만 ‘술을 마시는 것도 해장의 일부다.’라는 웃음으로 마무리가 되기도 했다.      

 댓글을 보다 보면 ‘근본 없는 콘텐츠라 더 재미있다.’, ‘계속 이렇게 티키타카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으면 좋겠다’와 같이 긍정적인 댓글이 달리기도 했지만, 시즌1에서 했던 해장 콘텐츠가 아예 등장하지 않는 모습에 오히려 실망하는 사람들의 댓글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의 취지에 대해 물어오는 시청자도 있었다. 한 프로그램에 다양한 의견이 공존할 수 있고, 소수의 의견보다는 다수에 의견에 조금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해장님2’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귀담아 들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이 의아해하는 부분이 단순한 악플이 아닌 ‘해장님2’의 본질적인 기획에 대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모든 프로그램이 근본적인 취지를 항상 끌고 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모든 프로그램에는 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틀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콘텐츠 기획이 이루어져야 재밌으면서도 그 프로그램만의 매력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올라온 ‘해장님2’의 에피소드 중에서 해장과 관련된 콘텐츠는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게스트가 등장하고, 새로운 장소에 가다가, 마지막에는 술을 마시면서 콘텐츠를 마무리하는 형식으로 모든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해장에는 당연히 술이 필요하고, ‘해장님2’ 콘텐츠에서 술이 큰 지분을 차지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너무 술에만 치우쳐 있는 모습은 프로그램 취지에 맞지 않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출연자와 PPL만 믿고 가는 프로그램

 ‘해장님2’를 한 마디로 평가하면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재미있는 부분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부분도 분명 있지만 가장 중요한 특징은 제대로 된 기획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해장님 시즌1’은 다양한 해장법을 알려준다는 신선한 기획, 이은지만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재미있으면서 참신한 콘텐츠라는 평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해장님은 매회 게스트가 등장한다. 출연자인 이은지 혼자서도 충분히 콘텐츠를 재밌게 만들어갈 수 있음에도 회차마다 새로운 게스트가 나와 프로그램을 같이 이끌어간다는 것이다.      

 특정 게스트에 대해 재미있다고 댓글을 남겨 주시는 분들이 많지만 그와 동시에 다른 게스트도 불러달라는 댓글이 많이 달리고 있다. 이는 결국 ‘해장님2’라는 콘텐츠를 보고 싶어 하기보다 그 ‘게스트’를 보러 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계속해서 특정 게스트를 보고 싶다는 댓글이 더 많이 달리게 된다면, 콘텐츠는 계속해서 게스트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매 회마다 등장하는 것은 또 있다. 바로 ‘PPL’이다. 매주 ‘상쾌한’이 나오고 PPL 상품 안주가 등장한다. 콘텐츠는 자연스럽게 PPL을 노출시킬 만한 구성으로 이어졌고, 이는 매회 어떤 재미있는 해장 음식이 등장할지를 기대하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실망을 안겨줄 수밖에 없었다.      

 


 정말 많은 웹예능이 등장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술과 해장을 주제로 한 콘텐츠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독특한 콘셉트, 점차 떠오르고 있는 기대주인 코미디언 이은지를 내세워 프로그램을 만든 것은 참신하고 매력적이라고 느껴진다. 그러나 시즌1이 인기를 얻었던 이유를 놓쳐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해장을 하는 이은지’의 모습을 좋아해서 ‘해장님’을 구독하기 시작했다. 벌써 시즌의 반 회차를 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해장님2'는 다시 한번 프로그램의 취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어떤 기획의도로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는지 떠올려보면서 앞으로 더 재밌는 콘텐츠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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