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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idi Jan 14. 2022

00. 컬럼비아 대학교 세인트 폴 채플

뉴욕 건축 스케치

다니던 직장을 잠시 접고, 뉴욕으로 유학을 온 지도 벌써 7개월이 다 되어간다. 뉴욕 생활을 하는 동안 스케치와 글쓰기를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으로 가져온 스케치북은 온갖 핑계로 뒷전이 되어 먼지만 쌓여버렸다. 엉덩이가 가벼운 편이라 방 안에 있기보다는 주로 나가서 돌아다녔기 때문일까. 대신 덕분에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곳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뉴욕의 개발 역사를 공부하고, 친구들과 열심히 발품 팔아 돌아다녔던 경험을 토대로 스케치와 함께 뉴욕의 이야기를 기록하고자 한다.



#01. 컬럼비아 대학교 세인트 폴 채플


내가 현재 석사를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컬럼비아 대학은 1754년 영국 왕 조지 2세에 의해 킹스 칼리지(King's College)로 설립되었다. 오늘날에는 뉴욕시 컬럼비아 대학교(Columbia University in the City of New York)로 알려져 있으며 뉴욕 주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미국에서는 다섯 번째로 오래된 대학이다. 1897년에 현재 위치인 116번가와 브로드웨이로 이전했다. 컬럼비아 캠퍼스는 내가 상상했던 미국 대학의 캠퍼스들과는 조금 달랐다. 안 그래도 좁은 땅에 빼곡하게 개발된 맨해튼에 있어서일까, 자연과 함께하는 넓은 캠퍼스라기보다는 블록 몇 개를 모아 개발한 복합단지와 같은 느낌이었다. 잔디밭과 같은 오픈스페이스는 있지만 조용히 숨어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내가 찾은 나만의 안식처는 바로 세인트 폴 채플이었다. 세인트 폴 채플은 1903년부터 1907년에 걸쳐 지어졌고, 이후 뉴욕 시의 역사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접근하기 쉬운 곳에 있지만 막상 안에 들어가서 텅 빈 채플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학기 중에는 매주 자그마한 무료 공연을 하곤 했는데, 그 또한 매번 소수의 관객들만 함께하고 있어 나만을 위한 프라이빗 공연을 감상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에 딱 좋다. 마음이 복잡하거나 잠시 학업과 잡생각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공연을 보며 앉아있으면 잠시 모든 걱정을 미뤄두고 편안히 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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