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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과맘 Jul 09. 2023

책의 타깃 독자를 0-7세 부모로 한 이유는?

독서가 정말로 사교육을 대신할 수 있나요?


안녕하세요. <독서가 사교육을 이긴다>의 저자 이미향입니다. 책 출간 후 여러 차례북토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책읽기를 즐기기만 한다면 독서는 다른 공부법보다 효과도 좋고 부작용도 적은 공부법입니다. 저의 북토크에 참여하신 분들은 주로 독서에 관심이 많으셨습니다. 따라서 독서로 자녀 교육을 해보겠다는 의지가 있으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분이, 신혼의 남자분이셨는데 "독서가 좋은 것은 알겠는데, 정말로 독서가 사교육을 대신할 수 있나요?"라고 진지하게 질문을 하셨습니다. 


물론 저는 100%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단, 전제가 있습니다. 사교육을 한다고 무조건 공부를 잘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독서도 제대로 하기만 한다면 분명히 좋은 성과를 내지만, 그렇지 않으면 독서도 사교육처럼 실패할 확률이 있습니다. 


거기에 잠재된 위험으로 첫번째 입시제도가 매우 복잡하다는 점이 있습니다. 어떤 것을 하든, 즉 스포츠를 하든 다른 일을 하든, 목표가 어디인지를 알고 가는 것과 그냥 남을 따라가는 것은 다릅니다. 아이들 인생의 1막1장에서 공부의 목표가 입시라고 한다면, 그 입시가 아이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뚜렷하게 알고 가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좋은 학원이라면 무조건 그 학원만 보내면 된다고 생각하거나, 독서가 좋다고 하니 무조건 독서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교육으로 하든, 독서로 하든 입시제도가 어떤 능력을 평가하는가에 대한 탐구가 필요합니다. 한 아이가 대학을 갈 수 있는 방법이 넓게는 수천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 아이에게 불필요한 부분을 제외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복잡한 입시를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끊이 없이 부모가 입시를 공부하거나, 맞벌이 환경이라 알 수 없을 때에는 유료로라도 내 아이에게 필요한 입시 방향을 추려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독서로 아이의 교육을 이끌 수 있는 두번째 전제는 아이가 토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 책읽기는 참 재밌다는 반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지 않고 아이가 독서를 억지로 한다거나, 이미 아이의 공부가 사교육으로 매일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자발적인 독서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충분한 독서가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수학을 월수금 다니고, 화목에 영어를 다닌다면, 아이는 매일 학교에 다녀와서 가방만 바꿔 메고 학원에 가서 수업을 또 듣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저녁밥을 먹고 또 학교와 학원 숙제를 해야합니다. 이렇게 매일 어른보다 바쁜데 저녁 늦게까지 숙제를 해야합니다. 거기에다가 독서가 좋다고 하니 추가로 독서도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현실적이지 않고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부모님이 짜주신 학원에 다니고 있고, 본인 스스로의 자각에 의해서 자발적으로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추가로 독서까지 적극적으로 해가가기는 어렵게 되죠. 본다고 하더라도 힘이 들기 때문에 편안한 만화만 보거나 보기 싫어하게 됩니다. 아이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로 아이 교육을 이끈다는 말은 아이가 7세까지, 즉 다시 말해서 사교육에 발을 적극적으로 들여놓기 전까지 책에 흠뻑 빠져들었기 때문에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혹은 사교육을 최소한만 이용하고도 충분히 독서를 해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학원을 싫어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학원은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는데 반해, 독서는 즐기는 수준이 되면 그만두라고 해도 숨어서 하고 싶은 취미가 되기 때문에 힘이 들지 않고 저절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학원이든 독서든 아이의 취향을 거슬러서 억지로 하는 것은 실패를 부르는 일인 것은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이 책을 쓰면서 책의 타깃 독자를 7살까지의 부모, 즉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자녀를 둔 부모로 했던 이유는, 무조건 7세를 넘으면 안된다는 개념이 아니라 대체로 초등학교 1학년부터는 매일 학원을 다니는 현실을 감안하여 그 전에 독서가 사교육을 대신할 수 있는 기본 바탕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교육의 경쟁이 갈수록 더 심해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어제 신문을 보니까 이제는 유치원 아이들도 두세개의 학원에 다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아이가 독서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더 줄었고 독서로 아이 독서를 이끌 수 있는 환경이 더 위협받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아이들이 책읽기를 너무 재밌어 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초등학교에서 성적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독서 분위기라면 수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선행의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라고 생각되어서 학원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습니다. 초등이나 중등 수학까지도 아이와 싸우지 않고 집에서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아이의 독서는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수학이나 다른 활동을 외부에서 배워야 하는 경우에도 일주일에 3일 혹은 4일 정도여서 아이가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은 편이라면 독서를 병행하여 독서의 장점과 학원의 장점을 적절히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조바심이 들다보면 금세 주 5일, 혹은 일주일 내내 학원을 다니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읽던 책을 손에서 아주 놔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다독을 하는 것과 매일 학원을 다니는 것은 둘 다를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병행을 적절히 하거나 둘 중에 하나를 택하는 것이지요. 만일 아이가 책읽기를 잘 받아들여서 쉬는 시간만 되면 책을 붙잡고 읽는 습관이 생겼다면, 이제부터는 부모님이 우리 아이가 읽을 책을 갖춰주는 역할을 하시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요. 이때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배울 과목을 연계하여 넓고 깊게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로도 아이가 책을 선택해 나가도록 해야 자발적이어서 더 재밌고 빠져드는 독서가 된다는 점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독서가 사교육을 이긴다는 말 속에는 단순히 성적을 잘 낼 수 있다는 의미만 들어간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꾸준히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 아는 것이 많아져서 시험 공부를 중심으로 하는 사교육보다 공부하는 시간을 줄여주기 때문에 지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사춘기를 지나면서도 비교적 정서적으로도 안정되어 있어서 갈수록 공부를 더 열심히 하려는 마음을 가지기 쉽습니다. 공부 성적만을 두고 생각해도 독서가 사교육보다 더 좋은데, 독서는 수치로 표현되지 않는 다양한 능력도 키워줍니다. 즉, 독서를 하면 시험을 잘보게 할 뿐만 아니라 사고력, 이해력, 논리력, 지혜, 문제해결력, 리더십, 창의력 등도 길러주니 더 좋은 방법이지요. 따라서 저는 독서가 사교육보다 돈이 더 든다고 해도 꼭 하고 싶었는데, 독서는 심지어 돈이 거의 들지 않거나 조금밖에 들지 않기 때문에 꼭 독서로 이끌고 싶었습니다. 


