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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 Jan 07. 2023

잘 모르겠다

글의 진정성?

’1일 1 글쓰기‘를 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

왜? 젊음과 건강을 위해 근력을 키우듯이 매일 글쓰기를 통해 ‘글력’을 키우기 위해서! 하지만 단조롭기만 한 나의 일상 속에서 글쓰기 소재 찾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글쓰기 강좌도 기웃거려본들 내 글의 소재 찾기는 오롯이 내 몫으로 남는다. 어느 날 나의 브런치를 가끔씩 들여다본 지인이 ‘그렇게 매일 쓸게 있다는 게 신기하다’란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말에 “매일 쓸게 없는데 쓰려니까 힘들어.”라고 바로 대답을 했었다.


그런데 또 신기한 건 글을 쓰자 마음먹고 책상 앞에 앉아 깨끗한 여백을 단어 하나로 흩트려 놓기 시작하면 그다음부터는 글을 써내려 갈 수 있다. 평범하기만 한 하루하루의 일상에서 소재를 찾으려 해서 이런 걸까, 아니면 글을 쓰면서 예쁜 글 컴플랙스에 빠져 많지도 않은 소재를 스스로 가지치기해버리고 있는 건가…, 심란했다.


매일 “오늘은 무슨 글을 쓸까?”라고 혼잣말 겸 혹시나 떡밥이라도 떨어질까 싶은 마음에 신랑에게 묻는다. 그럼 “아직 못썼어? 오늘도 쓰고 잘 거야?” 정도의 대답이 돌아오는 게 보통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적극적으로 의자를 바짝 당겨 옆에 앉더니 요즘 내가 쓴 글에 공감이 안 가는 이유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면서 해맑게 한다는 말이 ”자기는 너무 착해 보이고 예뻐 보이는 글만 쓰려고 하는 거 같아.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내 미간에 주름이 섰다.


그럼에도 이 남자 굽히지 않고 말을 이어간다. ”파트너로서 하는 말인데, 자긴 너무 보수적이야! 글에 욕도 써도 되고 더한 것도 써도 된다고 난 생각하는데, 요 며칠 자기가 쓴 글에는 자기가 안 보여. 진심을 숨기고 착해 보이기 위해 포장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 내 말 인정해? “ 당시 내 표정은 어땠을까. 나는 단 1초의 고민도 없이 바로 ”아니! “라고 외쳤다. 이어서 ”난 글에 욕 쓰고 싶지 않아! 그리고 내가 내 일상에 이벤트가 많은 것도 아닌데 그럴 일도 없고…“ 순간 씩씩대며 인정하지 않는다고 부정했다. 신랑은 바로 “그래, 나만 그런 걸 수도 있고!” 얄미웠다. “그럼 니가 써!”라고 했고, “아니~ 난 그랬다고.” 끝까지 이 말을 남기고 도망치듯 신랑은 일할게 남았다며 사라졌다.


혼자 있는 시간이 되니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내 글이 정말 그런가…’

일을 잘못했을 때 받는 지적은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게 자존심 상하거나 그렇지도 않고. 그런데 이상하게 글쓰기에서만큼은 이 지적이 달갑지만은 않다. 글을 쓰면서 떠오르는 내 진심을 썼고, 정말로 착해 보이고자 의식을 한 적도 없다. 그런데 왜 그렇게 느꼈을까. 무슨 글을 쓸까 고민하는 순간부터 거슬러 생각해 본다. 쓰고 싶은 글을 쓸 때와 쓰고 싶음에도 소재를 걸러내고 쓴 글의 차이가 이렇게 드러나는 것일까? 잘 모르겠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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