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새로운 아이폰의 출시로 세상이 떠들썩한 와중에 아이폰 14는 다소 수치스러운 오명(?)으로 인터넷에서 빠르게 회자되고 있다. 각종 뉴스 기사와 평론가들은 아이폰 14가 애플 역사상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업그레이드라는 의견에 입을 모아 동조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은 그래서 핸드폰을 바꿔야 할지 말지에 대해 얘기하려는게 아니라, 아이폰 14에서 새롭게 등장해 UX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을 '다이내믹 아일랜드'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디자인계에서는 이를 두고 '전혀 새로울 게 없는 변화'를 숨기려는 부끄러운 술책이라 하지만, 한편으로는 UX 디자인의 '넥스트 르네상스'라 할 만큼 대변혁이라는 의견도 있다.
어쩌다가 이런 "작은 UI 업데이트"가 애플 팬들과 UX 업계를 양극화 시킨걸까?
오늘 우리는 아래의 3가지 질문에 답하면서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심도있게 분석해볼 것이다.
1. 다이내믹 아일랜드의 정체는 무엇인가?
2. 왜 애플은 이토록 유난인가?
3. 이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UX 디자인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것인가?
프로덕트 디자이너 리드로서 쌓아온 프로젝트와 경험을 공유하면서 여러분이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영 쓸데없는 것인지, UX의 미래가 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에 의견을 보태보려 한다.
다이나믹 아일랜드는 전면 카메라가 있던 곳에 마치 알약 모양처럼 도려낸 부분을 두고 애플이 자체적으로 붙인 이름이다.
만약 이를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형태와 UI에 있어서 "매우 사소하고 하찮은 변화"라고 생각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전세계의 수 많은 애플 팬들과 디자이너, 유저들에게 그토록 큰 반발감을 준 것을 이해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 듯 하다.
위의 사진만 본다면 대부분의 유저가 느끼기에 아주 약간의 디자인 변화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이폰은 이런 식의 변화를 자주 했다. 예를 들어 둥근 형태의 모서리를 직사각형 형태로 바꾸고, 헤드폰 잭을 없애기도 했다.
이번의 UI 업데이트는 어떤가?
이것이 두 번째로 반발을 불러 일으키는 부분인데, IOS 16 버전의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새로운 형태의 알람과 인터랙션(스크롤이나 클릭을 하면 팝업창이 뜨거나 UI가 변하는 것)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애플 맵으로 네비게이션을 사용할 때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탭하면 상황이 업데이트된 네비게이션 경로를를 볼 수 있다. 또 뮤직 앱에서 듣고 있는 노래의 앨범 아트도 볼 수 있고, 페이스타임도 컨트롤 할 수 있으며 그 외에도 여러가지 기능이 있다.
이를 두고 애플은 이렇게 얘기한다.
" 다이나믹 아일랜드는 아이폰과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가능케 합니다. 중요한 알람이나 활동을 리얼타임(실시간)으로 보여줌으로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줍니다."
"진짜 그게 다라고?"
아마 그럴수도. 당장 뒤로가기를 누르고 싶더라도, 아주 중요한 것 하나를 강조하고 싶다. 물리적 형태와 디지털 형태의 조합인 이 컨셉은 아이폰 14를 공개하는 전 과정에서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그토록이나 강조했던 이유이기도 하고, 감히 2023년 UX 디자인을 재편성 하리라 생각한다.
오늘의 많은 UX 트렌드가 애플의 디자인에 맞춰져있다는 건 놀라울 일이 아니다. 다크모드나 이모지 스타일의 캐릭터 같은 것들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공식적으로 세상에 소개되기 전에, 내부 정보를 통해 슬쩍 들은 바로는 원래는 이름은 "더블 버블"이었다고 한다. 내가 듣기로는 다이나믹 아일랜드보다 훨씬 쿨하게 들리는데, 난 애플 CEO가 아니니 뭐..
나에게 있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의 상호작용을 지닌 다이나믹 아일랜드는 의심할 여지 없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마땅하다.
그렇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상호작용의 예로는 무엇이 있을까?
Ring doorbell, Alexa, Google Nest같은 스마트홈 IOT 제품들을 살펴보자.
