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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 Soon Jun 03. 2024

#46. 영어 스터디 스물일곱 번째 모임 후기

: Thinking will not overcome fear .

❚오겠다는 말도, 안 오겠다는 말도 없이 그냥 불쑥

아들의 농구 대회에 함께 하기 위해 스터디 일정을 한 주 앞당겨 진행했다. 그래서 지난 모임과 이번 모임은 3주의 갭이 생겼다. 3주만에 다시 모이니 오랜만인 듯한 느낌 마져 들었다. 늘 오시던 분, 최근에 다시 오시던 분, 지난 번에는 안 오셨지만 다시 오신 분... 미리 카톡 칼랜더에 참석 여부를 표시해달라고 했지만 결국 다들 오마하면서 안오거나 오는 지 안 오는 지 그저 아무런 말도 없던 분이 불쑥 오기도 하신다. 기왕 오실 거면 미리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오시면 내 마음도 더 좋겠지만 그렇게 하시는 분이 별로 많지 않다. 그런 상황이다보니 스터디 전날 카톡방으로 알려오는 참석자 수는 상당히 저조하다. 하지만 막상 스터디 당일에는 빈 자리가 없을 만큼 참석률은 괜찮은 편이다.      


바쁜 성인들이기에 늘 상황이 유동적인 것은 이해가 되긴하다. 그리고 이런 무료 스터디 모임은 당연히 우선 순위에서 늘 다른 것에 밀리게 되어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아마도 막상 스터디 시간 즘까지 상황을 살표보고 상황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오겠다는 뜻인 것 같다. 어른을 대상으로 무료 교육을 하게 되면 이런 점이 살짝 마음이 불편하다. 엄청 비싼 강연이라면 사람들이 이렇게 가볍게 여기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현직 교사인 나로서는 이런 강연을 유료로 진행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내 능력의 창고

최근 젊은 현직 영어교사가 의원면직을 신청하고 다른 진로로 나가는 걸 보면 얼마나 우리나라의 교사들이 그들의 잠재력을 그저 잠재우고 있어야 하는 지 알 수 있다. 현직 교수들도 현직 공무원들도 다 겸직을 하며 각자 자신의 역량을 더욱 발휘할 수 있도록 허용을 하고 있지만 유독 교사집단에 대해서는 일절 겸직이 금지되어 있다. 이런 갑갑한 상황에서 나의 대안은 바로 현직에 있을 동안 나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자이다. 현재 나는 최대한 나의 가능성을 다양한 분야로 시험해보고 싶다. 지금 당장 이런 강연으로 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니 나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이 스터디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나는 나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나의 뻘짓이 언제까지 갈지. 무모해 보이는 이런 일상의 행동이 어떤 열매를 가져다 줄지. 이 과정에서 내가 느끼는 여러 생각들을 기록하며 내 생각의 변화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미래는 늘 불투명한 미지의 시간이다. 가끔은 그게 두렵고 불안함 마져 가져다 준다. 그렇다고 불안한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기만 한다고 해서 그 미래가 확신과 안심을 선사하지는 않는다.


“Thinking will not overcome fear but action will.”

 생각은 두려움을 극복시켜주지 않지만 행동은 극복시켜줄 것이다.

-William Clement Stone-     


50을 코앞에 둔 지금 나의 최대 관심사는 제2의 인생 준비다. 누구는 퇴직 후 취미와 여행으로 그 시간을 보내리라 기대한다. 나 역시 취미와 여행을 할 생각이다. 하지만 그런 것으로는 만족감을 그리 얻지는 못할 것 같다. 그런 소소한 일상의 재미를 넘어 나에게는 삶의 의미를 가져다 주는 무언가가 더 필요할 것 같다. 그래서 막연히 그 미래를 생각하기보다 오늘 그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하나씩 해보려한다. 이런 무료 강연이 그것 중에 하나이다. 남에게는 무모해보일지라도 나에게 결코 무의미하거나 무모하지 않다. 눈에 보이는 성과에 연연하기 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내 능력의 창고가 보물로 가득차는 매일을 산다면 훗날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이 더 많아지리라 믿는다.      


내 능력의 창고에 넣고 싶은 보물 첫째는 성인 학습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나만의 경험치이다. 그 다음으로는 중간 수준의 보통의 학생보다 소위 아웃라이어(정상 분포 곡선의 양극에 위치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노하우를 쌓은 것이다. 주말에 어른대상 영어 스터디만큼이나 정성을 들이고 있는 건 내가 근무하는 학교의 방과후 영어 수업이다. 중간 수준의 보통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 보다 나의 경우는 소위 아웃라이어(정상 분포 곡선의 양극에 위치한 학생들)에 더 관심이 간다. 그들은 영어 울렁증이 아주 심한 학생들이거나 아주 특출한 학생들이다. 


