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업계 사람은 진로보다 일품진로를 좋아할까?
술담화 직원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해봤습니다
최근 술담화 블로그에는 <일품진로와 진로이즈백은 무슨 차이일까?>라는 글이 올라갔습니다.
바로 이 글!여기서도 간단하게 차이점을 말하자면,
일품진로는 원료의 풍미가 살아있는 증류식 소주이고
진로이즈백은 원료의 풍미가 사라진 주정과 감미료로 만들어진 희석식 소주이죠.
그리고 전통주 업계 혹은 술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원료의 풍미가 느껴지는 증류식 소주가 희석식 소주에 비해 뛰어난 술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른쪽 상단에 보이는 글씨가 혼카쿠 쇼추일본에서는 2002년부터 법률상 증류식 소주를 '혼카쿠 쇼추'. 그러니까 제대로 된 소주라고 한다고 하니 말 다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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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술담화의 직원들이라면 어떨까요?
전통주 플랫폼 회사의 일원답게 모두 진로이즈백보다 일품진로를 좋아할까요?
탕비실에서 블라인드 테스트점심 후 쉬고 있는 술담화 일부 인원들을 붙잡고 비교 시음을 시켜봤습니다. 혹시나 패키지나 무의식이 깔려있을까 봐 블라인드로 시음 평가를 해보았는데요. 사실 희석식과 증류식의 차이가 너무 뚜렷해서 블라인드는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우선 시음평 일부를 공개합니다.
진로이즈백이 더 달고 물탄느낌이고 일품진로는 도수가 더 느껴지는 매운맛과 향이 강했습니다!
취향은 진로이즈백이 단독으로 마시기엔 좋고 일품진로는 칵테일처럼 다른음료나 술과 타먹고 싶어요~!
진로이즈백은 달고, 도수가 낮아 마시기 편하네요.
일품진로는 과실향이 풍부하고, 화끈한 알콜감이 좀 있지만 깔끔하네요.
향미가 더 풍부한 일품진로가 제 취향에는 맞습니다
일품진로는 꽃, 과일향이 좋습니다.
진로이즈백이 도수가 낮은 것 같아 마시기에는 편하네요. 그리고 향도 적어서 어떤 음식이랑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근데 비교 시음 해보니 희석식 소주도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랬네요.
진로이즈백은 마시기엔 부드럽지만 인위적인 알콜향이 도드라지고 물맛? 같은 살짝 비릿한 향이 올라오는게 거슬립니다.
일품진로는 스파이시하고 알콜감이 강하지만 꽃, 과일향이 조화롭고 목구멍에서 뱃속까지 이어지는 뜨끈함이 좋았습니다.
알린이여도 역시 고도수 일품진로가 더 취향이었어요!
일품진로쪽이 확실히 맛과 향이 확실하지만 그만큼 알코올의 매운맛도 강하네요.
맛과 향이 적어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은 진로이즈백.
더워서 그런지 오늘은 진로이즈백이 더 맛있게 느껴지네요.
선호도 결과는 의외로 막상막하였습니다.
시음평을 요약하자면,
일품진로는 풍부한 꽃과 과일 향, 스파이시한 알코올의 맛을 가지고 있는데 이 요소들이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 되기도 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반면 진로이즈백은 무난한 맛과 부드러움이 특징인데 이 역시도 단점이 아닌 장점이 되기도 했죠.
맞습니다. 사실 희석식 소주라고 무조건 나쁘고, 증류식 소주라고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 없어요. 술이라는 것은 개인의 입맛과 술을 필요로 하는 목적과 환경 그리고 시대에 따라서도 그 판단 기준이 달라질 수 있거든요.
실제로 약 100년 전 일본에서는 희석식 소주는 최첨단 소주라는 이미지가 있었다고 해요. 당시 막 등장한 희석식 소주는 최신 설비였던 연속식 증류기를 사용해서 만들어냈거든요. 게다가 공장화된 설비로 수치화할 수 있고 대량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과학적인 술이었죠. 그래서 주정을 이용한 소주를 ‘신식 소주' 혹은 ‘기계 소주'라고 불렀고요. 반대로 증류식 소주는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계몽의 대상으로 봤었죠.
이렇듯 시대에 따라서도 술의 선호도는 바뀝니다.
오늘은 날씨가 더우니까 희석식 소주가 더 맛있게 느껴질 수도 있는 거고요.
그냥 취향의 차이일 수도 있는 거죠.
그러니까 누군가 내가 좋아하는 술이 맛없다고 해도 설교하지 말고 서로를 존중하며 다채로운 술자리를 만들어 갑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