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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움직이는 밭 Oct 01. 2024

바다 마을 가족 이야기가 쌓인 스테이<세모다락>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요.
1. 부모님,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하는 가족
2. 강릉의 바닷가 마을에서 현지인처럼 지내보고 싶은 여행객
3. 편안하고 따뜻한 톤의 인테리어와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


강릉의 작은 바다 마을, 세모난 지붕 집

세모다락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놀러 갔던 장면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마당엔 감나무가 있었고 평상 아래에서 과일을 깎아 먹었다. 집 안에는 큰 자개장과 나무 선반이 있어 오래된 나무 냄새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식사 때가 되면 식탁에 자리가 모자를 만큼 반찬이 가득했고, 터질 것 같은 배를 두드리며 누워서 티비를 보면 마요네즈에 버무린 과일 사라다를 가져다주셨다. 밤에는 화장실 가기 무서워 요강에 소변을 봤던 경험도 이제는 재미난 추억거리로 여겨진다. 할머니 댁에서 장면이 특별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이젠 하지 못 할 추억이기 때문이다. 먼 길을 운전해 가서라도 벌러덩 드러누워 쉬다 보면 과일 사라다가 나오던 그곳이 생각날 때가 있다.


여기 할머니와 추억을 고스란히 담은 스테이가 있다. 세모다락은 할머니와 가족들의 이야기가 쌓여있는 공간이다. 세모난 지붕이 세 개 겹쳐진 모양과 다락방이 딸린 집이다. 오랜 시간 할머니가 살던 집을 아들 둘이 고치고 손녀딸이 꾸몄다. 어린 시절 자주 드나들며 정겹고 따뜻했던 시간이 쌓여 더욱 특별하다.



할머니의 이야기와 가족의 따뜻함이 살아있는 집


집의 전체 구조는 옛날 그대로지만 인테리어나 가구는 현대식으로 세련되게 바꿨다. 명절에 모든 가족이 모이는 집같이 온 가족이 함께 머무르기 충분한 공간이다. 볕이 좋아 할머니께서 지냈던 방은 원목 서랍장과 함께 퀸사이즈 침대가 2개 있다. 창문 바깥 풍경으로 소나무와 마을 풍경이 한눈에 보인다.



통창이 시원하게 뚫린 거실은 따사로운 햇살이 조명처럼 비춘다. 원목테이블과 새하얀 소파, 고즈넉한 느낌의 수납장이 조화를 이루어 따뜻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거실을 지나 옆 방으로 향하면 퀸사이즈 침대와 함께 단정하고 차분한 원목 인테리어 가구가 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돌담과 수영장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눈부신 햇살을 받은 거울 앞에 앉아 화장을 하는 아침을 상상해 보게 된다.


고즈넉한 원목장은 장인이 직접 만들었다.
모든 가구가 조화로운 공간


나무 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손자들이 지냈던 다락방이 있다. 어린 시절 가족들이 모이면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공간이다. 계단 위로 올라가 분리된 방으로 되어있어 아이들이 밤새 떠들며 놀아도 될만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세모난 지붕 모양으로 비스듬한 천장은 비밀스러운 아지트 같은 느낌을 준다. 가족이 함께 여행을 오더라도 각자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거나 아이들끼리 놀이 시간을 갖고 싶을 때 이 다락방이 제격이다.


다락방에서 내려다본 거실 풍경은 평화로운 오후 4시의 낮잠 같다. 세모다락을 상징하는 세모난 지붕의 모양과 창문 바깥으로 보이는 초록색 풍경, 거실 안으로 비추는 햇살까지. 세모다락의 매력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다락방 위에서 내려다본 거실은 평화로워 보인다.



온 가족이 따로, 또 함께하는 공간

마당에는 대나무, 소나무 숲을 배경으로 개인 수영장이 있다.


마당에는 개인 수영장과 함께 바깥에서 휴식을 가질 수 있는 자리가 있다. 돌담 위로 뻗어있는 소나무와 대나무 아래에서 벤치에 누워 책을 읽다 보면 시원한 바다 바람이 불어온다. 수영장에 따뜻한 물을 받아 발을 담가 여행으로 지친 몸을 달래줘도 괜찮다. 어린아이에게는 나만의 수영장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여행의 피로를 풀어줄 공간이 된다. 저녁이면 천막 아래에서 가족들과 바비큐를 구워 먹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운이 좋아 구름이 적은 날에는 하늘을 빼곡히 수놓은 별을 보면서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온 가족이 바비큐를 즐기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여행의 가장 큰 의미이자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영진해변의 해질녘


영진해변은 세모다락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한 해수욕장이다. 관광객이 번잡하게 몰리는 다른 해수욕장과는 달리 비교적 산뜻하게 바다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수심이 깊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가족 단위로 해수욕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나무 테크로 정돈된 산책로가 쭉 뻗어있어 아침, 저녁으로 푸른 바다를 구경하며 산책할 수 있다.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바닷가 라인을 따라 많은 카페들이 있어 오션뷰를 즐기며 커피와 브런치를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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