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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세 Nov 14. 2022

대기업은 혁신하기 어렵다고? 우린 몇 번이고 한다

3단계 피봇을 통해 지상 최대 규모의 OTT 서비스로 진화한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온라인 DVD 배송에서 스트리밍으로 BM을 바꿀 때
이미 70억–100억달러 수준의 매출을 내는 거대 기업이었다.
그리고 현재 넷플릭스는 글로벌 1위 스트리밍 업체가 된 이후로 또 한 번
콘텐츠 제작자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 있다. 진정한 혁신 기업이다.

– Gary P. Pisano,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about.netflix.com/en


DVD 우편 대여 서비스로 시작한 넷플릭스, 3단계 Pivoting을 통해 지상 최대 규모의 OTT 서비스로 진화


Step1 : DVD 대여 서비스에서 구독 서비스로 전환 (1999년)

1998년 DVD 우편 대여 서비스, netflix.com이 론칭된다. DVD를 오프라인 대여점에서 직접 빌려 보던 시절, 리드 헤이스팅스와 마크 랜돌프는 우편으로 배달되는 온라인 DVD 대여 사업을 구상했다. 고객이 대여점에 직접 가지 않고, 온라인에서 DVD를 선택하고 우편으로 받아보는 편의성이 비즈니스의 핵심이었다.


당시 시장 점유율 1위였던 오프라인 비디오 대여 체인 ‘블록버스터’는 고객이 제시간에 DVD를 반납하지 않으면 하루 1달러라는 비싼 연체료를 지불하도록 했다. 고객의 연체는 곧 재고 회전율로 이어지기 때문에, 각 지점에서 재고를 관리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한 제도였다.


넷플릭스는 고객이 반납 일정에 대한 압박감 없이 영화를 충분히 즐길 방법을 고민했다. 유통 센터를 기반으로 우편 대여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에 재고 관리, 즉 고객의 연체로 인한 재고 회전율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재고 관리의 경쟁력으로 활용해 연체 없는 월 구독료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를 기점으로 많은 고객을 모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2002년 70만 명의 가입자에서 2005년 360만 명의 가입자에 이르기까지 DVD 대여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Step 2 : DVD 대여 서비스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 (2007년)

2007년은 유튜브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중화된 시점이었다. 많은 기업에선 인터넷 기술, 속도의 발달이 불러올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미래 수요를 예견했을 것이다. 이에 발맞춰 넷플릭스는 2007년 Watch Instantly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후 3년간 삼성, 소니와 같은 가전제품 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Xbox 360, 블루레이 플레이어, TV 셋톱박스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하기 시작해, 2010년에 모바일 앱 서비스를 론칭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로의 전환은 대성공이었다. 2009년, 구독자 수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2010년 이후부터는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했던 서비스를 캐나다, 중남미 등 해외로 확장했다. 3년 새 2배 이상의 성장을 이뤄 2012년에는 구독자 수 2500만 명을 돌파했다.


Step 3 : 콘텐츠 유통 영역에서 콘텐츠 제작 영역으로 확장 (2013년)

넷플릭스가 성장할 동안 많은 미디어 기업 역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의 사업 전환을 시도했다. 2011년, 영화 제작사와 방송국들은 넷플릭스 같은 자체적인 스트리밍 플랫폼을 만들기 시작했다. 넷플릭스와 경쟁사가 된 제작사, 방송국이 저작권료 인상 혹은 라이센싱 중단을 선언하며 넷플릭스는 외부 콘텐츠 수급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콘텐츠 라이센싱 계약 변동으로 인해 예측하기 어려운 비용 증가 문제가 생겼다. 넷플릭스는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안정적으로 비용을 관리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2013년, ‘하우스 오브 카드’를 시작으로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제공했다. ‘넷플릭스에만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위해 월 구독을 시작하는 고객들이 늘어났으며, 이를 기점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 및 제공하며 큰 성장을 이뤄낸다. 2017년 구독자수 1억 명, 2021년 2억 명을 돌파했다.




내 취향을 파악하고 만든 넷플릭스 컨텐츠,
안 보고는 못 배길 걸?


넷플릭스의 콘텐츠 1개에는 20–30개 버전의 포스터가 있다. OTT 서비스의 포스터는 흥행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 리스트를 탐색하며 스치는 1초 안에 눈길을 사로잡는 포스터여야 한다. 똑같은 액션 영화라 하더라도 로맨스를 좋아하는 사용자에겐 러브 스토리를 내포하는 포스터를, 특정 배우를 좋아하는 사용자에게는 배우의 마스크를, 액션 장르를 좋아하는 사용자에겐 액션 영화임을 강조하는 포스터를 제공하는 것이다.


