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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 Apr 10. 2022

제주도에 산다는 것은

제주에서 일주일이 지났다.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꿈꾸고 있을 것이다. 나도 물론 그중에 한 명이었다. 그러던 중 나에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남아 지금 아니면 못 올 것 같아 바로 비행기 티켓을 끊고 이곳 제주도로 왔다. 현재 머물고 있는 곳은 함덕해수욕장 근처인 조천 스위스마을이다. 내가 이곳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조용한 마을이라는 것이다. 아마 처음 생겼을 때는 분양문의가 엄청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조용한 마을이 되어버렸다. 나에게는 그런 장소가 필요했던 것이다. 유튜브 아침 새소리 소리가 아닌 진짜 새소리가 들리는 이곳. 아침마다 알람이 따로 필요가 없다.


 이곳에 온 지도 벌써 10일이 흘렀다. 처음 일주일 간은 정신없이 돌아다녔던 것 같다. 제주도에 왔으니 뽕을 뽑고 가겠다는 마인드로 엄청 돌아다녔다. 일주일이 지나자 모든 것이 새로움에서 익숙함으로 바뀌었고, 관광지보단 조용한 카페가 나에게 잘 맞았다. 딱 일주살이가 가장 좋은 것 같다. 특히 혼자 왔을 때는 한 달이라는 시간을 혼자 보낸다고 생각하면 정말 길다. 말할 상대가 없다 보니 어느 순간 벽에 대고 혼잣말을 하고 거울을 보며 대화를 했다. 아침에는 새들과 대화를 하게 된다. 하도 말을 안 하다 보니 한국말도 까먹을 지경이다. 진짜 과장이 아니다.


어제 함덕해수욕장 근처 캠핑장에서 사람들을 만나 불멍을 했는데 그분들도 다 똑같은 말을 하셨다. 나랑 비슷한 시기에 오신 분들이 많았고, 일주일이 지나자 이곳 생활이 지겨워졌고 도시로 돌아가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태반이었다. 이것이 바로 현실이었다. 물론, 친구들하고 오거나 일행이 있으면 지루하진 않을 것이다. 특히 혼자 오면 강제 묵언수행 한달살이가 시작되는 것이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분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제주살이는 일주일 길면 2주일이 적당할 것 같다. 아니면 다른 일행과 같이 오거나 말이다.


 혼자 있을 때는 바닷가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책을 읽거나 조용히 바다 멍을 한다.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근데 이것도 하루 이틀이다. 맛집을 돌아다녀도 똑같다. 잠깐은 맛있지만 매일 식당 음식을 먹다 보면 어느 순간 집밥이 그리워진다. 그래서 나는 그냥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닌다. 바다를 바라보면서 도시락을 먹는다. 그게 제일 맛있다. 잠깐 여행을 온 사람들은 식당을 찾아다니는 것이 좋고 나처럼 오랜 기간을 정해놓고 여행 다니는 사람들은 도시락이 좋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다.


 벌써 30일 중 10일이 지났다. 이제 20일 정도 남았는데 이 기간은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시간으로 정말 후회 없이 즐기다 와야겠다.


이곳은 제주도 1100고지 . 제주도에서 가장 별이 잘 보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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