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임금제도
나는 한 달에 네 번 또는 다섯 번 주급을 받는 주급 쟁이다.
호주는 대부분 주급이나 2주 페이가 대부분이다.
호주에 처음 왔을 때 가장 좋았던 점이 한 달 동안 내 월급날만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요일은 회사마다 다르지만, 지금 다니는 회사는 매주 월요일 오후에 주급이 들어오는데 꽤나 쏠쏠하다.
이게 얼마가 되었든 주급의 맛을 봐버린 사람은 알 거다.
이 전 직장은 2주 페이를 했다. 즉 한 달에 두 번 월급을 나누어 받았는데 2주 페이 받을 때는 못 느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돈이 들어오니 이게 더 기분이 좋달까.
단점도 존재한다. 주급을 받다 보니 돈을 쓰는 계획이 굉장히 지출 위주로 된다는 점이다.
충동구매를 할 때면 찾아오는 생각이
“괜찮아, 다음 주면 또 돈 들어오니까”
한국의 서민 가정에서 자란 나는 내가 얼마나 최악의 소비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우리 엄마가 우리 집의 가계부를 들춰본다면 경악을 금치 못할지도 모른다.
호주 친구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호주는 저축문화보다는 소비의 문화가 굉장히 발달되어있다.
물론 저축을 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월세도 월로 계산되는 게 아니라 주로 계산되다 보니
돈이 없는 건 월급쟁이나 주급 쟁이나 매한가지다.
즉, 호주 부자들은 아껴서 자산을 불려 부자가 된 케이스보다
그냥 임금이 높아서 돈이 많아진 케이스가 더 흔하다. 한국도 그렇지만.
호주에 있는 내 친구는 직장임에도 나의 2배를 번다… 우리는 같은 나이다…. 힝…
또 하나 단점이라면, 매주 집세를 낸다는 것이다. 물론 2주에 한 번씩 집세를 내고 있지만 너무 빨리 돌아오는 집세가 야속하기만 할 뿐이다.
게다가 이놈의 집세는 좀 비싼가. 통장에 돈이 좀 쌓일라 하면 집값을 내고 나면 텅. 장.
빨리 자가를 사가지구 집값만이라도 줄이고 싶다.
부끄럽지만 내 월급을 살 짝 오픈하자면,
나는 주에 세금 떼고 $1000 조금 넘게 통장에 찍힌다.
세금은 27%나 떼어간다. 보기 좋은 유리알이 바로 직장인이 아니겠는가.
(나는 호주의 평균 요리사 연봉을 받는다)
자기 비즈니스 넘버를 가지고 있는 남편은 세금을 안 떼고 주급이 들어오니 나보다는 훨씬 많은 돈이 찍히지만
생활비 쓰고 나면 돈이 없는 건 나나 그녀 매한가지다.
결론은 이렇다.
월급을 한 달에 네 번씩이나 받으니 기분은 매우 좋다.
그러나 소비습관은 최악이 된다.
하지만 본격 직장생활 3년차, 우리는 드디어 올해 10만달러 모으기 목표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