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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세 Jan 13. 2023

독립서점 사장님이 만드는 로컬매거진

계간 생활방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독립서점을 운영하다 보니 다양한 독립출판물을 만나게 됩니다. 작가들은 서점에 책을 입점시키기 위해 입고메일을 보내는데요. 책을 쓰게 된 의도와 무엇을 담고자 했는지,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썼는지 적혀있답니다. 그 메일을 보고 책방에 입고를 할지, 말지 결정을 하는 게 독립서점 책방지기가 하는 일이에요. 모든 책을 입고하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제 취향에 맞는 책이나 소개하고 싶은 책들을 위주로 고르게 되더라고요. 여하튼, 입고메일을 읽다 보니 저도 독립출판이 하고 싶어 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민을 하던 때에 로컬매거진을 만나게 됐습니다. 그리고 아, 이거다! 싶었어요.


'안녕망원'편집장님이 진행하는 '안녕로컬'수업을 들었고 6개월 만에 <계간 생활방식>을 출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어딜 가나 '최초'라는 타이틀은 주목받기 나름이니 평택 '최초' 로컬매거진이라고 이름까지 떡하니 붙였지요. 아직까지 내가 최초인데 왜 네가 최초를 붙이냐는 소리를 안 들은 걸 보면 최초 맞겠죠(...) 22년 6월 1일에 텀블벅 오픈을 시작으로 <계간 생활방식>은 시작되었습니다. 아직까지 견고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구구절절 쓸만한 이야기는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 이야기가 더 쌓이면 기회가 생길 듯합니다. 하지만 로컬매거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정도는 제가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써보려고 해요.




대학생 때 교수님께서 지역, 로컬, 공동체, 동네에 대해서 많은 걸 알려주셨습니다. 청소년관련된 일을 하셨던 분이었기 때문에 지역기반을 만드는 것에 힘을 많이 쓰셨죠. 그래서 졸업 전 실습을 나갔을 때도 지역관련된 일을 많이 하는 청소년센터를 골라서 가기도 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때의 분위기가 아직도 생각이 나요. 센터 선생님들도 다 좋았고, 동네 어른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축제를 준비하고, 아이들이 센터와 학교와 동네에 있는 가게를 자유롭게 오고 가며 인사하는 분위기였거든요. 그때 저에게 로컬이란 안정감을 주는 개념이 된 것 같아요. 물론 그렇다고 모든 게 좋은 건 아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좋았습니다. 회사도 그쪽분야로 일을 했으니, 저는 로컬과 관련된 일을 계속하고 있었네요. 다른 쪽으로는 고민도 해보지 않았어요.


그렇게 회사생활을 하다가 독립서점을 열었고, 운영을 하면서 다양한 공모사업도 해보았습니다. 공모사업을 하면서 제가 하고 싶었던 일들도 많이 해 봤고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죠. 지역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고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 분들도, 단체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함께 큰일(?)을 도모해보기도 했고 때로는 의견이 달라서 조율해 나가는 과정도 있었어요. 그러면서 아이디어를 뺏기기도 했고, 같이 하자고 해 놓고선 팽~ 당한 적도 있었습니다. 맞아요, 내 돈으로 나 알아서 하는 게 최고더라고요. 그래서 방향을 조금 바꿨습니다. 내가 잘하는 거, 그래서 아무도 못 건드리는 걸 해보자!


그래서 로컬을 독립서점 안에서 풀어내볼 고민을 했습니다. 사진으로 기록해 볼까, 지역을 소개하는 어플을 개발해 볼까. 이 생각에 사로잡힌 건 아니지만 문득 떠오를 때마다 다른 지역의 사례도 찾아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중 로컬매거진을 만나게 됐고 망설이지 않고 바로 시작하게 됐어요. 무엇보다도 잘 해낼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저 스스로 페이스를 조절해야 하니 3개월에 한 번씩 내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처음 계획은 제작 2달, 텀블벅 펀딩 1달로 계획을 했었는데요. 창간호를 만들고 2호를 만들면서 그 기간이 꽤 촉박하더라고요. 로컬매거진만 만드는 게 아니라 제 개인적인 일정들을 소화해야 했으니까요. 때마침 2호 펀딩이 무산되면서 아, 꼭 펀딩의 일정에 맞춰서 제작하지 않아도 되겠구나라고 생각을 했어요. 펀딩 기간을 줄이고 제작기간을 늘리면서 물리적으로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랬더니 인터뷰를 어떻게 해야 할지, 편집의 방향을 어떻게 해야 더 좋을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지금 창간호를 보면 대충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아니, 만들 때는 한 페이지를 붙잡고 몇 날 며칠을 고민했었는데 지금 보니 대충 만들었네 라는 생각이 들다니.


인터뷰를 할 때에 처음은 어떤 사람을, 어떤 가게를 해야 할지 고민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지 고민을 하다 보니 인터뷰의 깊이가 조금 달라지더라고요. 독립서점을 운영하면서 이 공간에서 이야기를 쌓아나가고 싶어 졌어요. 견고하고 단단한 내공을 쌓는다면 이곳은 더더욱 특별한 곳이 될 거라고 믿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계간 생활방식>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면서 뚜렷한 목적과 목표가 생겼습니다. 10호를 특별판으로 제작하고 싶어 졌고, 그러기 위해서 저는 또 열심히 <계간 생활방식>을 만들어 나가야 하겠죠. 그리고 올해는 기회가 닿으면 외부로 나가볼 생각입니다.


※계간 생활방식은 독립서점에서 구입 가능하고, 택배발송도 가능합니다:D

※또 로컬매거진에 대해서, 독립서점에 대해서 강의자가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불러주세용...♡(수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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