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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냥이 Jun 04. 2024

선재라는 이름의 판타지
: <선재 업고 튀어>

 모든  덕후의  판타지를  이뤄 준  드라마  

요 며칠 사이  <선재 업고 튀어>에서  헤어나오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음... 논문을 써볼 생각으로 드라마를  다시 보기 하고 있지만  논문 ( = 논리적인  글)은 저 멀리, 자꾸만  내 손꾸락은  선재의  과거 사진을 검색하고 있다.  모델 변우석, 선재 신인 시절,  솔선커플 팝업 스토어... 왜 이러고 있냐곳 ..아놔.. 진짜... 


그래..<선.업.튀> 의 성공 비결을 찾아보자.   시청률은  5% 대지만  화제성은  어마어마한 수치로  MZ세대를 사로잡고  X세대 까지도  정신 못차리게 하는  드라마가 되었으니....

선업튀의 첫번째  성공 비결은  첫번째,   

선재와 솔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보여준 변우석과 김혜윤의  순도 100% 케미다. 

어떤 필터와 보정 작용으로도  빛낼 수 없는 첫번째  요인인  유리알 처럼 빛나는  청춘,  반짝 반짝 빛나는 젊음.  솔이와 선재의  그  깨끗하고  예쁜 사랑. 

노란 우산을 들고  택배 상자를 들고 있던 선재에게 달려오던 솔이의  그 맑은 얼굴이 어찌나 해사하던지...

솔이와 사진을 찍을 때 쑥스러워 하다가  마지막에  볼하트를 그려주던 선재의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우리가 열광하는 건 아마도  선재안에 들어있는  소년의 얼굴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놓쳤던  그 시절  십대의  짝사랑, 

우리가  잊고  있던  이십대의  첫사랑... 어쩌면 이제 꼭  지켜야하는  그  사람의 얼굴, 

그렇게   흘려보낸   지켜야 할  사랑의  얼굴을 하고 있는  선재라는 판타지. 


그 시절  우리가 들고  , 업고,  메고  튀지 못했던   나의  선재에 대한    솔이의  사랑이  이 세상 모든  덕질을 경험했던  덕후들의  마음을 대신하고 있다는 거다.   솔이의 사랑이  옛날 안데르센 인어공주 처럼 물거품이 되어 소멸되거나  희생이 아니었던 점도  좋았고 솔이가  선재를 구원함과 동시에 영화감독이라는 자신의 꿈을 이뤄나가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는 건강한 캐릭터라는 점도 좋았다.  

물론  솔이가 여성 대상 범죄자로 인한 사고로 후천적 장애를 지니고 있다가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바꿈으로 인해 장애를 피한다는 사실과  선재의 죽음을 막는다는 것이  서로의 구원으로 그려진다는 것이  걸리지만 드라마라는 것, 판타지 드라마가 가진  긍정적 기능은  이룰 수 없는  대중의 욕망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 해피엔딩이 대중의 열망의  카타르시스를 안겨줘야 한다는  점에서  결국은 그 공식을 거스르지 않고 아주 영민하게 잘 그려낸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다.  

저렇게  사랑스러운  솔선 커플을 꽁냥꽁냥 그려놓다가  마지막에  새드엔딩으로 끝냈다면  아마도  여기저기 곡소리가 났을테지...  그런 점에  <선.업.튀>는  판타지 드라마라는 장르의 순기능을  가장 잘 활용한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두번째 성공 비결은  원작의 아이디어를  드라마라는 플랫폼에 맞게  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한 작가와  연출의 힘이다.  16부작이  종방한 뒤  원작 웹소설  <내일의 으뜸>이 궁금해서  서점에 가서 바로 사보았다. 흐억.. 생각보다  두툼한  분량에  놀랐고  챕터별로  살펴보니 원작과 많이 달라진 점도 눈에 띈다.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 나의 최애의 죽음을  과거로 돌아가  되돌린다' 는 설정은  역시 기발하고 발랄했다.  이시은 작가가  설정이  맘에 들어 서둘러 판권을 계약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누구라도 욕심 낼  이야기다.  팬덤의 심리, 그리고 지금 팬덤의 가운데  처절하게  폭풍을 맞고 있는 나로서도  너무나  써보고 싶었던 이야기 였는데  역시... 콘텐츠는 먼저 만드는 자가  승리하는 법.... 

그런 작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연출은 오월의 햇살처럼,  유월의 바람처럼  만들어낸  미쟝센, 마치  뽀오얀  우유 필터를 한겹 씌운 듯  맑고 깨끗한  영상과  2008년과 2009년 근과거를  재현한 감성적 고증이  빛을 발했다는  점이 <선.업.튀>를  2024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세번째  드라마 속 디테일한 장치들

싸이월드, 노란 우산,  비, 무지개,    그리고   2000년대  중후반  감성을 담은  O.S. T  까지...이 부분은 세밀하게 잘 살펴본 필요가 있다. 중요한건 감성적 재현이 매우 뛰어났다는 점.  그룹 감자전이 이클립스가 되고,  이클립스의  노래와  O.S.T 대부분이  차트 인 했다는 점은 대중의 감성을 잘 건드린  전략이었단 점.


끝으로  선재(善在) 라는  판타지는   이 시대  모든 여성과  팬심을 가진 이들의  욕망을 채워준다. 

그저  태어나줘서 고맙고, 존재해줘서 고마운  그 마음,  언감생심,  그의 첫사랑이 나일지도 모른다는  그 상상을 넘어 혹여 선재가 내 존재를 모른다 하더라도, 존재의 인식을 넘어 그냥 바라만 봐도 행복하고 그 존재를  이 세상 모든 악과 불순한 것들로부터  지키고 싶다는 그  덕후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녹여냈으니  당분간  이 선재라는 이름의  판타지, 그 지속성이 왠지  꽤나 오래갈 것 같다.    


이 세상 모든 덕질의  근본은  위로와 치유가 아닐까.  

우리에게 그  어떤 선재가   존재하던,  

우리는  선재를 통해 구원 받고 스스로도  사랑의 힘으로 구원할 있기를....   

<선.업.튀>가 선물한  이 발랄하고도 갸륵한  사랑의  이야기를 당분간 그저 즐기며 행복해 할수 있기를...

선물의 내용물이  조금 부족했더라도  내게  도착한  그 선물이  뜯어보는 동안  설레고, 보는 내내  행복함을   선사한다면   다른 것들의 결핍은  조금은 봐줄 수 있으니,  솔이와 선재라는  예쁜 커플을  얻은 것 만으로도,  그리고  죽음과  장애를 넘어선  간절한 의지는  운명을 바꾸고,  결국 나를 구원한다는 그 서사로

가슴 깊은 곳 잠자고 있었던   내가  구원해야할  존재에 대한  욕망을  깨워낸 것만으로도  

선재라는 이름의  판타지는 충분히  그  기능을 다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선재업고튀어

#선재업고튀어_성공비결 

#가지마가지마선재야

#X세대아짐도빠진드라마_선업튀

#나도울가수업고튈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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