초등학생이더라도 아직까지 학원에 다닌 경험이 많지 않거나, 공부에 지치지도 않았고, 특별히 하는 일이 없어서 시간 여유가 있는 경우라면 부모님이 지금부터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매일 읽어주고 좋아하는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신다면 남은 초등기간 내내 매일 독서하고 사교육을 최소한으로 이용하여 비교적 여유롭게 공부와 정서를 둘 다 잡을 수 있습니다.


또, 중학교 성적은 대학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그말은 아이들마다 학습하는 패턴은 다르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하면서 아이의 스타일에 맞는 공부법을 찾아나간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만일 아이가 부모님과 생각이 달라서 공부와 학원을 거부하고 있거나, 사춘기가 심해서 부모님과 사사건건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아이의 마음부터 차분하게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때 아이의 버릇을 고치겠다거나, 게임을 못하게 하거나 자주 꾸중을 하시면 아이가 공부에서 아예 손을 떼어버릴 수도 있고, 부모님의 말씀이 모두 맞는다고 해서 상처받은 마음 때문에 더 반항하는 마음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중학교 시기는 이미 머리가 컸고, 자기 스스로 생각과 판단을 하는 시기가 되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부모 주도로 이끌던 방식을 잠시 멈추고 아이의 의견을 물어가면서 하나씩 아이주도적인 공부법이나 독서를 시작해야 합니다. 


이 시기부터는 아직 동기부여가 되지 않은 영역을 억지로 시킬 수가 없습니다. 한두달 모든 것을 쉬게 하면서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타일러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좋은 책이란 반드시 읽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기 때문에 몇 권을 읽다보면 마음도 편해져서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겠다거나 공부를 어떻게 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놓게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자기의 의견이 충분히 존중되지 않으면 아이는 아무리 좋은 의견도 받아들이지 않을 시기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하지 않던 독서를 갑자기 시키는 일이 초등학생일 때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독서로 아이들의 교육을 이끌고 싶다면, 부부가 힘을 합쳐서 아이가 영유아일 때 충분히 함께 놀면서 즐겁게 책을 읽어주셔야 합니다. 우리 어른들도 좋아하는 사람의 말은 더 들어주고 싶은 것처럼, 아이들도 부모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부모님이 권하는 책을 더 즐겁게 읽고 싶은 마음이 들테니까요.


저에게 영어 지도를 받고자 찾아온 아이들의 부모님들에게 조언을 할 때에도 이미 독서를 습관으로 하고 있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코칭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국어도 영어도 사회 과학도 모두 다독의 영향권 아래에 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학만 학원을 다니면서 독서를 어떻게 할지 도움을 주면 됩니다. 아이별로 이용하는 학원의 수는 다르겠지만, 독서로 더 많은 과목의 지식을 쌓아간 아이들일수록 어린 시절은 즐겁고 여유로울 수 있습니다.


지금 영유아를 두신 부모님들께 아이와 대화의 정서적인 끈을 놓지 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공부도 잘하게 할 수 있는 저렴하고 쉬운 방법이 독서라고 강조하고 싶은 것입니다. 공부를 별로 하는 것 같지 않은데 공부를 잘한다는 아이들은 머리가 아주 좋거나 독서를 매일 즐겁게 하는 아이들입니다. 타고난 머리는 바꿀 수 없지만, 후천적으로 아이가 독서를 꾸준히 하면서 수학만 어느 정도 신경쓰면 초등 실력은 저절로 잘 갖춰집니다. 


수학도 아직 초등학교 입학전이라면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수학 동화나 수학 도서를 읽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수학 도서들은 생활 속에 숨겨진 재미난 수학에 눈을 뜨게 합니다. 수학으로 우리의 생활을 설명하다보니 수학이 필요하고 즐거운 과목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지요. 반면에 공식이나 문제 풀이로 시작한 수학은 재미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호기심을 채워주지도 않고 흥미를 유발하지도 못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으로 공부한 과목이 수학인데 수학이 재미가 없으면, 부정적인 생각은 다른 과목으로까지 옮겨 붙을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이라면 먼저 부모가 그림책과 동화를 재밌게 읽어주세요. 유치원 때까지는 가족과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애정과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 인생 전체를 두고 볼 때 훨씬 더 유익한 시간 활용방법이 됩니다.


전세계를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유대인들의 양육과 교육의 비법은 바로 독서와 토론에 있습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독서의 모범을 보이고 사회와 학교에서 늘 책을 읽고 토론하게 하는 유대인의 힘은 매년 노벨상 수상자의 30%이상이 유대인이라는 것으로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기출 문제를 끝없이 풀어서 정답이 맞는지를 반복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좋은 대학에 입학하더라도 창의성이라는 귀한 능력을 집단적으로 잃어버리도록 했기 때문에 국가적인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 따라서 사교육을 통한 교육은 창의력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AI시대에 바람직한 공부법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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