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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 Soon Mar 17. 2024

#41. 영어 스터디 스물두 번째 모임 후기

: 살아야 할 이유, 그건 우리가 찾아 나서야 한다.

“He who has a why to live can bear almost any how.”

살아야 할 이유를 가진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견딜 수 있다.

-Friedrich Nietzsche-     


❚새 학기 첫 주말이지만 힘을 내봄

두 달 가량의 겨울 방학을 끝내고 담임을 하던 반 아이들을 졸업시키고 어김없이 새봄이 찾아왔다. 그리고 어김없이 새학년 새학기가 시작되었다. 새롭게 담임을 맡은 중3 반 아이들과 불과 일주일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서먹함을 없애고 친근함을 가지게 되었다. 낯선 사람들을 맞이하며 너스레를 떨고 그들과 조금씩 친해지는 일은 교사로서 일하며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다. 다행히 올해 아이들은 참 사교적이고 사회성이 좋은 아이들이다.      


특히 올해 우리반은 학교 아지터로 아예 대놓고 선언했다. 3학년 열반 중 우리반을 제외하고 나머지 반은 타반 학생이 출입할 경우 벌점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반은 예외이다. 우리반에는 누구라도 놀러올 수 있다. 교실 뒷 출입문 유리창은 우리반 방명록으로 쓰고 있다. 그 곳에 우리반 친구 이름과 손님으로 오는 친구 이름을 정확히 기입하면 누구든 놀러 올 수 있다. 담임인 내가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것은 '소통과 함께함'이다. 우리반 아이들은 그런 나의 뜻을 잘 이해하고 다른 반 친구들을 초대하고 그들이 실내 생활 예의를 잘 지키도록 안내를 잘 한다. 점심 시간에 아이들이 어떻게 친구들과 어울리는 지를 보는 일은 참 즐겁다. 첫 하루 이틀은 혼자 공부만 하던 아이들도 이제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한다. 그런 아이들을 보며 흐뭇함을 느낀다.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함께 공부하는 걸 좋아하는 것은 비단 아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내가 격주 주말마다 어른들을 위한 영어 스터디를 운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 학기 첫 주말이지만 긴장하며 보낸 한 주가 아니라 반 아이들의 활기참에 오히려 힘을 얻은 터라 즐겁게 이번 영어 스터디도 할 수 있었다.  

  

❚새로운 분들의 열심 덕분에

이번 모임에도 새로운 분이 오셨다. 모임 최초로 20대 중반의 여자분이 오셨다. 시내 영어 회화학원에 다니다가 학원비도 부담되고 멀기도 하다면서 우리 스터디 모임을 찾아주셨다. 그분 역시 영어 회화와 영어 원서 공부를 하는 우리 모임을 좋아하셨다. 바로 멤버로 가입하셨다. 오기 전에 미리 우리가 읽고 있던 <원더>책도 준비해오시며 열의를 보이셨다. 지난 모임에 새롭게 오신 분 중 두 분도 이번 모임에 오셨다. 기존 멤버들보다 어쩌면 더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듯 했다. 새로운 분들의 열심 덕분에 나도 기존 멤버들도 힘을 많이 얻을 것 같다. 이번 모임에는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좀 더 늘려 봤다. 이번 주는 삶의 이유를 가진 사람은 무엇이든 잘 인내 해낼 수 있다는 오늘의 명언 덕분에 좀 진지한 이야기를 영어로 나눌 수 있었다.

  

❚스터디를 하는 이유

최근 당근 앱을 통해 스터디를 홍보한 덕분으로 매주 새로운 멤버들이 문의를 해오고 있다. 물론 앞으로 꾸준히 나오실지 어떨 지는 모르겠지만 영어 공부를 함께 하고 싶어하는 중년층이 많아진 것은 확실히 알 수 있다. 온라인 상에 무수히 많은 영어 공부관련 싸이트와 앱이 있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주말 오전에 귀찮음을 무릅쓰고 오프 라인을 찾아주는 사람이 꾸준히 있다는 것은 그만의 이유가 분명히 있다.  시대가 변해서 많은 것이 온라인 세상으로 넘어가고 있다. 그 덕분에 생활에 많은 부분이 편해졌다. 이제는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퇴근할 필요도 없어졌다. 유명한 강사들의 좋은 강연을 방 안에서 클릭 몇 번으로 공짜로 들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오프라인의 만남 없이 살 자신은 없다. 오프라인의 만남을 거의 안하고 살던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느낀 그 공허함과 외로움은 지금도 기억속에 생생하다. 세월 없이 바쁜 세대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40대 중 후반이상 연령의 사람들에게는 오프 라인 스터디 모임은 그래서 존재의 이유가 있는 듯 하다. 요 며칠은 50대 남성 분들이 모임 가입을 하셨다. 우리 모임은 대부분 여자이지만 모임 장소 주인인 남편이 늘 있어서 가끔씩 찾아오는 남자분들을 잘 챙겨주는 편이다. 아직 뵙지는 못 했지만 다음 모임에 꼭 오신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그분들이 스터디를 찾은 이유가 궁금하다. 남들과 함께 배우고자 하는 그 마음이 통하면 계속 오시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꾸준히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

나의 본업이 있지만 나의 부케로 영어 스터디를 2년째 운영하고 있다. 직업이 아닌 일을 이렇게 꾸준히 한다는 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들의 열정이 나에게는 스터디를 계속 꾸려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주된 동력이다. 그리고 인스타에 내가 팔로우하는 혼공쌤의 게시글을 보면서 힘을 얻기도 한다. 부지런한 사람이 멋진 가치를 추구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세상엔 참 많다. 그들의 일상을 살짝 엿보며 자극을 받으며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He who has a why to live can bear almost any how.”

살아야 할 이유를 가진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견딜 수 있다.

-Friedrich Nietzsche-     



그렇지만 살아야 할 이유는 누군가가 우리에게 주는 것이 아니다.

그건 나 스스로 찾아 나서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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