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에 담배를 피우는 것은 합당한가?
근무시간에 담배를 피우는 것은 합당한가?
월요일 아침 김대리는 담배 생각이 간절하다. 일이 도저히 손에 잡히지 않는다. 김 부장의 눈치를 살핀 후 슬그머니 일어난 순간 김 부장이 김대리를 부른다. “이봐, 김대리 또 담배 피우러 나가려고?” 젠장. 걸렸다. 김대리는 자연스럽게 기지개를 피기 위해 일어난 것처럼 기지개를 피고 다시 앉는다. 비흡연자인 김 부장의 승리이다. 과연 오늘 김대리는 담배를 피우러 나갈 수 있을까?
여러분들은 김대리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담배 하나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는가?
어느 분이 댓글로 근무시간에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물어보셨다. 참고로 나는 비흡연자로 근무시간 흡연에 대해 생각을 깊게 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회사생활을 할 때 상사분들이 근무시간에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것에 불만이 전혀 없었고 또 그것을 농땡이라고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그냥 당연해 보였다.
그렇다면 우리 비흡연자들의 입장은 어떨까? 우리에게 주어진 합법적 농땡이는 바로 ‘화장실’이다. 나는 사무실에 들어가기 싫어 화장실 변기에 뚜껑을 닫고 거기서 멍하니 앉아있던 적이 있다. 솔직히 우리 비흡연자들은 이런 경험이 한 번씩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옆 칸에 누군가 들어와서 큰일을 보면 냄새 때문에 오래 있을 수가 없었지만 나에겐 그 시간이 나름 힐링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은 과장님이 “00 씨는 담배도 안 피는데 자꾸 어디 가냐”라고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냥 웃어넘겼지만 할 말이 없었다.
왜 우리의 인식 속에는 근무시간에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것은 합당한 것이고 화장실 변기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것은 농땡이 느낌일까?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시간과 화장실에 앉아있는 시간 모두 일을 하지 않는데 말이다. 군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작업을 하다가 간부가 담배 하나 피자고 말을 하면 흡연자들은 담배를 피우면서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반면 비흡연자들은 그 시간 동안 열심히 삽질을 해야 한다. 그때 처음으로 흡연 충동이 들었지만 잘 참았다.
담배가 업무의 효율을 높여준다면 어느 정도는 찬성이다. 일에 집중이 안될 때 계속해서 일을 붙들고 있는 것보다 그냥 나가서 담배 하나 피고 와서 집중력을 높이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비흡연자들도 일에 집중이 안될 때는 잠시 밖에서 상쾌한 공기를 쐬고 오는 것이 훨씬 일의 효율을 높이는데 좋다고 생각한다. 집중이 안될 때 그냥 의자 가만히 앉아 멍 때리는 것보다 잠시 나갔다 와서 리프레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눈치를 조금 봐야겠지만 말이다.
자신의 일만 잘한다면 뭐 사장님도 좋고 우리도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아니겠는가.
나는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