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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아연 Apr 30. 2024

아직도 못 벗어난 10년 전의 죄의식


오늘은 새벽 3시30분에 눈이 떠졌습니다. 



'예미녀'가 된 후엔 '미녀' 못지 않은 잠꾸러기인데 왠지 오늘은 일찍 일어났습니다.   



커피를 한 잔 만들어 마신 후 성경을 읽었습니다. 거울에 얼굴을 비추듯 성경에 마음을 비춥니다. 구체적으로 '죄'를 살핍니다. 식사 후 이빨 사이에 낀 고춧가루 살피듯.



지난 해 꼭 이맘 때, 붕어빵 둘째 아들이 제게 로마서 8장을 선물한 이래, 제게 로마서 8장은 최애(最愛)성경말씀이 되었습니다. 로마서 8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백만 번 더 들어도 기분( 氣分)좋은 말, 아니 '영 (靈)'좋은 말이죠. 기분은 수시로 바뀌는 감정이지만, 영은 디폴트 값처럼 한 번 정해지면 영속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저는 이제 죄책감, 죄의식에서 해방되었습니다. 기분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영에 장착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재열 작가의 '심상'





아들은 저의 죄의식을 잘 압니다. 자신이 어떤 가정출신이며 (구체적으로 폭력가정, 이혼가정) 백인사회의 동양인이라는 것과 함께,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일임에도 가정의 핸디캡을 져야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럼에도 저와 자기 아빠에게 단 한 번도 그 점을 비난하거나 원망하지 않습니다. 정죄하지 않는 것이죠. 



자식으로서 부모를 정죄하지 않을 뿐더러, 엄마인 제가 스스로 갖는 정죄감에서도 벗어나길 소망하며 로마서 8장을 보내온 것이지요. 



신앙 안에서 잘 자라준 아들이 고맙고도 고맙습니다. 그 고마움에 자주, 수시로 눈물이 납니다. 








"저는 10년 전과 똑같은 죄의식에 빠져 있습니다..."



며칠 전 지인의 말입니다. 저와 그분은 서로 깊은 대화를 나누는 사이입니다. 이심전심이라 할만큼 진심으로 함께 기뻐하고 진정으로 함께 슬퍼합니다. 



가정사로 함께 많이 고통스러웠던 터라 그 말씀에 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나는 이미 빠져 나온 길에서 그분은 아직도 서성이고 있다는 것에. 



제가 무슨 위로를 드릴 수 있겠습니까. 신앙 안에 있는 분이니 더욱. 신앙의 연륜 또한 저보다 월등 깊은 분이니 더더욱. 영적 상태가 아닌 부디 한 때 기분이기를. 



지나치게 선하고 섬세,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죄에 대한 스스로의 정죄감, 죄의식, 죄책감이 문제입니다. 죄 자체는 예수님을 통해 이미 해결되었기 때문이지요. 예수님이 그거 해결해 주시려고 십자가를 지셨으니까요. 그 사실을 못 믿으면 예수님의 죽음은 속된 말로 '개죽음'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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