이런 두 부류는 일반 학원에서는 기피하는 학생들이다. 소위 가성비가 상당히 떨어지는 부류이다. 나는 그런 학생들을 대상으로 귀국 후 현재까지 정규 수업 후 수업을 자처해서 운영하고 있다. 동료 선생님들은 나의 빡센 일정에 놀람을 표현하시곤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도전이 재미있다. 개인적으로 그런 두 부류의 학생들을 지도하면 나름의 도전을 받는다. 영어 울렁증이 심한 학생에게는 최대한 쉽게 영어문법과 영어 공부법을 전수하고 있다. 반대로 영어에 우수한 친구들에게는 원어민과 함께 협업수업을 진행하며 100%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을 운영한다.      


어쩌면 이런 일이 없이 그저 그런 학교 생활을 한다면 삶의 보람을 찾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 대부분 학원 수업을 더 열심히 듣는 학생들에게 정규 수업의 영어 교사가 미치는 영향력을 크게 없다. 그런 저런 이유롤 나는 현재 재정적 이득은 크게 없지만 내 능력치를 키우고 있다. 앞으로 10여년 후면 나에게 오늘의 이 경험이 어떻게 쓰일지 살짝 기대도 된다.      


❚나눔 받기를 당연시 여기는 사람

사실 이런 나의 속내를 스터디 멤버 누구에게도 내비치진 않는다. 대부분은 나의 무료 강연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씀을 해주신다. 나 역시 그렇게 고마움을 표하는 멤버들에게 더 마음이 간다. 하지만 몇몇은 이런 재능 나눔 받기를 당연시 여기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다. 소위 ‘당신이 무료로 한다고 했잖아요. 우리가 무료로 하라고 강요한적도 없잖소.’라는 듯의 표정으로 스터디에 참여하시는 분, 스터디가 끝나자마자 인사도 없이 쌩하니 가는 그런 분들도 있다.  그런 스타일의 사람을 내가 어쩌겠는가마는 이런 분을 그저 무던하게 넘어갈 줄 아는 내가 되는 것이 현재는 좀 어렵다. 이 역시 경험이 쌓이면 더 수월하게 넘길 수 있겠지?     


❚생각 대신 행동

미래에 해보고 싶은 일을 그저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기보다 이렇게 저렇게 실제로 행동으로 행해보고 나니 이런 디테일한 고충이 있음을 알게된다. 무엇보다 지난 1여년간 스터디를 꾸준히 운영하면서 나와의 싸움은 그야말로 내가 행동으로 해보면서 얻게된 가장 소중한 배움이다. 앞으로 몇 년을 더 해낼 수 있을지 아니면 몇 년을 더 하면 이제는 그만하면 됐겠다는 마음이 생길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저 생각만 하고 있기보다 이렇게 구체적인 상황에 나를 던져 넣은 일이 적어도 나의 미래에 대한 막연함을 구체화 시켜주고는 있다.      


❚이 나이에 영어공부를  왜 해야 하냐구요?

이번 스터디 모임에서 이런 나의 행동에 좀 더 힘을 실어주는 좋은 정보를 얻었다. 바로 다음의 영상 속 내용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TAOmZaA71N4 


수험생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싶은 나에게는 늘 그 명분이 희미하고 불분명해지기 일쑤다. 그리고 영어에 거부증이 심하거나 영어를 아예 못 하는 학생들에게 꾸역꾸역 영어를 가르치는 일에 대한 이유 역시 그렇다. 하지만 작년에 이뤄진 한 연구 결과는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과학적으로 증명해주었다.      


어린 나이에 영어 공부를 하면 좋은 이유

 “두뇌 신경세포의 연결이 더 단단해져 인지 능력이 발달된다.”    

  

나이 들어 영어 공부를 하면 좋은 이유

“치매의 시작을 4.5년 연장시킬 수 있다. 또한 인지 보유고(또는 인지 예비능)를 키울 수 있다.”     


사람들에게 외국어를 공부시키면 사회가 더 행복해지는 이유

“일에 대해 감정적으로 반응하기 보다 좀 더 이성적으로 차분히 받아들이는 태도가 생긴다.”     


내가 하는 이 일이 개인과 사회에 유익이 되는 이유

“모국어로 바라보던 관점과 다른 관점으로 일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공감능력과 타 문화에 대한 배려심이 생긴다.”     


나를 위한 일이 남을 위한 일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어쩌면 뻔한 결과를 재입증한 연구 논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과학적 데이터에 근거한 연구 결과를 알게 되니 내가 하는 일에 좀 더 확신이 생겼다.      


여러분들도 오늘 집에 읽혀지지 않은 먼지 쌓인 영어책을 한번 펼쳐 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니면 저의 영어 한스푼 매거진을 읽어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그럼 저는 다시 다음 영어 스터디 모임 준비를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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