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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Apr 23. 2024

좋아하지 않는 높이


“어떤 사람이 조직에서 높이 올라가는지 아세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높이 올라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높이 올라가요. 그런 사람일수록 필요한 일이 아니라 티 나는 일을 주로 하죠.”

(황선우,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중)



살다 보면 가슴 아플 때 있다.


높은 곳을 바라보며 살 때 더 그렇다. 높이 오를수록 공기는 희박해지고 외로움은 커지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살아내기가 힘들다면 아마 높은 곳을 오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구별에서는 내 위치를 낮추는 것이 순리이지만, 그럼에도 중력을 거슬러 높은 곳으로 올라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더 높이 오르고, 더 많이 받고, 더 많이 인정받는 일은 더 많은 희생을 필요로 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오르막이 힘든 것은 내 고도를 낮추지 않은 것에 대한 경고일 수도 있고, 멋있는 내리막을 준비하라는 배려일 수도 있겠다.



이제는 높은 곳이 귀찮다.


한 때는 높은 곳을 보면 오르고 싶은 호기심이 일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등산을 해도 헉헉거리는 숨을 참으며 더 오르려 하지 않는다. 나의 한계를 알고 안전한 높이에서 내리막을 시작하는 것이다. 더 이상 높이 올라가는 걸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고층아파트도 싫어하게 되었다. 뛰어내려도 죽지 않을 정도의 2층 높이가 딱 좋다는 생각을 한다. 날개도 없는 인간 주제에 새처럼 높이 살면 안 된다는 걸 깨달은 건지도. 내려다보는 윗면의 풍경이 아무리 좋아도, 올려다보던 밑면의 모습을 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냥 순리대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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