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마음의 위로를 얻는 책, 그 섬에 내가 있었네

by 박종학
그때는 몰랐었다.
파랑새를 품안에 끌어안고도 나는 파랑새를 찾아 세상을 떠돌았다.
등에 업은 아기를 삼 년이나 찾아다녔다는 노파의 이야기와 다를게 없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이 낙원이요. 내가 숨쉬고 있는 현재가 이어도이다.
아직은 두 다리로 걸을 수 있고,
산소 호흡기에 의지하지 않고도 날숨과 들숨이 자유로운
지금이 행복하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시작을 위한 이야기에서'


오로지 제주의 풍경만 필름에 담은 김영갑 사진가


그 섬에 내가 있었네는 제주에 홀리고 사진에 미쳐, 20년 가까이 오로지 제주를 필름에 담는 일에 인생을 바쳤던, 고 김영갑 사진가의 에세이 입니다.

1982년 처음 제주를 만난 그는, 그곳의 매력에 깊이빠져 서울과 제주를 오르내리며 사진작업을 하다가 85년부터는 아예 정착해 제주의 거친 들판과 구름, 바다, 억새밭 등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갑작스레 찾아온 루게릭 병, 김영갑 사진가는 창고에서 곰팡이로 물들어가는 사진들이 안타깝고, 퇴화하는 근육을 쓰기위해 폐교된 초등학교를 임대해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손수 만들게 됩니다.

2005년 루게릭 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의 흔적은 두모악 앞마당 정원과 그의 사진속에 살아있습니다.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방문해 보시면 어떨까요?


제주의 평화와 고요가 고스란히 담긴 사진


그 섬에 내가 있었네는 김영갑 사진가가 제주도의 중산간 마을과 마라도, 해안가 마을을 떠돌며, 토박이들의 삶을 바라보고 스며들기 위한 노력과 배고픔과 추위, 더위를 참으며 사진에게 받쳤던 열정, 사진기의 셔터를 누를 힘도 식사를 위해 숟가락을 드는 것도 버거웠던 투병중에도 갤러리 공사를 완성한 고집이 담겨 있습니다.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보다 필름과 인화지를 사는 것에 돈을 쓰고, 찰나의 순간을 위해 자연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던 시간들, 낯선 외지인에 대한 경계로 간첩으로 몰려 고초를 겪던 일,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노인들에게서 얻은 삶의 지혜를 읽고 있으면 막막함과 외로움속에서 치열하고 처절하게 버틴 그의 삶에 경외심을 들게 해 줍니다.


평탄하지 않은 그 삶속에서 버틸 수 있는 용기를 준 건, 오로지 창작에 대한 열정과 꿈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책에는 김영갑 사진가가 촬영한 제주도의 모습들이 글과 함께 사진으로 담겨있는데요.

지금이야 사람들의 눈을 유혹하는 카페와 볼거리가 즐비하지만 이제는 사라진, 그 시절 제주의 평화와 고요가 사진안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에피소드 듣기

https://youtu.be/SOPzgEycLoo?si=bBj2oI7o1FgH3rr3

그 섬에 내가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