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호주 사는 로동자

라이킷 11 댓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아야 Sep 19. 2021

천만원을 잃는 게 이렇게 쉽다고?

어려운 유학의 길

남편과 나는 한국에서 꽤나 급하게 이민을 준비했다. 워킹홀리데이 시절 호주에 있으며 영주권을 받았던 사람들을 보았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나름 길을 알고 있다고 자만했다. 그렇게 우리는 유학 후 기술을 가지고 이민을 도전하기로 정했다.

결혼 준비 3개월과 이민 준비 3개월을 함께했다. 남들이 집 알아보고 가구 알아볼 때 우리는 유학을 떠나기 위해 영어공부와 학교를 알아보았다. 남편과 나는 이 당시에 우리가 가질 새로운 직업공부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많이 했다.

외식업을 하고 싶었던 나는 요리를 선택했고, 남편은 자동차 정비를 선택했다. (아직 의문이다 갑자기 관심도 없던 자동차 정비를 선택한 점)

호주에서의 공식적인 첫집에서

결혼식을 후다닥 올리고 호주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어학원에 들어갔다. 워홀 시절 어학원에서 영어를 배우는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웠는데, 그 꿈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나는 3개월 남편은 6개월 동안 영어공부만 했다.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파티도 하고 매일 노니깐 꽤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나는 3개월 뒤 시험을 보고 요리학교에 입학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어학연수 6개월을 한 남편이 시험에 통과를 하지 못해 학교 입학이 불가능하다는 거다. 이땐 정말 너무 난감했다. 한국에서 이미 학교 입학 날짜를 정해두고 반년치 학비를 냈다는 거다. (나중에 내도 되는 건데 우리가 몰랐다)

남편은 어학연수를 6개월 더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때 정말 때릴뻔했다. 너무 짜증 나서. 멜버른에서 어학연수를 그것도 비싼 어학당을 다니고 있어 한 달에 영어학원비만 150만 원가량 내고 있는 와중에 6개월이나 더 하겠다니? 게다가 6개월 동안 영어공부를 했는데 학교 입학을 못하다니? 너무 예상 밖이어서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나를 더 분노하게 만든 건 6개월 뒤에도 학교를 입학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서 진지하게 물었다.

“자동차 정비 공부를 하고 싶어?”

“아니 잘 모르겠어”

“…???????….”

그리고 며칠 뒤 우리는 과감하게 남편의 공부를 포기했다. 그리고 이미 낸 학비 팔백만 원은 너무 늦게 환불 신청을 했으므로 돌려받을 수 없고 우리의 비자도 다시 바꾸고 보험도 들어야 해서, 천만 원이 공중분해되었다.

이 일은 다시 생각해도 너무 화가 난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유학원은 절대 믿지 마라. 파는 건 하지만 환불은 도와주지 않는다)

그렇게 남편은 공부를 포기했고, 남편은 이것저것 일을 바꿔가며 일을 하다 몇 년 전 타일을 붙이는 일에 정착해서 기술자로 살고 있다. 우린 꼭 몸으로 부딪히고 돈이 깨져야 깨달음이 생기나 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