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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아연 May 09. 2024

씨알재단 김원호 이사장께

나는 악마를 보았다 3


오늘은 5시에 눈이 떠졌습니다. 몸이 제멋대로 움직입니다. 설사병 때문에 가급적 집에 있어야 하지만, 부득이 나가게 되면 화장실 위치부터 살핍니다. 어제는 병원에서 약 처방을 받았습니다. 어지럼증이 심해 수액도 한 팩 맞고 싶었지만 8만원이나 해서 포기했습니다.




제 언니들이 걱정을 합니다. 이렇게 공개 글을 쓰다 진짜 고소라도 당하면 어쩔거냐고. 당하면 당하는 거지 뭘 어쩌냐고 답했습니다. 옳은 것을 옳다고, 옳지 않은 것을 옳지 않다고 말한 게 죄라서 감옥엘 가야하는 나라라면 기꺼이 가야죠. 대한민국 수준이 그렇다면야. 




돈도 없는데 생활비도 안 들고 잘 된 일이죠. 먹여주고, 재워주고, 글도 안 써도 될테니 얼마가 될진 모르지만 푹 쉬다 나오죠, 뭐. 돌아가신 아버지는 무기징역을 받고 20년 20일도 복역했는데 저야 가봤자 기껏 얼마나 있을까요? 




'감옥이야 가겠냐, 벌금 내고 말테지', 하실 분, 저는 몸으로 때우렵니다. 제게는 돈이 더 무서우니까요. 몸이야 노는 몸이고요. 




사람들이 제게 아버지 DNA를 물려받았다고 합니다. ^^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담임 선생의 비리를 폭로하기 위해 교장실로 쫓아가 교장과 단독면담을 한 아주 당돌한, 아무도 못 말리는 아이였거든요. 성격 상 불의를 보면 못 참죠, 제가. ㅎㅎ








제가 요즘 죽집을 차리게 생겼어요. 제가 아프다고 여러분들께서 죽 선물을 계속 보내주셔서요. 그것만도 고맙기 짝이 없는데 어제는 두 분이 계좌번호를 불러달라고 하셨습니다. 




"수요 예배 마친 후 성령께서 그렇게 하라고 하시네요.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 아니에요. 안하면 내가 괴로워 죽게 생겼어요." "하나님께서 원하십니다. 계좌번호 알려주세요." 




어쩌면 두 분 말씀이 이렇게 똑같을까요? 시간대조차 똑같고요. 한 분은 미국에 사시는 데도 불구하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철저히 돌보고 계시다는 사실에. 나와 성도들을 한 띠로 묶고 계시다는 사실에. 




고맙습니다, 두 분. 정말 고맙습니다. 하지만 제 재정상태는 이제 다시 안정이 되었습니다. 돈 안 보내주셔도 됩니다.  








기왕 손자에게 쓰려고 모은 돈이니 적금 깬 돈 300만원 중에서 절반은 바로 독일로 보냈습니다. 그 즈음에 손자가 발을 심하게 다쳤다길래 맛있는 거 사주라고. 




나머지 150만원 중에서 120만원은 당장 급한 사람에게 빌려줬다가 제 카드 대금 나가는 날에 맞춰서 돌려받았습니다. 




"하여간 돈이 웬수여~~" 그렇게 둘이 낄낄 웃었습니다.




이 와중에도 저의 무리대금업(無利貸金業)을 계속하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작년 여름에 빌려드린 100만원을 아직 돌려받지 못했지만 괜찮습니다. 어차피 누군가에게 빌려줄 돈이니까요. 잊고 계셔도 됩니다.  




무엇보다 그 악마가 빼앗아간 일자리를 대신해 새 후원자가 나타나 주셨으니 형편은 전과 동일합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저는 혼자 된 후 지난 11년 간 연일 기적을 경험합니다. 이제는 일을 안 해도 돈이 들어오니 전보다 시간 형편은 더 나아졌지요. 글만 쓰면 되는 24시간이 오롯이 제 시간인 거죠. 악마 말마따나 놀고먹는 팔자입니다, 제가.^^




대학 가서 공부는 안 하고 얼굴에 화장하는 거나 배워서 놀고먹냐고 배아파 하더라고요, 그 악마가. 








그러고 보니 어제 여러 일이 있었네요. 씨알재단 이사장의 신상을 터는 일조차. 이제 겨우 두 차례 글을 썼을 뿐인데 벌써 신상털기라니! 저도 좀 놀랐습니다. 