Ring doorbell은 앱상에서 비디오를 보여주기 위해 물리적으로 큰 카메라를 갖고 있다. 알렉사는 유저와 상호작용 하는 주요한 수단이 VUI(Voice User Intercation)이기 때문에 스피커 모양으로 생겼다. 이러한 모습은 유저 입장에서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쉽다. 셋 중에 가장 흥미로운 구글 네스트를 보자.
네스트는 단지 온도를 측정하는 온도계이기 때문에 어떤 모양이나 형태여도 괜찮을 수 있다. 하지만 Bould design 디자인 에이전시는 네스트에 시그니처 다이얼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다이얼은 우리 멘탈 모델(Mental Model: 사람들이 자신이 상호작용 하는 사물이나 사람에게 갖는 프레임/모형)의 이점을 활용하는데, 바로 손잡이를 돌리면서 온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이러한 UX 패턴은 어디에나 있다. 요리할 때도 온도 조절을 위해 손잡이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지 않는가?
이러한 자연스러운 패턴을 깨어버리면, 사용자 경험을 망치게 된다. 테슬라의 에어컨 온도 조절 방식은 다이얼이 아니라 터치 스크린이다. 이는 주행 중일 때 상당히 불편할 뿐더러 위험하기까지 하다.
이것이 아우디의 미래 전기 컨셉 자동차인 Grand Sphere이 극도로 미니멀한 디자인은 살리되 온도 조절 다이얼의 유저 경험을 유지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세가지의 IOT는 물리적 형태와 디지털 형태가 조화롭게 작동해 유저의 멘탈 모델에 맞는 자연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좋은 디자인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자연스러운 멘탈 모델의 결과는 더 직관적인 행동, 즉 더 편리하고 즐거운 사용자 경험을 이끌어낸다. 이것이 내가 정의하는 좋은 UX 디자인이다!
과거 애플의 지향점은 큰 스크린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홈버튼이 걸리적 거리는가? 그럼 없애면 된다!
하지만 언제나 이럴 수만은 없다. 전면 카메라가 걸리적 거린다고 없애버릴 순 없지 않은가? 모든 버전에는 이슈가 존재하는데, 화면 한가운데 위치한 위젯은(전면 카메라와 리시버가 있는 부분) 유저들이 원해서 그곳에 있는게 아니라, 하드웨어(기기)의 특성 때문에 그 자리에 그렇게 있어야 하는 것이다.
IOS 목업을 만들어본 적이 있다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이다. 우리(디자이너들)는 의도적으로 그 부분을 조심스럽게 비우고 작업을 한다.
결국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UX 관점에서 이 위젯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애플의 첫 시도인 셈이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단지 존재의 당위성을 증명하는 것을 넘어 하드웨어의 한계를 받아 들이고 그것을 통해 오히려 더 나은 소프트웨어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UI 인터랙션은 꿈도 꾸지 못했던 자리(언제나 정지된 채 그 모습 그대로 있어야 했던)에 이제는 창의적이고 유니크한 인터랙션과 디자인을 추가할 수 있다. 물론 현재의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단지 유저가 멀티태스크를 더 쉽게 하기 위한 것만을-음악 감상, 전화, 지도 찾기 등 매우 일상적인 것- 도울 수 있지만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작지만 얼마든지 가변적으로 변할 수 있는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통해 현재 스크린에 어떤 화면이 출력되고 있는지에 상관 없이 당신의 기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손쉽게, 그리고 끊김 없이 파악할 수 있다.
이제 당신은 여러 가지 앱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왔다 갔다 하지 않아도 된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통해 마치 작은 듀얼 모니터가 있는 것처럼 한 스크린에서 여러가지 탭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큰 화면(아이패드나 데스크탑)에서만 가능했던 동시 멀티 태스킹을 모바일 기기에서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저의 집중력이 점점 떨어져가는 시대에, 다이내믹 아일랜드 같은 패턴은 앞으로 모든 디지털 제품들의 물리적 제약이 UX 인터랙션과 어떻게 더 잘 융화되어 크리에이티브한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새로운 길을 제시해준다고 믿는다.
(원문에서의 다음 내용은 아이폰 14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생략합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시면 원문을 참고해주세요!)
이 글은 다음 아티클의 번역입니다.
제목: Is the iPhone 14’s new Dynamic Island plain stupid or the next revolutionary UX pattern?
저자: Leon Zhang
번역자: 현바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