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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아연 May 13. 2024

이사장의 똥구멍을 핥으라고?

나는 악마를 보았다 5


요즘 제가 무슨 사이비 교주가 된 것 같습니다. ㅎㅎ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께서 보내라고 하셔서 제게 돈을 보낸다는 분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어서요. 요즘은 계좌번호를 몰라도 송금할 수 있다는 것에 당황스럽습니다. 



저는 절대, 결코 받을 수 없다며 '반송'을 누릅니다. 



저한테 돈 보내지 마세요. 저 돈 있어요.^^ 선물도 이제 그만 보내세요. 제 방은 작고, 제 냉장고는 제 품에 안길 정도의 크기니까요. 



여러분들의 소중한 마음만 받겠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옳지 않은 일을 옳지 않다고 말하는 용기를 내기에 충분합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오늘은 '악마'에게 당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 enginakyurt, 출처 Unsplash





제가 자꾸 '악마, 악마'하니까 그 사람은 이름이 뭐냐고 궁금해 하시는데요, 악마라는 이름보다 더 적합한 이름이 없기에 그대로 악마로 칭하겠습니다. 이름을 댔다가는 그의 악행이 희석될까 저어된 나머지.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많지요. 나쁜 사람 중에는 사이코패스(공감 및 죄책감의 결여, 충동성, 자기중심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성격장애)가 꼭대기에 있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사이코패스 위에 악마가 있습니다.




숭실사이버대학 이호선 교수가 악마를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악마란 다른 사람의 머리 속에 들어와 그 사람의 삶을 지배하고, 판단을 흐리게 해서 합리적 선택을 못하게 만들어 고립된 방에 가두는 자"라고. 



씨알재단 김원호 이사장의 하수인이 꼭 그렇습니다. 제게 올가미를 씌워 목줄을 죄며 자기 머리통을 제 머리에 이식하려 했으니 지난 3개월간 제가 치른 싸움은 내 머리, 내 생각, 내 판단, 내 감정을 그 악마로부터 지키려는 극렬한 몸부림이었던 거죠. 



결국 악마는 실패했지만, 이를 갈며 지금쯤 또다른 악을 도모하고 있겠지요. 저는 전쟁의 후유증으로 몸에 병이 난 거고요. 



관동대학살에 관한 책을 악마의 입맛에 맞게 쓸 수는 없다고 하자, 그 첫 번째 복수로 이사장과 함께 하던 글수업을 그만두게 했습니다. 그만두겠다는 결정은 제가 했지만, 그만 둘 수밖에 없도록 밤낮 들들 볶아대는 통에 자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사장은 악마의 결정을 묵인했습니다. 제발 저 악마의 악행을 멈추게 해 달라는 저의 호소를 받아 준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자신을 통하지 않고는 그 누구도 재단 이사장을 독대할 수 없음에도 신아연은 사사로이 이사장에게 접근하여 글 수업 자리를 얻어냈다는 것이 저를 쫓아 낸 이유였습니다. 또다른 이유는 신아연의 실력으로는 이사장에게 글을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신아연은 글을 써서 입에 풀칠도 못하는 무명작가라서. 



감히 '미스터 악마'의 윤허없이 이사장을 독대한 것에 용서를 빌며, 그러나 이사장이 무슨 불후의 명작을 쓸 것도 아니고 나 정도면 글 지도로 충분하다고 말했지만 악마에게 그 말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저를 꽃뱀 취급을 했지요. 이 나이에 꽃뱀이라니, 남들이 들으면 제가 미인이라도 되는 줄 알겠지요. ㅎ



그러나 그 악마는 결국, 기어코 저를 이사장의 꽃뱀으로 몰아갑니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겠습니다.  








여기서 잠깐, 악마가 관동대학살에 관한 글을 씨알재단 김원호 이사장이 주인공이 되도록 쓰라는 구체적 지침은 이랬습니다. 



"도쿄 아라카와 강에서 열린 100주기 추도제에 함께 갔던 사람들 중에 김이사장 외에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오직 이사장의 시선과 관점으로 서술되어야 하며, 추도제에서 신아연이 보고 느낀 절절하고 먹먹하며 애닲은 마음조차 이사장이 그렇게 느낀 것처럼 바꿔 쓴다. 신아연이 김원호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더불어 신아연은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대중에게 인정받지 못한 무명작가이므로 나(악마)의 철저한 지도하에 문장 한 줄, 심지어 토씨 하나라도 내가 바꾸라면 바꿔야 한다. 나는 신아연의 디렉터로서 편집의 전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무슨 미친 개소리냐고, 그럴 거면 차라리 네가 쓰라고, 지치득거(舐痔得車)하라고 일갈했더니 진짜 지금 자기가 쓰고 있다네요. 



지치득거란 '똥구멍 치, 핥을 지, 얻을 득, 수레 거'로 똥구멍을 핥아 수레를 얻는다는 뜻으로, 비열하게 아부하여 더러운 이익을 취한다는 뜻입니다. 장자가 한 말이죠. 



장자(莊子)》 〈열어구(列禦寇)〉에 나오는 우화이다.



송나라 사람 중에 조상(曹商)이라는 자가 있었다. 그가 송나라의 임금을 위하여 진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되었다. 그가 진나라로 떠날 때에는 고작 몇 대의 수레가 주어졌지만, 진나라의 임금이 그를 매우 반기며 수레 100대를 더 붙여 주었다. 



그가 송나라로 돌아와 장자를 만나 말하기를, "대저, 비좁고 누추한 빈민굴에 살면서 구차하게 신이나 삼고, 비쩍 마른 목덜미를 하고 두통 때문에 얼굴빛마저 누런 것은 내가 부족한 탓이었네. 그보다는 만승(萬乘)의 임금을 깨우쳐 100대의 수레를 얻는 것이 나의 장기였네" 하였다. 



장자가 대답하기를, "진나라의 임금이 병이 나서 의사를 불렀을 때, 종기를 째고 고름을 빠는 자에게는 수레 한 대를 주었고, 치질을 핥아서 고치는 자에게는 수레 다섯 대를 주었다네. 따라서 치료하는 하는 곳이 더러울수록 받는 수레의 숫자가 많았다네. 그런데 자네는 어떻게 그 치질을 빨았기에 그리 많은 수레를 얻었는가? 더럽네. 자네는 빨리 돌아가게" 하였다.



장자는 이 문답을 통해 윗사람에게 아첨하여 이익을 얻는 자의 비열함을 통박하고 있다. 지치득거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쓰인다.


[네이버 지식백과] 지치득거 [舐痔得車]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내일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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