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by 휘기에

소리없는 비명이 울려 퍼지고 아무도 듣지 못한 비명은 비명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한 채 땅바닥을 굴러다니며 다시 비명지르고 너는 그 위를 밟고 지나가고 너는 아무렇지 않게 오늘도 밥을 먹을 것이고 너의 행동은 곧 세상의 행동이기에 세상은 고요하다고 선전될 것이고 실제로도 그러하며 풀벌레 소리, 파도소리 따위에 너는 감동을 느꼈다, 위로를 받았다 말할 것이고 짓밟힌 비명은 앞으로도 차마 감히 파도와 풀벌레의 소리를 뒤덮을 매력을 갖지 못할 것이므로 스스로 땅을 기며 아래에서 너를 노려 볼 뿐이지만 너는 이것을 들을 의무도 없고 섣불리 관계맺다가는 너는 파도와 풀벌레 소리를 잊게 될 것이기에 비명은 너를 노려보지만 너가 자신을 보기를 원치 않아하고 그러자면 차라리 비명은 스스로의 이름을 바꿔 비참함이라도 덜어 볼까하고 피 흘리며 스스로를 도려내고 재단하여 네 앞에 갖다두곤 자신을

문학이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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