추천 목록뿐 아니라 콘텐츠를 제작할 때도 유저 데이터를 활용한다. 넷플릭스 제작 콘텐츠 중 그 구성이나 시나리오의 퀄리티가 다소 낮은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구독자들은 다양한 컨셉을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취향에 따라 소비하고, 만족한다. 바로 이 점이 넷플릭스 제작 콘텐츠의 큰 경쟁력인데, 개인의 ‘취향’에 맞춘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점이다. 첫 오리지널 시리즈인 하우스 오브 카드는 콘텐츠 시청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수가 선호할만한 배우와 장르를 채택해 제작했다. 넷플릭스 구독자가 많아질수록 개인의 스트리밍 데이터가 축적되어 유저의 선호 장르, 배우, 시청 습관 등의 분석 결과가 정교해진다.


Netflix.com




넷플릭스의 게임 론칭,
과연 성공적인 4번째 피봇팅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지구 1위 OTT 서비스, 왜 모바일 게임을 런칭했을까?

2021년, 넷플릭스는 모바일 게임을 론칭했다. 구독자 포화 상태에 이르고, 신규 구독자수 성장세가 둔화하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은 것이다. 넷플릭스 모바일 앱에서 게임 추천 목록을 통해 다운로드를 유도하며, 구독자에게 별도의 결제 없는 플레이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에 힘쓰던 넷플릭스가 왜 게임 사업에 도전했을까? 넷플릭스는 2018년 4분기 실적 보고서에 그들의 경쟁사가 타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닌, 게임 ‘포트나이트’라고 언급했다. 영상, 음악, 게임 등 미디어의 형태에 관계 없이 유저가 오랜 시간 머물러 있는 플랫폼이 경쟁 우위를 점한다는 시각이다.

결국 유저가 더 많은 돈과 시간을 소비할 대상을 ‘게임’이라 판단한 것이다.


에디터의 생각 1. 넷플릭스의 게임, 아직까진 기존 구독자들에게 제공하는 번들 서비스

아직까진 넷플릭스 게임 플레이만을 위해 월 구독을 시작할 만큼의 경쟁력을 보이고 있진 않다. 대부분의 게임이 짧은 시간 내 즐기는 인스턴트 게임으로, 유저들이 흥미를 잃기 쉽다. 자체 제작 IP ‘기묘한 이야기’를 활용해 만든 게임 역시 장기적인 플레이를 할 만큼의 완성도라 보기 어렵다.


완성도 높은 IP 게임 제작에는 충분한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하며, 그 과정을 거쳐 게임을 개발하더라도 모두 흥행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영상 재생이 목적인 다소 수동적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비해 게임은 유저의 동기를 불러일으켜 적극적인 플레이를 이끌어야 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에디터의 생각 2. 그럼에도 넷플릭스의 게임 진출이 가능성 있는 이유

게임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세대가 지날수록 게임 과금에 관대해진다. 게임 서비스에 대한 진입장벽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 게임 내에서 친구를 만나 함께 플레이하고 네트워킹하는 이른바 메타버스 환경이 점차 발전하고 있다.


2020년,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모임이 줄던 당시 ‘넷플릭스 파티’라는 서드 파티 서비스가 반짝인기였다. 넷플릭스에서 공식적으로 론칭한 것은 아니지만 친구와 온라인으로 만나 영화 보며 채팅하는 서비스는 언택트 시대에 꼭 필요했다. 주변 대부분 사람들이 구독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같이 시청하고, 더 나아가 게임을 같이 즐길 수 있도록 한다면 어떨까?


카카오게임즈가 2010년대부터 인스턴트 게임을 흥행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커뮤니티가 있다. 카카오톡 친구 기반으로 스코어를 경쟁하고 함께 플레이하는 환경은 게임에 관심이 없는 유저마저 끌어와 유행을 퍼뜨리는 커뮤니티 효과를 낳았다. 전 세계 수많은 사용자를 보유 중인 넷플릭스야말로 커뮤니티를 활용한 게임을 만들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친구들이 하는 게임은 나도 하게 되기 마련이다. 커뮤니티를 활용한 넷플릭스만의 게임 네트워크가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Netflix.com






Community builder, the Product World


발행처: <2022 프로덕트 세계 리포트>
Editor: Suz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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