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이 확실하다면 돌아가진 말자.
글쓰기를 놓아버린지 어언 한 달이 넘어버렸다.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기뻐하던 나는 어디 가고 글쓰기를 하염없이 미루고 싶어졌다. 일주일에 글 하나씩은 올리는 것이 처음의 목표였지만, 어느 순간 이것마저 알 수 없는 부담감이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정표를 보고 앞으로 잘 나아가다가 또 한 번 삶의 방향을 잃은 느낌이랄까.
지난 한 달간 일상의 전반이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방황기이지만 올 때마다 힘들고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한정된 시간 아래에서, 엄마이자 아내로 나에게 부여되는 역할들을 해내는 것과 나의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해나가는 것, 그리고 경제적인 활동을 하고 싶은 욕구까지 마음속에 뒤섞여 마음에 바위를 얹고 지냈던 것 같다.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복잡해지려는 나의 생각들을 잠재우려고 아주 단순한 하루 계획을 세웠다. 가장 쉬우면서도 오래 미뤄왔던 일을 처리하자는 것이었다.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그런 일 말이다. 별것 아닌데 당장 해야 되는 일이 아니라서 계속 미루게 되지만 볼 때마다 마음이 찝찝해지는 그런 일들.
세 가지 일이었는데 그중 하나인 글쓰기를 마지막으로 마무리 짓고 있다. 미뤄왔던 일들이 하나씩 마무리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생각보다 더 별일이 아닌 것 같은 느낌에 무엇 때문에 이리도 미루면서 마음에 불편감을 더해왔는지 헛웃음이 나왔다.
단순한 계획들을 이행하자 무겁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며 생각이 좀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작은
성취감의 힘이 이런 것인가 보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열심히 잘 걸어가다가 또 방향을 잃은 느낌에 휘청이는 날이 찾아올 것임을. 그래도 이번에도 확인했듯이 내 삶의 방향은 확실하다. 그러니 주저앉아 쉬더라도 유턴은 없다. 나의 삶은 일방통행이다.