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er Activity7_미니 콘트리 만들기
준비되었다기보다는 좀 서두른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온 언론을 통해 화두가 되었던 기사들이 제 집의 문제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선뜻 내키지도 않았던 것 중의 하나는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아이들이 겪을 여러가지 일들이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전학으로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는 것이 가장 걱정스러웠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코로나로 다른 친구들도 학교를 가지 못했기에, 기존의 학생들조차도 서로를 잘 모르기 때문에 전학생의 새로움이란 기존의 학생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새로운 학교 선생님께서는 저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집을 줄여서 이사를 했기에 기존에 갖고 있던 결혼준비를 하면서 마련했던 신접살림은 대부분 처분하고 왔습니다. 애써 새로운 것으로 전부 리셋을 하는 것이라 생각해서 좋게 여기려고 하지만 어떤 불가항력의 외부적인 환경으로 인한 것이니 사실 착잡한 마음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12월을 맞이했습니다.
어느 날 , 1년 내내 자기 생일과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작은 아이가 크리스마스 트리를 찾더라구요. 아뿔싸! 아이한테 말하기가 미안했지만 사실 트리도 보관할 데가 없어서 버리고 왔답니다.
두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11월말에 만들어 새해 1-2월까지 두고, 전날엔 크리스마스 선물을 뭘로 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이 담긴 카드와 함께 산타 할아버지가 드실 쿠키를 구워서 트리 밑에 가지런하게 놓아두곤 했거든요.
그래서 아이에게 제안을 했지요.
올해는 좀 특별한 크리스마스마스 트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플로럴 나이프가 칼날이 날카로우니 엄마가 잘라주었답니다. 아이가 하고 싶다고 고집을 피워도 이번은 제가 하는 게 나을 거 같습니다.
시간도 많이 들고, 아무래도 위험하기도 하고, 트리 형태로 잡아주는 것도 그렇고요.
그나저나 플로럴폼이 많이 잘려 나갑니다.
오메....아까운 것.......
플로럴폼을 트리형태로 자른 것을 통나무 판에 비닐을 깔고 위로 올려줍니다.
아이가 사용할 소재들은 조금씩 잘라 놓았습니다.
트리 형태를 생각하면서 꽂아 보라고 했더니 제일 먼저 위부터 꽂습니다.
같은 그린 소재라 하더라도 한가지 소재만 사용하지 말고 다양한 소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이야기해 줍니다. 그렇게 하면 텍스쳐의 변화로 훨씬 근사한 트리가 될테니깐요.
위에만 꽂길래 아래도 꽂아 주자 했습니다.
아래부터 꽂아올라가면 형태를 잡기가 더 쉽거든요.
편백은 길이 때문에 가지가 없이 붙어있는 부분을 잘라 꽂는데, 목질화 된 부분이 아니라서 은근 꼽기가 어려운데요.
가위로 뾰족하게 잘라서 손으로 모아서 플러롤폼에 꽂는데, 한번 가르쳐주니 의외로 잘 합니다.
집중하고 또 소근육도 사용하게 되니 아이들이 하는 활동으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아래만 꽂다가 지루하니 위에도 꽂았다가 예쁜 빨강색 열매 낙상홍도 꽂았다가 신이 났습니다.
아래부터 채워가니 은근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소재도 많이 들어가고요.
낙상홍을 포인트로 꽂아주고 빨강색 오너먼트도 달아줍니다.
제가 손대지 않고 아이 스스로 만든 크리스마스 콘트리 완성입니다.
편백만 쓴 것이 아니라 유칼리투스와 더글러스, 소가 등의 다양한 소재를 쓰고
포인트로 낙상홍 열매까지 사용하니 너무 이쁘네요.
마지막으로 전구를 휘감아 주었더니 반짝반짝 불빛처럼 아이 마음에서도 빛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웃었거든요.
휴으......
생화라 시들겠지만 말라도 특유의 멋이 있는 드라이할 수 있는 소재들이라 괜찮을 것 같습니다.
딸, 미안하다.
엄마가 더 열심히 살아서 좀 더 큰 집으로 가서 전에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줘~
그때는 크리스마스 트리 꼭 다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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