신상 터실 것도 없습니다. 8년 전, 이사장님 인터뷰에 다 나오니까요. 








사랑하고 존경하는 김원호 이사장님, 


신아연입니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셔야 합니다. 관동대학살을 본인이 돋보이도록 이용해서 그 연세에 무슨 영화를 보시겠다고요? 




제가 책을 써서 용비어천가를 불러드리지 않아 서운함을 넘어 괘씸하실테지만, 그건 제가 이사장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사장님도 그렇게 쓰는 건 싫다고 처음엔 저한테 분명히 말씀하셨잖아요. 내가 부각되서 뭐 할 거냐고. 왜 그래야 하냐고 글수업 시간에 제게 몇 번이나 말씀하셨죠. 그러셨으면서 지금은 왜 마음이 바뀌셨나요? 




2024년 현재, 변리사 400명에 육박하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로펌을 만드신 분께서 골목대장 완장이 왠 말입니까. 시대의 어른이 되겠다는 분이 되레 퇴행하여 코찔찔이가 되시다니요. 



제가 책을 써서 용비어천가를 불러드리지 않아 서운함을 넘어 괘씸하실테지만, 그건 제가 이사장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사장님도 그렇게 쓰는 건 싫다고 처음엔 저한테 분명히 말씀하셨잖아요. 내가 부각되서 뭐 할 거냐고. 왜 그래야 하냐고 글수업 시간에 오히려 제게 반문하셨죠. 그러셨으면서 지금은 왜 마음이 바뀌셨나요? 

2024년 현재, 변리사 400명에 육박하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로펌을 만드신 분께서 골목대장 완장이 왠 말입니까. 시대의 어른이 되겠다는 분이 되레 퇴행하여 코찔찔이가 되시다니요. 

제가 책으로 용비어천가를 불러드리지 않으니 이제는 다큐영화를 찍고 계신다고요? 이사장님이 100년 전 관동대학살의 진실을 밝힌 주역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지난 주엔 그래서 일본을 다녀오셨다고요. 이어 우크라이나에서도 다큐를 찍을 예정이라면서요? 그래서 세계평화운동의 기수로 자리매김을 하여 노벨평화상을 노리고 계신다고요? 

이사장님, 개가 웃고 소가 웃을 일입니다. 이사장님이 세계 평화를 위해 무슨 일을 하셨다고. 그러나 이제부터 하셔야죠. 진짜로, 제대로. 재단 돈이 50억원이라죠? 아무리 돈이 많아도 돈 그렇게 쓰시는 것 아닙니다. 옳지 않습니다. 

노추부리지 마십시오!

이사장님, 그런 분 아니지 않습니까. 10년 간 뵈어온 이사장님, 사과값이 너무 비싸 제가 사과를 아예 못 사 먹을 때, 제게 손수 사과를 깎아다 주기까지 하신 이사장님, 저를 처음 만났을 때 매월 200만원을 생활비로 선뜻 제안하신 이사장님, 제가 뭐라고, 제가 무슨 한국의 문학 꿈나무도 아니고 그럴 수 없다며 저는 매월 20만원만 받았지만, 200만원 주시는 것과 똑같은 감사를 10년 째 동일하게 간직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악마가 대한민국 초대형 로펌의 위력으로, 거대한 권력으로 저를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데도 수수방관하시니 저는 골리앗 앞에 선 다윗보다 더 초라하고 작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바람 앞에 촛불입니다.  

제가 무슨 잘못을 했습니까. 이사장님께 용비어천가를 불러드리지 않은 죄가 그리 큰가요?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이사장님, 저에 대한 처사가 하나님 앞에 떳떳하신지요? 그리고 이사장님은 철학과 나오셨잖아요. 그것도 서울대에서. 

그럼에도 아무리 아무리 아무리 옳지 않다고 말씀드려도 콧방귀도 뀌지 않으시니, 최후의 수단으로 이렇게 공개적으로 말씀을 드려봅니다. 다음으로는 사모님께 이사장님 좀 말리라고 해볼 참입니다. 

제가 10년 간 뵙던, 뵙고 함께 진지하게 대화하던, 제가사랑하고 존경하는 김원호 이사장님 맞습니까?


https://naver.me/xOmxLiB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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