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달래 Apr 18. 2024

 맛 좀 볼래?

지루한지 아님 살맛 나는지 말이죠

80년도에 결혼하고

아이 낳고 35년을 육아에 살림에 유학 뒷바라지에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이제는 쉬어볼까 합니다.

나이 60을 바라보니 삭을 대로 삭았고 주글거리고 탄력도 없이 흐물거리는 몸을 매일 바라봅니다. 쳐지는 건 주름이고 피부에 돋아나는 거무스름한 검버섯은 어느새 친구 하자 합니다. 거뭇한 것이 나든지 들어가든지 이 나이 먹도록 신경 쓸 새가 없었습니다. 선크림을 발라도 효과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하느라 아이들 키우느라 자기 몸 돌보기가 쉽지 않은 주부들의 공통적인 느낌이지요.

다들 말 안 해도 아실겁니다.


35년 일 했음 많이 했지요?


맛 좀 봐 볼까요? 365일 노는 맛 말이죠.

맛을 봐봐야 알 것 같습니다. 빨간지 노란지 아님 쓴지 단지 말이죠.


이제 나에게 휴가를 줄까 합니다. 달래는 살이를 떠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멍 쉴멍 해보려고 합니다.

나의 반려견 P와 함께 말이죠.

보디가드인 막내딸도 있습니다.

떠나기 8일 전입니다.


강아지와 몇 해전 제주로 휴가를 가려고 했습니다. 김포공항에서 비행기 타기 한 시간 전까지 케이지에 들어가지 않는 P덕분에 모든 일정을 다 취소하고 떠나지 못했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가져간 케이지가 아닌 항공사에서 주는 종이케이지에 안 들어가려 하더라고요. 30분 실랑이 후에 하는 수 없이 단호하게 티켓 호텔 렌터카 식당 등을 모두 취소를 해야만 했습니다.


이번엔 그래서 완도 진도 목포 등에서 출발하는 배를 알아보았습니다. 달래는 제주까지의 배 이동시간이 가장 짧은 진도에서 떠나 볼까 합니다. 한 시간 반 가량 걸립니다. 금방 도착하겠지요. 그 시간은 강아지가 견딜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케이지에 들어가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서울에서 진도까지의 여정은 조금 길기도 하겠지만 딸아이와 교대로 가면서 음악을 들으며 떠나는 여행은 어떨지 아직까지는 상상이 잘 안 됩니다.


달래는 이제 퇴직을 합니다.

그동안 애썼다고 나에게 토닥토닥 칭찬을 해주고 싶습니다.

조금 더 하고 싶은 일은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을 더 심도있게 읽고 소통하고 싶습니다.

5달에 접어들었어도 작가라는 호칭은 아직 낯설지만 은퇴 이후의 바람은 조금 더 작가님들 곁으로 다가가는 것입니다.

이제까지는 일주일에 한 번 두 번 정도의 글을 발행했지만 조금 더 사색하고 살아가는 이야기 진솔한 나눔을 갖고 싶습니다.


제주 떠나기 전 일정과 살이가 어떤지 적어 띄우겠습니다.


제주살이 일정이 끝나면 시골살이로 접어 들 예정입니다.

퇴직하면 글을 맘껏 쓰자 하고 시골에 작은 마당이 있는 돌집을 하나 보아둔 곳이 있습니다.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고 비어 있어서 보일러도 담도 처마도 주차장도 손을 봐야 합니다.

하나하나 해보며 어떻게 달래의 집이 변해가는지 저도 기대가 됩니다. 오랜 시간 서울 생활이 익숙해져서 시골생활이 어떨지 어떤 불편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무와 물을 좋아하는 달래는 어린 시절 살았던 시골을 찾아 나섭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고 귀한 댓글 남겨주신 작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달래의 글에 응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봄바람이 선선한 저녁에 글 올립니다.

사랑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인생, 여기가 끝이 아니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