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상대적 잇점
첫째, 독서는 저렴하다. 요즘은 우리나라도 지자체별로 도서관이 잘 갖춰져 있다. 집근처 도서관에서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고, 빌려다 읽을 수 있으며 꼭 필요한 책은 주문을 요청해서 볼 수도 있다. 책을 선정하는 것이 어렵다면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추천도서 목록을 참조하면 좋다. 맞벌이거나 바쁜 일상으로 그마저도 어렵다면 유료의 도서 대여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골고루 책을 읽을 수 있다. 그러다보면 아이마다 다른 도서 취향을 알 수 있게 된다. 아이의 독서 취향만 제대로 알아도 큰 무리없이 아이가 책에 빠져들게 할 수 있다.
자녀 교육을 같은 결과에 저렴하게 해결한다는 것은 가정의 미래에 좋은 영향력을 미친다. 부모가 해결해야 할 재무 목표는 교육만이 아니다. 주택 대출과 노후준비는 덩어리가 가장 큰 규모의 돈이 들어가는 중대사이다.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에 너희들 키우고 정신없이 일하느라 노후 준비 없으니 아이들에게 의지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아이들의 어깨는 무거워질 것이다. 일에 치여사느라 집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도 인생을 긴 그림으로 바라보지 못한 결과에 해당한다. 지나고 보면 아이들을 키우는 20여년은 금세 흘러간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기까지 앞만보고 달려오다보니 청춘은 간 데 없고 몸과 마음으로 노후가 멀지 않았음을 절감한다. 진정 자녀를 사랑한다면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자녀에게 최대한 주려는 마음보다 자녀가 독립할 수 있게 도우면서 대학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고려하는 자세가 더 유익하다.
교육을 저렴하게 시킬 수 있다면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자제를 바꾸어 호호 할머니가 되기 전에 오늘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영어 학원에 두 아이를 보내는 돈이 80만원이라면 일년이면 960만원이 든다. 아이들과 독서나 온라인 매체를 통해 영어 공부법을 삼으면 영어학원을 다니지 않고 스스로 하는 덕분에 일년에 한번씩 해외로 가족여행을 다녀 올 수도 있다. 아이들과 이런 부분까지 상의하면서 교육비를 절약한다면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부무에게 도움이 된다는 자부심으로 더욱 열심히 독서와 자기주도학습을 하려할 것이다. 또 해외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견문을 넓히면서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나 방향을 정하게 될 수도 있다. 필수적일 것만 같은 교육비를 과감하게 절약할 수 있다면 부유한 사람만 경험할 것이라 치부하던 여가 활동이 미래가 아닌 바로 지금 우리의 여가 활동이 되게 할 수 있다.
둘째, 독서는 학원처럼 시험 점수를 높여주는 것 외에도 다양한 혜택을 준다(단, 학원은 단기 시험 준비에 체계적이고 독서는 중장기적인 실력을 키운다는 점이 다르다.). 독서를 한 아이들은 배경지식과 어휘력이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더 짧은 시간에 자습으로 학교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기본 실력을 갖게 한다. 가끔 이해가 안되는 과목이나 챕터가 있을 때 간헐적으로 학원 특강을 이용하거나 가족의 도움을 받거나 인강이나 유튜브의 도움을 받는 등 자습을 벗어난 형태의 도움을 끼워 넣으면 된다.
독서는 게다가 학원보다 다양한 기타 소득을 안겨준다. 어휘력, 배경지식은 같은 학년 교과서 수준을 뛰어 넘는다. 즉, 독서 자체가 전과목 선행의 역할을 저절로 한다. 여기에 생각하는 힘, 상대방에 대한 이해력, 많이 아는 것에서 생기는 리더십, 그리고 앞으로 사는데 가장 중요해지는 창의력까지 덤으로 생긴다. 학교에서 배운 과목의 내용을 학원 강사에게 한 번 더 들어서 암기하고 문제를 풀이하는 방식과, 많은 책을 매일 읽으며 이해력을 길렀으니 교과서 정도는 혼자서 이해하며 공부하는 방식 중에서 어느 쪽이 미래형 인재의 두뇌를 만든다고 생각하는가.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이듯이, 같은 성적을 도와준다면 나는 독서가 주는 성적이외의 떡고물이 너무나 좋게 생각되었다.
물론, 독서 한 권 안 하고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 반대로 학원 문턱에도 가지 않고도 좋은 대학에 갈 수도 있다. 이런 양극단의 특이한 사례를 기준으로 모두를 평균화할 수는 없다. 각자 아이마다 성향과 타고난 자질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독서가 즐겁다는 생각으로 매일 취미처럼 다독하는 아이들은 좋은 점수와 함께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면서 자신만의 생각과 주관을 키워나간다.
셋째, 독서가 학원보다 더 나은 가장 큰 이유로 나는 독서가 안겨주는 정서적인 안정을 꼽는다. 사람은 스로리에 빠져드는 특징을 가진다. 책을 억지로 읽히는 분위기만 피한다면, 읽는 행위 자체가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웃음 꽃이 핀다. 같은 점수를 내는 동일한 활동이라고 해도 학원은 힘을 쓰는 일이 되고 독서는 즐거움을 주는 취미가 된다.
독서가 일상화 된 아이들은 느긋하다. 학원을 자주 가야하는 아이들에 비해서 여유시간이 많다.따라서 자신의 호기심을 따라 뭔가를 궁리해 볼 시간이 생긴다. 독서가 안겨주는 좋은 점은 상상하며 궁리하는 창의력일 것이다. 호기심 즉 자신의 욕구를 따라 사는 것은 친구를 이기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행복을 배우는 좋은 방식이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사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두 딸은 성인이 되어 자신들이 선택하기 이전부터 학원보다는 독서로 어린시절을 보낼 수 있어 행운이었다며 엄마에게 고맙다고 했다. 독서가 아니었다면, 원하지 않는 훨씬 더 많은 학원을 본인도 다녔어야 했을 것이라면서. 혹시라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향한다면 독서를 하면서 불안했던 마음을 다 내려놓으리라. 기왕 과거로 갔다면 학교 수업 시간에 각자가 선호하는 주제로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춰달라고 교육부 장관에게 호소할지도 모른다. 개인보다는 시스템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공교육만으로도 충분한 환경을 후세에 물려주고 싶어서다. 다른 선진국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